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베드로 사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베드로의 본디 이름은 시몬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반석’이란 뜻의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튼튼한 머릿돌로 여기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이름을 주신 이유는, 그가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곧 베드로 사도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베드로는 그다지 반석과 같은 인물감이 되지 못합니다. 반석이라고 하면 흔들리지 않는 꿋꿋한 신앙과 변함없는 충절이 있어야 하는데, 베드로는 그러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세 번이나 예수님을 배반합니다(마태 26,34 참조).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며 물 위를 걷다가도 그 믿음이 흔들려서 물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합니다(마태 14,28-31 참조). 그리고 성경에는 나오지 않지만, 전승에 따르면 로마의 지도자가 되었던 그는 박해가 일어나자 신자들을 버려두고 로마에서 도망치려고도 했습니다. 이처럼 베드로는 튼튼하기보다는 나약하고, 충절이 있기보다는 배반의 사도였으며, 흔들리지 않는 꿋꿋함보다는 자주 흔들리는 신앙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반석으로 삼으셨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인간 시몬은 나약하지만, 하느님께서 그를 지켜 주시고 돌보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나약한 그는 자주 흔들렸지만, 하느님께서 늘 함께하시어 성장시켜 주셨던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자신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어느 한 공동체의 ‘베드로’, 곧 ‘반석’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얼마나 부족한지 잘 아시면서도 우리를 그렇게 부르고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