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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5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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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출애굽기 11,10─12,14 그 무렵 모세와 아론은 파라오 앞에서 온갖 놀라운 일을 해 보였다. 그러나 주님께서 파라오에게 고집을 부리게 하셨으므로 그는 백성을 그의 땅에서 내보내지 않았다.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이 달을 한 해의 첫 달로 삼고, 달수를 이 달에서 시작하여 계산하여라. 너희는 이스라엘의 모든 회중에게 알려라. 이 달 십일에 사람마다 한 가문에 한 마리씩, 한 집에 한 마리씩 새끼양을 마련해 놓아라. 만일 식구가 적어 새끼양 한 마리가 너무 많거든 한 사람이 먹을 분량을 생각하여 옆집에서 그만큼 사람을 불러다가 먹도록 하여라. 흠이 없는 일 년 된 수컷이면 양이든 염소든 상관 없다. 너희는 그것을 이 달 십사일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 온 회중이 모여서 해질 무렵에 잡도록 하여라. 그리고 그 피를 받아, 그것을 먹을 집의 좌우 문설주와 문 상인방에 바르라고 하여라. 그날 밤에 고기를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도록 하는데, 날로 먹거나 삶아 먹어서는 안 된다. 머리와 다리와 내장도 반드시 불에 구워 먹어야 한다. 그것을 아침까지 남겨 두어서도 안 된다. 아침까지 남은 것은 불에 살라 버려야 한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께 드리는 과월절이다. 그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가면서 전국에 있는 맏이들을 사람이건 짐승이건 모조리 치리라. 또 이집트의 신들도 모조리 심판하리라. 나는 주님이다. 집에 피가 묻어 있으면, 그것이 너희가 있는 집이라는 표가 되리라. 나는 이집트 땅을 칠 때에 그 피를 보고 너희를 쳐 죽이지 않고 넘어가겠다. 너희가 재앙을 피하여 살리라. 이날이야말로 너희가 기념해야 할 날이니, 너희는 이날을 주님께 올리는 축제일로 삼아 대대로 길이 지키도록 하여라.”
복음 마태오 12,1-8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는데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잘라 먹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저것 보십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그는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서 그 일행과 함께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지 않았느냐? 그것은 사제들밖에는 다윗도 그 일행도 먹을 수 없는 빵이었다. 또 안식일에 성전 안에서는 사제들이 안식일의 규정을 어겨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책에서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잘 들어라.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나에게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더라면 너희는 무죄한 사람들을 죄인으로 단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얼마 전, 안경을 하나 맞추기 위해서 안경점에 갔었습니다. 왜냐하면 쓰고 있던 안경이 자전거에 밟혀서 부서졌거든요. 시력 검사를 한 뒤에, 제가 앞으로 쓸 안경테를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안경테를 바라보면서 제가 고르지 못하자, 그 안경점 직원은 저에게 어떤 안경테를 원하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기왕이면 가벼운 안경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지요. 그러자 저에게 안경테 하나를 권해줍니다. 정말로 가벼웠습니다. 그런데 옆으로 보이는 가격표. 그 가격이 엄청납니다. 20만원이 넘더군요. ‘Made in Japan’ 이랍니다. 저의 눈을 위해서 자그마치 20만원이 넘는 것을 쓴다는 것이 너무나 호강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말했지요.
“조금 싼 것 없나요?”
그러자 10만 원 정도 되는 안경테를 보여줍니다. 이것 역시 가벼웠습니다. 하지만 10만원도 비싼 느낌이 팍팍 들었습니다.
“혹시 더 싸고 그러면서도 가벼운 것 없나요?”
이번에는 3만 원짜리 안경테를 보여줍니다. 앞에 것에 비해서 무겁기는 했지만, 안경테가 튼튼한 것은 물론 가벼운 축에 속했습니다. 점점 이 3만 원짜리 안경테에 관심을 갖자 그 안경점 직원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손님, 만약 이것(20만원이 넘는 제일 비싼 안경테)을 구입하시면 제가 5만원까지 DC를 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이것(3만 원짜리 제일 싼 안경테)은 5천까지밖에 DC를 해드릴 수밖에 없네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할인율이 높은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가격이 저렴한 것을 구입할 것인가를 말이지요. 결국 저는 가격이 저렴한 쪽을 선택했습니다. 아무리 할인율이 높다 하더라도 안경렌즈까지 포함하면 20만원 넘는 비용을 쓴다는 것이 왠지 사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그리고 의심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할인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안 나간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지금 현재 저는 안경렌즈까지 포함해서 5만 5천 원짜리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전에 쓰던 안경은 무거운 것은 물론, 안경렌즈에 상처가 많이 나 있었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안경을 바꾸니 너무나 가볍다는 느낌과 함께, 흠이 없어서 깨끗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가격이 저렴해도 제 마음에 딱 맞는 것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비싼 안경이 다른 안경에 비해서 훨씬 좋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렴한 안경도 전에 쓰던 안경보다는 좋으니까 너무나 마음에 들더군요.
사실 우리들은 고급스러운 것이 달라도 다르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러다보니 화려한 명품만을 선호하는 명품족이라는 신조어도 생겼고요, 명품을 대여해주는 곳도 생겼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사람들이 선호하는 값비싼 명품보다도 자신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 그들은 어쩌면 이러한 명품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즉, 외관상으로만 보이는 하느님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남들이 열심히 한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기도와 단식을 밥 먹듯이 해야 하고 안식일 법은 하나도 빠짐없이 철저히 지켜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달랐습니다. 오히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안으로 실속을 차리는,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과연 하느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나요? 겉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명품족은 아니었나요? 하지만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말씀하시듯이, 이웃에게 베푸시는 자선을 가장 원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치를 부리지 맙시다.
무기수의 자유(박병기, '오늘의 생각' 중에서)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제 막 감옥에 들어온 무기수였습니다. 언제 나가게 될지, 어떻게 이 좁고 퀘퀘한 공간에서 지내야 할지 막막했던 그는 교도 소장에게 간절한 청원을 한 가지 했습니다.
"절대 문제를 안 일으킬 테니 교도소 마당 한 귀퉁이에 정원을 가꾸게 해주십시오."
새로 부임한 교도소장은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습니다. 그는 처음엔 손이 많이 가지 않아도 잘 자라는 고추나 양파를 심었습니다. 씨를 심고 그것이 자라감에 따라 그는 작은 만족을 얻었습니다.
그 다음 해에는 여러 종의 장미도 심어 보고 작은 묘목의 씨앗도 뿌렸습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그는 정성스레 정원을 가꿨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래 비록 내가 지금은 자유의 몸이 아니지만 이 정원을 돌보듯 나 자신을 돌봐야겠구나. 또 이렇게 씨를 뿌린 다음 지켜보고 경작하고 결과를 추수하는 정원사의 일이 소박한 것이지만 얼마나 큰 보람과 기쁨을 주는가."
교도소 마당의 작은 땅뙈기에 무언가를 심고 가꾸던 그는 이십칠 년 후,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1993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바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입니다.
자유하지 않은 몸이었지만 만델라는 자유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감옥을 제한된 공간이 아닌 창조의 공간으로 만들었던 만델라는 그곳에서도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은 자유로운 곳에서 살면서도 무엇엔가 묶여있는 듯한 삶을 삽니다.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