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일 화요일 수호천사 기념일 //매일 복음 묵상

2007. 10. 9. 오전 10:59:42

글자

새벽을 열며

 

 이번 주일에 저를 당황스럽게 하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성당 옆의 아파트에 사시는 주민 한 분이 오셔서 성당에서 나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항의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작년 말에 부임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러한 항의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성당에서 소리가 나가지 않는 것은 아니라서 사과를 하고 주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지요. 그런데 이분은 술을 많이 드신 상태에서, 다짜고짜 지금 당장 방음벽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또한 제가 약속 시간(이 약속시간이란 9시 미사를 10시 넘어서 끝났다는 것이지요. 10시쯤 끝난다고 해서 10시 맞춰서 왔는데 10시 10분쯤 끝났다고 약속을 어겼다고 하네요)을 어겼다는 억지만을 부리는 것입니다.

좋게 말을 하려고해도 술 취하신 분과의 대화는 잘 되지 않더군요. 따라서 저 역시 언성을 높이게 되었고,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졌습니다. 바로 그 순간에 언젠가 어떤 신부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미사 끝나고서 신자들과 인사하러 밖으로 나왔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는 내 멱살을 잡고 항의를 하더라. 그런데 이 사람을 말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거야. 그냥 꼼짝 없이 망신을 당했지. 교우들에게 어찌나 서운하던지…….”

저 역시 이러한 상황에 놓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형제님들이 와서는 저를 막고 이분과 대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자매님들은 제게 와서 “신부님, 얼른 피하세요. 저런 사람 상대할 필요 없어요.”라고 말씀하시면서 저를 지켜주십니다.

역시 우리 본당 신자들은 달랐습니다. 그리고 우리 본당 신자들이 다 천사처럼 보이는거에요. 저를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수호천사 말이지요.

오늘 우리들은 수호천사 기념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수호천사는 사람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천사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천사는 단순히 날개가 달리고 새하얀 옷을 입고 있는 영적 존재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각자도 그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면 또 하나의 수호천사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주님께서는 그러한 우리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것저것 계산하는 어른의 생각이 아니라,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서는 어린이와 같이 되어야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천사가 별 건가요? 나 혼자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을 기쁘게 함께 나누려는 모든 사람, 어렵고 힘든 순간에 지켜주기 위해서 앞에 서 주는 분들이 바로 천사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곁에는 얼마나 많은 수호천사들이 있나요? 그런데 문제는 내 곁에 많은 수호천사가 있기를 바라면서 정작 나는 그 수호천사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다른 사람을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수호천사가 되세요.

 빠다킹신부

 

 

 수호 천사      

-이수철 신부-


 오늘 복음 말씀은 바로 수호 천사 신심의 근거가 되는 구절입니다. 수호 천사라는 말마디가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예전에 써놓은 시 중에 ‘별’이란 시가 있습니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병이 된다 하지만/ 당신 향한 내 그리움은/
기도가 되고 별이 됩니다/ 당신 영혼의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어/
‘수호 천사 별’이 되어/ 언제나/ 당신을 비출 것입니다.”
나를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이런 수호 천사 별 같은 이들이 있는지요?
과연 나는 누구의 수호 천사 역할을 하고 있는지요?
우리들 눈에 비록 작고 보잘것없는 이들이더라도 하느님 눈엔 다 똑 같이 귀한
자녀들입니다. 아무리 못난 사람도 그 어머니에겐 소중한 자식이듯 말입니다.
그러니 누구를 소홀히 대하거나 업신여길 수 있겠습니까?
수호 천사의 존재 유무를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수호 천사는 바로
자비하신 하느님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모든 이들
하나하나에게 미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자비의 화신과도 같은 수호 천사와 수호 성인이 나를 보호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얼마나 든든하겠는지요.
“언제나 나를 지켜주시는 수호 천사여, 인자하신 주님께서 나를 당신께
맡기셨으니, 오늘 나를 비추시고 인도하시며 다스리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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