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3 (목) 연중 제5주간 목요일

2014. 2. 13. 오후 10:45:25

글자

제 1 독서

<네가 계약을 지키지 않았으니, 이 나라를 떼어 내겠다. 그러나 다윗을 생각하여 한 지파만은 네 아들에게 주겠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1,4-13
솔로몬 임금이 4 늙자 그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다른 신들에게 돌려놓았다. 그의 마음은 아버지 다윗의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는 못하였다. 5 솔로몬은 시돈인들의 신 아스타롯과 암몬인들의 혐오스러운 우상 밀콤을 따랐다. 6 이처럼 솔로몬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고, 자기 아버지 다윗만큼 주님을 온전히 추종하지는 않았다. 7 그때에 솔로몬은 예루살렘 동쪽 산 위에 모압의 혐오스러운 우상 크모스를 위하여 산당을 짓고, 암몬인들의 혐오스러운 우상 몰록을 위해서도 산당을 지었다. 8 이렇게 하여 솔로몬은 자신의 모든 외국인 아내를 위하여 그들의 신들에게 향을 피우고 제물을 바쳤다.
9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진노하셨다. 그의 마음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에게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그에게 두 번이나 나타나시어, 10 이런 일, 곧 다른 신들을 따르는 일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셨는데도, 임금은 주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11 그리하여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뜻을 품고, 내 계약과 내가 너에게 명령한 규정들을 지키지 않았으니, 내가 반드시 이 나라를 너에게서 떼어 내어 너의 신하에게 주겠다. 12 다만 네 아버지 다윗을 보아서 네 생전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네 아들의 손에서 이 나라를 떼어 내겠다. 13 그러나 이 나라 전체를 떼어 내지는 않고, 나의 종 다윗과 내가 뽑은 예루살렘을 생각하여 한 지파만은 네 아들에게 주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현인 중의 현인으로 칭송받던 솔로몬이 말년에 잘못된 길로 들어섭니다. 오늘 제1독서를 읽다 보면, 느긋하게 ‘해피 엔딩’과 유종의 미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노년의 솔로몬을 기대하다가 갑작스러운 반전에 큰 당혹감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당혹감이 큰 만큼 성경 말씀이 우리의 험한 인생의 진실을 얼마나 정직하고 준엄하게 비추어 주는지에 대한 놀라움도 큽니다. 구약 성경은 민족적 영웅이었고 인간적 위대함의 가장 큰 모범이었을 인물에 대해서도 미화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나이와 경험이 언제나 지혜를 보존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씁쓸한 인생의 진리도 생각하게 됩니다.
현명하고 하느님 뜻에 합당하게 살았던 한 인물의 몰락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주목하며 독서 말씀을 다시 천천히 읽다 보니, 이 구절이 예리하게 가슴에 박힙니다. “자기 아버지 다윗만큼 주님을 온전히 추종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근본적인 사실에서 솔로몬의 파국은 시작되었습니다. 한때는 솔로몬이 지닌 지혜의 쓸모 있는 한 부분이었을 ‘인간적인 영리함’이 그를 지혜의 참된 원천인 겸손과 믿음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정략적 혼인을 통한 외교 정책’(1열왕 11,1-3 참조)이 그 단적인 예일 것입니다. 인간적이고 현세적인 수완을 통한 외적인 성공이, 자신이 조금씩 지혜의 길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게 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힘만을 믿고서 하느님께 지혜의 길을 묻는 것을 게을리할 때 우리의 장점과 수완은 더 이상 온전한 삶을 돕지 못합니다. 오히려 오만함과 자기도취로 이끌어 참된 지혜의 길을 버리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솔로몬의 화려하나 불행한 노년의 삶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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