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를 통해서 자칫 소홀히 생각할 수 있고 무시하기 쉬운 여러 미사의 예식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마치 10계명이 '~~을 하지말라'라는 명령으로 내려지듯이 가끔은 이런 표현이 나을 것도 같아 연재의 제목을 '이런 미사는 안 돼요!'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부정적인 내용만은 아닐 것입니다.
연재의 서문 격으로 미사 주례자의 임무를 먼저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미사 주례자의 5가지 임무
1. 전례 예식 전체를 지휘한다. 미사 주례자는 다른 전례 봉사자들과 협력하여 그들의 몫을 잘 수행하도록 하면서도 전례 전체를 지휘하는 주례자의 책임과 몫을 충실히 행해야 한다.
2. 전체 예식의 시작과 끝을 명확히 해 주어야 한다.
3. 기도를 이끈다. 특별히 성찬기도를 이끈다. 로마 전례 전통에 따르면 주례사제는 전례 안에서 5개의 기도를 공식적으로 바친다. 즉 본기도, 보편 지향기도의 결론, 예물 기도, 감사기도 (Eucharistic Prayer) 그리고 영성체 후 기도이다. 감사기도는 말할 것도 없이 주례자의 기도 중 가장 핵심적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 기도만이 사제가 하는 유일한 기도는 아니다. 이 기도 역시 보편 지향기도의 결문같이 다른 기도에 종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4. 주례자 자신의 손으로 직접 성체를 나누어준다.
역사적으로 볼 때 주례자의 주된 임무는 감사기도 (Eucharistic Prayer)와 밀접하게 연관된 행동인 성변화 (Consecration), 즉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축성한 후 신자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주교가 주례하는 미사에서 종종 볼 수 있듯이 주교는 의자에 앉아 있고 다른 사제들이 성체를 분배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아울러 본당에서도 주례 사제, 특별히 주임사제 혹은 노 사제를 대신해서 다른 사제나 성체 분배권자들이 성체를 분배하는 것 역시 이 정신에 위배된다.
5. 말씀을 선포한다.
가끔 미사 때에 부제 혹은 공동 집전사제가 강론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이 말씀의 선포야말로 주례자의 주된 임무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한다’는 것이 반드시 전례 때에 주례자 자신이 복음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한번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부제가 있거나 다른 사제가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할 경우에는 아무리 주례 사제라도 결코 복음을 읽어서는 안된다.
이런 미사 안 돼요!! (2)
제대 대신에 십자가에 절하지 말라!
트리덴틴 미사경본 (1957년)은 주례자는 미사 경본을 펴기 전에 제대에 먼저 절하고, 제단 아래에서의 기도를 시작하도록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 전례법규 (rubric)는 대단히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법규는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십자가에 메달리신 이미지로 나타나는 제대에 대한 존경을 언급하였다. 무엇보다도 십자가에 대한 존경이 우선이었고, 제대가 아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제들의 미사경본의 총지침 84항에서는 제대 위 십자가에 대한 존경에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제대에 대한 절만을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제단 십자가는 행렬용 십자가이기에, 십자가를 들고 있는 시종자를 향해 주례 사제가 몸을 돌려 절하기란 매우 어색하다.
만약 성체가 제단 위 어디엔가 보관되어 있더라도 제대를 향한 절은 결코 생략할 수 없다. 미사 성제가 거행되는 동안 아무도 보관된 성체를 과잉 공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실 1884년 주교 예식서 49항에서는 제대 위에 감실이 있는 곳에서 미사를 드릴 때, 전례동안 감실의 성체를 옮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주례자들은 미사동안 잘못 처신하는 일이 없도록 늘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복음을 봉독하기 전 준비 기도 때에 제단에 절하는 대신, 감실을 향해 절하는 것 등이다.
이런 미사 안 돼요!! (3)
복음을 읽기 전에 하는 기도 때에 사제는 감실을 향해 절대 절하지 말아야 한다.
미사 전례 동안 만약 부제나 공동집전하는 다른 사제가 없을 때 주례자는 자신이 직접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그리고 복음을 선포하기 전 이사야서 6:7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기도를 외움으로써 자신을 준비시킨다.
로마 미사경본의 총지침 93항은 주례자는 복음을 읽기 전의 준비 기도 때에 반드시 제대를 향해 절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례사제들이 감실에 보관된 성체가 더 공경스러운 듯이 감실을 향해 절하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 이 행동은 바람직한 전례를 위해 전례 법규가 요구하는 것과는 반대로, 보관된 성체에 더 중요성을 보여주는 행동이다. 감실의 성체는 성체성사의 열매로 보여야 한다. 따라서 보관된 성체에 대한 존경을 나타냄으로써 전례를 방해하는 것은 모순된 것이다.
1984년판의 주교 예식서는 만약 주교가 제대 위에 감실이 있는 곳에서 미사를 드려야 한다면, 미사 전례 동안 그 보관된 성체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전례동안 저대야말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일의 조형물이다. 그러기에 제대는 마땅한 존경을 받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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