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가는 제자들 : 베드로와 요한>
외젠 뷔르낭Eugene Burnand(1850-1921) . 1898. 캔버스에 유채. 오르세(Orsay) 미술관. 파리
부활계란 행사 준비 중에 부활스티커의 이미지로 어떤 것이 좋을까 고심하던 어느 날.
한 동료 직원이 건네 준 이 그림에 기쁨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처음보는 그림이었지만(성화에는 무지함의 극치를 달리는 나!
) 앗! 바로 이거다!
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흘 전 무덤에 모셨던 주님의 시신이 없어졌다는 놀라운 소식에...허걱!
피어나는 여명의 노란 기운 속에 들판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두 제자의
손등의 힘줄이며 이마의 주름살, 흩날리는 머리카락 등에서 느껴지는 다급함과 속도감!
간절함을 넘어선 애절함 그 자체인 꽉 모아 쥔 요한의 두 손과
주님을 배반한 뒤에 넋이 나간 듯한...회한과 근심과 마음 급함이 배어 있는 베드로의 눈물 머금은 눈빛.
주님께서 돌아가신후 제대로 먹거나 자거나 얼굴을 손질하지 못한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이 그림에서 강조하고자 한 것은 두 제자의 마음이다.
아직 이 두 사람은 예수님이 부활하셨음을 상상도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누군가가 꺼내 갔을지 모를 스승의 시신이 애타도록 걱정될 뿐이고 빈 무덤을 직접 확인하고자
바람처럼 달리고 있다.
부연 설명을 보니...베드로의 왼손은 삼위일체의 성자를 의미하고, 오른손이 가슴에 얹어져 있는 것은
베드로의 신앙 고백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왼손은 돌아가신지 며칠 째 되었는지를 반복해서 셈하는 듯하기도ㅋㅋ)
믿음과 희망, 사랑을 담고 있는 이 그림은
제자들 주위에 번져있는 노오란 아침 햇살로 이미 주님의 부활을 암시하고 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요한 20,1-4)
화가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두려움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반드시 그분께로 달려가야 한다고.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제자로 불러주셨던 그분께로 이제는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주님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