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양갱...

2003. 6. 29. 오후 3: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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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과 양갱

 

 

-- TV 동화 행복한 세상 중에 --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던 날이었습니다.

 

친구는 주문을 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자랑이라도 하듯

 

식탁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첫눈에 보기에도 흠집하나 없는 최신형.

 

나는 탁자 밑에서 슬그머니 내 휴대폰을 꺼내 보았습니다.

 

2년이나 사용해 낡을대로 낡고 멋없는 구형 휴대전화.

 

나는 얼른 전원을 꺼 버린 후, 안주머니에 깊이 쑤셔 넣었습니다.

 

그날 저녁, 나는 힘들 게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한테

 

다짜고짜 투정을 부렸습니다.

 

"엄마, 나 휴대폰 하나 사 줘. 이젠 들리지도 않아!"

 

"그래 낡긴 낡았구나! 다음 달 보너스 타면 한번 보자."

 

봉제공상에서 죽어라 일해, 못난 아들 대학공부까지 시키는 엄마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깟 휴대폰 하나 사는 데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니...

 

짜증이 났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동네 슈퍼마켓에 갔는데 계산대 앞에서 한 꼬마가 작은 손에 양갱 하나를 들고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이거 얼마에요?"

 

"응? 천원인데."

 

꼬마는 손에 든 양갱과 다른 손에 꼭 쥔 동전을 번갈아 보더니

 

양갱을 제자리에 두고는 힘없이 돌아섰습니다.

 

얼마나 먹고 싶으면 저럴까?

 

안쓰러운 생각이 든 나는 양갱 값을 치른 후 아이를 따라갔습니다.

 

"꼬마야, 잠깐만...자 이거 받어."

 

"어...양갱이다! 그렇지만 저는 5백원밖에 없는데..."

 

아이는 손에 꼭 쥐고 있던 동전을 내밀었습니다.

 

"어, 이건 아저씨가 그냥 사 주는 거야. 양갱이 그렇게 먹고 싶었니?"

 

"그게 아니고요.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건데,

 

엄마가 아파서 이거 먹고 빨리 나으라고..."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토막 난 크레용을 꺼내

 

양갱 포장지 위에 뭔가 쓰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기껏해야 일곱 살이나 됐을까?

 

아직 철부진데...

 

나는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휴대본을 꺼내 초기화면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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