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7 (토)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2013. 9. 7. 오전 11:48:15

글자

제 1 독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과 화해하시어, 여러분을 거룩하고 흠 없게 해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1,21-23
형제 여러분, 21 여러분은 한때 악행에 마음이 사로잡혀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고 그분과 원수로 지냈습니다. 22 그러나 이제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죽음을 통하여 그분의 육체로 여러분과 화해하시어, 여러분이 거룩하고 흠 없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23 다만 여러분은 믿음에 기초를 두고 꿋꿋하게 견디어 내며 여러분이 들은 복음의 희망을 저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 복음은 하늘 아래 모든 피조물에게 선포되었고, 나 바오로는 그 복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5
1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가로질러 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
2 바리사이 몇 사람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4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아무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집어서 먹고 자기 일행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5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어느 수도원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기도 시간마다 고양이 때문에 도무지 기도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연장자인 수도자가 평소에는 놓아기르던 고양이를 기도 시간만 되면 성당 옆 기둥에다 묶어 두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가 그 노수도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럼에도 고양이는 기도 시간이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로 들어온 수도자들은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얼마 뒤 그 고양이는 수명이 다하여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젊은 수도자들은 다른 고양이를 구해다가 기도 시간만 되면 그 기둥에 묶어 놓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며 수도자들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이러한 일은 계속되었습니다. 마침내 그 수도원의 한 박식한 수도자가 다음과 같은 제목의 신학 논문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기도 시간에 필요한 고양이의 필수적인 역할에 대한 신학적인 고찰.’
어떤 규정이 왜 생겼는지도 모른 채 그저 외적인 부분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잘 꼬집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배가 고파 안식일임에도 밀 이삭을 뜯어 먹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이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 곧 추수 행위라는 노동을 하였다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다윗과 그 일행도 배가 고팠을 때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었다는 사실을 들며, 율법 자체보다도 그 율법이 사람을 위한 것임을 밝히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지키는 모든 규정은 다 소중합니다. 그러나 그 규정이 왜 생겼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형식의 틀에 사로잡혀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로봇이 되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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