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만들기

2003. 12. 6. 오전 1:00:36

글자

  올해 북가좌 초등학교 작품전시회에 우리 반 협동작품으로 만들었던 무량수전입니다. 아이들과 무얼 만들까 의논하던 중에 아이들이 우유곽으로 첨성대 같은 걸 만들자고 하더군요. 첨성대는 이미 많이 만들어왔고, 6학년 국어에서 마침 ’기와집의 구조’라는 글을 배우고 있어 아무 생각없이 그럼 기와집을 만들어보자 라고 정해 버렸습니다.

  그러던 것이 생각보다 엄청난 대작업이 되더군요. 가장 어려웠던 것은 참고 작품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한 번은 만든 것을 다시 분해해서 다시 만들어야 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어쨌든 이걸 계기로 기와집에 대해 많이 알 게 되었답니다. 주심포와 다심포가 무엇인지, 팔작 지붕이 무엇인지, 활주와 배흘림 기둥이 무엇인지 많이 공부했습니다.

1. 무량수전 몸통 만들기

: 색칠이 필요한 부분은 미리 락카로 칠하고 붙여 나갔습니다. 꽉 눌러 붙이지 않으면 나중에 크기가 맞지 않고 약해서 조립이 되지 않습니다. 우유곽이라는 게 종이본드로도 붙질 않고, 글루건으로도 붙질 않더군요. 결국 스카치테이프로 고정한 뒤, 천테이프로 붙였습니다.

2. 한 칸 완성

 : 가운데 시커먼 부분이 배흘림 기둥입니다. 배흘림 기둥은 우유곽을 조금씩 앞으로 빼서 표현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천테이프 부분은 나중에 문짝을 붙일 부분이라 튼튼하라고 과감하게 붙였습니다. 원래 무량수전은 분홍색이 아니라 개나리색인데, 락카 중 예쁜 노란 색이 없더군요. 그냥 무시하고 제가 마음에 드는 색으로 골랐습니다.(ㅡ.ㅡ)

3. 무량수전 지붕 제작

 : 기와는 전부 종이컵입니다. 동학년 모임에서 마시고 난 종이컵을 재활용했답니다. 물론 부족해서 새 컵을 더 샀지만요. 기와는 종이컵을 반으로 잘라 진회색 락카를 뿌렸구요, 앞의 수막새 부분은 완전 반으로 자르지 않고 4분의 3 정도만 칼로 잘랐어요. 그리고 전통문양을 복사해서 그린 다음 마분지에 붙이고 다시 종이컵에 붙여 표현했습니다.

4. 완성된 기와 지붕

 : 그럭저럭 지붕 같죠? 팔작지붕을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지붕을 하나 더 만들어 상단 지붕으로 사용하고, 옆면 지붕과 처마선을 살릴 지붕도 만들었습니다. 지붕의 크기만 2m 50cm가 되더군요.(사실 이걸 만드는 동안 교실 풍경은 거의 가내 수공업 공장 수준이었습니다.)

5. 조립

 : 책상이 좁은 관계로 앞면만 만들어 학교 건물 벽에 고정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먼저 몸통을 책상에 고정시킨 후 하드보드지를 이용하여 벽과 몸통을 잇고 그 위에 지붕을 올렸습니다. 앞의 문짝은 한글에서 표로 만들어 붙였습니다. 위에는 무량수전에 대한 설명을 붙여 놓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6. 현판과 주심포

 : 어설프지만 현판도 만들어 붙였고, 나름대로 주심포를 흉내내려 애썼습니다.

7. 배흘림 기둥의 모습

 : 배가 조금 나온 것이 보이나요? 주심포 양식도 이 사진에서 확인이 잘 되네요.

8. 활주 및 옆모습

 : 원래 활주는 수직이어야 하는데, 책상이 좁아 기울 게 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활주는 종이를 돌돌 말아 황토색 락카를 뿌려 만들었습니다.

 

  사실 많이 힘든 작업이었는데, 결국 놔둘 곳이 없어 전시회가 끝난 다음에는 부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것이 너무 아까워 이 곳에 이렇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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