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두고 집사람과 함께 해외 여행을 하기로 하였을 때 처음에는 그랜드 캐년을 가려고 생각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로 마음을 바꾸게 되었는데 그 계기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에 결심을 굳힌 것 같은 것이 2월 중순에 회사를 그만두고 3월 초에 벌써 제주도 올레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 입니다.
제가 처음 순례길을 걷기로 결심을 하며 생각해 두었던 것은 매일 걷는 가운데 단순하고 작은 것들의 위대함을 발견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순례길을 준비하며 먼저 산티아고 길을 걸은 분들의 책들을 읽고,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여 정보도 조사 하고 틈틈히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인터파크에서 파리 왕복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SNCF에서 파리에서 바욘까지 기차표와 걷기를 끝내고 산티아고에서 파리로 돌아올 비행기표는 뷰엘링에서 예매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생장 피에드 포트에서 산티아고까지 약 800킬로미터를 걷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 발에 물집이 생기고, 무릅관절이나 엉덩이뼈, 어깨쭉지도 아프겠지요.
고추장과 누릉지를 준비해 가려 하지만 40일 이상치를 모두 준비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니 뱃속이 끓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저의 집 뒷산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고 어쩌면 길은 제주도 올레길이 더 멋질지도 모르는데 저는 왜 스페인까지 가서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를 걸으려 할까요.
주위의 단순함이 주는 위대함 뿐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준비한 것에 온전히 의탁하며 산다는 경험을 해 보고 싶은 마음도 간절 합니다.
위 사진은 3월 올레길 1코스부터 12코스까지 걷던 중 12코스 중간에 찍은 사진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