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온 편지

2009. 12. 15. 오전 12:31:57

글자
+찬미예수님!
내일이면 세 번째 대림초에 불이 켜집니다. 진홍색 같은 나의 죄가 흰색에 가까와지고 있습니다. 모두들 주님의 평화 안에서 잘 지내고 계신지요? 대림은 잘 지내고 계시지요?
이 기다림의 시기에 여러분은 무엇을 기다리고 어떻게 기다리고 계십니까? 하루하루 정신 없이 보내다가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성탄을 맞으려고 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간절한 기다림이 없는 곳에는 기쁨의 성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주님을 조금씩 알아가고 신앙에 조금씩 눈을 뜨면서 주님께서 제 신앙의 크기만큼 허락해 주시는 것은 “평화”입니다. 그 평화는 세상의 평화와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세상의 평화는 무탈함과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불안함에 동요되지 않고 나를 고요하게 주님께 이끄는 영적인 힘입니다. 그 평화 속에 머무를 수 있도록 주님께서 허락해주시는 시간이 곧 행복이고 기쁨입니다.
기도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주님께서 아직 이런 평화로움의 맛을 여러분에게 주시지 허락하시지 않았다면 여러분들의 기도생활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도생활을 하신 것인지 아니면 “돈 주세요, 집 주세요, 건강 주세요, 자식들 잘 되게 해주세요…”와 같은 내게 필요할 요구사항의 항목들만 나열해서 주님께 바친 것인지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나를 정화시켜 주님께 좀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열망의 기도를 대림동안 특별히 우리에게 허락해 주셨습니다. 대림은 세상 것을 버리게 해달라고 기도 드리는 기간입니다. 죄에 물든 나를 정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도로써 주님께 보여드리는 기간입니다. 그 기도로 주님께서는 진홍색 같은 나의 죄를 하얗고 깨끗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지난 위령성월동안 연옥영혼을 위해서 기도 드리면서 연옥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연옥은 기다림과 정화의 장소입니다. 죄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상태로 주님을 뵈올 수 없기에 그 모든 죄를 깨끗하게 정화하면서 하늘나라에 들어갈 순간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기다림의 장소입니다. 연옥의 고통은 지옥의 고통과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언젠가 주님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그 불의 고통을 감사히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현세에서 우리 죄를 깨끗하게 씻을 기회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세에서 이 기다림의 시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다면 내세에서 반드시 그 대가를 다 치러야지만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 물질의 풍요로움만을 세속적인 평화로움만을 위해서 주님께 다가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느님을 힘없는 우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행동은 신앙인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분은 그러한 것들을 버릴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그렇게 용기 있게 주님께 나아가게 해달라고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세번째 주일 새벽에 김시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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