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독서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 요한 1서의 시작입니다. 1,1-4
사랑하는 여러분, 1 처음부터 있어 온 것, 우리가 들은 것, 우리 눈으로 본 것, 우리가 살펴보고 우리 손으로 만져 본 것, 이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2 그 생명이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그 생명을 보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그 영원한 생명을 선포합니다.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3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여러분도 우리와 친교를 나누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친교는 아버지와 또 그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나누는 것입니다.
4 우리의 기쁨이 충만해지도록 이 글을 씁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2-8
주간 첫날, 마리아 막달레나는 2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3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4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5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7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는 외젠 뷔르낭이 그린 ‘부활 아침 무덤으로 달려가는 제자들’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오늘 복음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입니다. 동트는 새벽녘, 두 제자는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갑니다. 뒤로 흩날리는 옷과 머리카락은 속도감을 실감케 하는데, 두 제자가 주님의 빈 무덤을 향하여 얼마나 빨리 달려가는지를 말해 줍니다. 주님의 빈 무덤이 그만큼 궁금했던 것입니다.
두 제자는 돌아가신 주님으로 말미암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아직도 불안하고 애타는 심정이 그려져 있습니다. 화면 중심에는 갈색 옷을 입은 베드로가 있는데 눈물을 머금은 그의 눈은 평소 성격처럼 조급함과 근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베드로를 앞질러 달려가는 제자가 요한입니다. 그의 옷은 아침의 노란 여명을 모두 흡수하여 흰색이 되었습니다. 꼭 모아 쥔 두 손과 그의 눈에는 주님을 뵙고 싶어 하는 간절함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가득 받아 본 사람의 모습입니다. 그림을 보면 오늘 복음의 내용보다 그 장면이 더 생생하게 전해 옵니다.
요한에 관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습니다. 말년의 요한이 제자들의 부축을 받아 노쇠한 몸으로 신자들의 모임에 나가면 늘 이 한마디를 했다고 합니다. “나의 충실한 자녀들이여, 여러분은 서로 사랑하시오!” 신자들이 어찌 그리 똑같은 말씀만 하시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것이 주님의 명령이며,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50가지 성탄 축제 이야기』에서) 요한 사도는 그 누구보다도 주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다는 말처럼, 주님의 사랑을 흠뻑 받은 요한은 그 받은 사랑을 사람들에게 되돌려 줌으로써 ‘사랑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12.27 (목)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2012. 12. 27. 오전 12:02:28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