수년전...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공주 계룡산을 갔다오는 관광버스 한대가 동수원 톨게이트를 나와서
장안문 집결지를 향하여 창룡문을 지나 종로를 향해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달리고 있을때
갑자기 소년 하나가 튀어나와 환한미소와 함께 달리는 버스를 향하여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기사는 브레이크 패달을 밟았지만...
브레이크가 작동이 되지 않고...
버스에 타고있던 사십여명의 승객들은 이미 술들이 거나하게 취하고, 흥에 만땅 취해서
게룡산 동학사에서 출발할때부터 흥겹게 통로에서 춤을추고, 노래를 하며 버스가 종착역에
다 와 간다는것이 아쉬운듯 더욱 흥겹고 즐겁게 어우러져 놀고 있었다.
승객들의 안중에는 이 버스가 지금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서 점점 빠른 속도로
돌진을 하며 잠시후엔 대형사고가 예견 된다는것에 대하여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절대, 절명의 순간...
이십년 이상의 운전경력을 가지고있는 김씨는 순간적으로 전광석화 처럼 빠르게
생각을 정립하였다.
지금 이 속도를 줄일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싸이드 브레이크를 누르고, 기어를 1단으로 하여
차의 속도를 점차 줄이게 되면 수원천위의 영동교를 지나 종로사거리에서
화령전앞(화성행궁을 잘못 표시 했습니다)의 넓은 공터로 진입을 하게되면 속도가 줄고 설사 화령전의 담벽을 부딪힌다 하여도 이미 속도가 줄은 버스이기에 큰 인명피해는 없을것이란 판단이...
하지만,
지금 당장에 버스 앞을 가로막고 있는 소년을 피할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 소년을 피하기 위하여 헨들을 틀게되면 가속도가 붙어있고 브레이크가 파열된
버스는 결국 영동교 아래의 수원천으로 돌진할수 뿐이 없고 그럴 경우엔
통로에 나와 뛰며 놀고있는 승객들 대부분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할수있는
대형 교통사고가 날수 뿐이 없는...
그래서 양단간의 결정을 해야 할 절대 절명의 순간 이었으며,
노련한 김씨는 아이를 구할것이냐, 승객을 구할것이냐의 판단 자체가 사치임을
직감하고....
이러한 자기의 판단을 확인이라도 하듯이, 옆에 있는 도우미 여인을 쳐다보니
도우미 여인도 입술을 질끈 깨물며 김씨의 판단이 맞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버스를 전진시켜서 아이를 치고는 그의 예상대로 버스는 수원천으로
굴러떨어지지 않고 싸이드키와 기어변속을 통하여 속도를 줄인 관계로
결국은 화령전앞의 넓은 뜰을 가로질러 가까스로
담벽을 들이받지 않고 멈춰 설수 있었고, 승객들 모두는 무사할수가 있었다.
버스가 멈추고,
승객들은 웅성 웅성 거릴때 이때 차에서 튀어나오듯이 관광버스 도우미와 운전기사 김씨는
피를 흥건하게 흘리고 싸늘하게 죽어가고있는 아이를 끌어안고 오열을 하였던 것이다.
이들을 뒤 따라온 승객들은 화가 치밀었다.
도데체 운전기사가 운전을 어떻게 한것이야?
졸음운전한거 아니야?
저런 놈이 무슨 모범운전자라고...
내가 처음부터 운전기사가 맘에 안든다고 하였자나...
아니 도로에서 아이가 튀어나올것을 대비하여 차의속도를 줄여야지
왜 비탈 길에서 그렇게 달리는거야? 아주 살인 운전을 하려고 환장을 한 놈이네...
저런 놈은 다시는 운전대를 못잡게 해야 해...
술취한 다수의 관광객들은 모두가 한마디씩 하며 운전을 험하게 한 운전기사를
마치 살인마를 대하듯이 성토를 하더니
화를 못참고 멱살을 잡고 머리를 잡아당기고, 옷을 찟기도 하면서
죽일듯이 달려 들어 운전기사를 폭행하며 한 순간 험악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때,
피투성이가 되어 죽은 아이를 안고 오열하던 안내 도우미를 하던 여인이 소리를 쳤다.
제발, 제발 그만들 하세요...
지금 이 피투성이가 되어 죽은 아이는 운전기사의 삼대독자 외아들이며,
저의 남편입니다.
여러분들이 타고있던 그 버스는 브레이크가 작동이 되지 않아 멈출수가 없었기에
이 아이를 피하려고 헨들을 꺽으면 차는 수원천으로 굴러 떨어질수 뿐이 없고
그러면 대형사고가 날수 뿐이 없었기에,
제 남편은 이 아이를 희생시키고 버스를 구하였던 것입니다.
제 아들은,
조금전 아빠와 통화를 하며...
아빠를 마중 나왔던 것이고, 아들은 전에도 버스 앞으로 튀어나와서 손을 흔들며
무사히 다녀오신 아빠를 맞이할때에 아빠는 아이 바로 앞에서 차를 멈춰서서
아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눠오곤 하였던 것입니다.....
말을 마친 여인은
더욱 오열하며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그 옆에서 김씨도 어깨를 들썩 이며...
이 광경을 보고있던 승객들 모두는...
머쓱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고...
그렇습니다.
우리는 살아오며 남을 칭찬할때도 있지만, 비난하고 야유하며 손가락질 할때가 더 많지는
않았는지...
그러나,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앞뒤 가림없이 한 순간의 판단이 마치 가장 정확한 판단인양
목소리를 높이고, 핏대를 세우며 자기의 무지로인한 오판을 사실인양 떠들어대고
그것도 모자라서 자기 목소리에 동조자를 구하며 더욱 핏대를 세워오진 않았는지...
끈임없이 내 일과 별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기우며 이로 인하여 결국
자살까지 하였던 몇 몇 연애인들의 악성 댓글 사건들 처럼...
과연 나는 나와 별 상관 없는 타인의 일에 관여하며 그에게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저지르진 않았는지...
이 대자연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원의 이치로 돌아가고 있듯이,
내가 던진 비수는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진 비수가 되어 반드시 나를 찌르게 된다는
이 대자연의 이치,
인과응보를 다시한번 상기하며 풍성한 한가위와 함께 덕담을 나누고 서로의
건강과 사랑을 빌어주는 계기가 됨은 어떠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