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기 상권 17,12 - 37

2012. 5. 2. 오후 12:06:05

글자
다윗이 골리앗을 쳐 이기다
다윗은 이사이라고 불리는, 유다 베들레헴 출신 에프랏 사람의 아들이다.
이사이에게는 아들이 여덟 있었는데,
사울이 다스리던 때에 그는 이미 나이 많은 노인이었다.
이사이의 큰 세 아들은 사울을 따라 싸움터에 나가 있었다.
싸움터에 나간 세 아들의 이름은 맏아들 엘리압, 둘째 아비나답, 셋째 삼마였다.
다윗은 막내였다.
세 형들은 사울을 따라갔고,
다윗은 사울이 있는 곳과 베들레헴 사이를 오가며 아버지의 양 떼를 쳤다.

그 필리스티아 사람이 아침저녁으로 가까이 다가와
싸움을 걸어온 지 사십 일이나 되었다.
이사이가 다윗에게 일렀다.
"네 형들에게 이 볶은 밀 한 에파와 빵 열 덩이를 가져다주어라.
진영으로 뛰어가서 네 형들에게 주어라.
이 치즈 열 덩이는 그곳 천인대장에게 갖다 드리고,
형들이 잘 있는 지 살펴보고 그들에게서 잘 있다는 표를 받아 오너라."
그 무렵 사울과 다윗의 형들과 이스라엘의 모든 군대는 
엘라 골짜기에서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고 있었다.

이튿날 다윗은 아침 일찍 일어나 양 떼를 양치기에게 맡기고,
아버지 이사이가 시킨 대로 짐을 들고 떠났다.
그가 진영에 다다랐을 때, 온 군대는 함성을 지르며 전선으로 나가고 있었다.
이스라엘과 필리스티아인들은 서로 전열을 지어 맞서고 있었다.
다윗은 가지고 온 짐을 짐 지키는 군사에게 맡기고,
전열로 달려가 형들에게 문안하였다.
다윗이 형들과 말을 나누고 있을 때, 필리스티아인들의 전열에서
골리앗이라는 갓 출신 필리스티아 투사가 올라와서 전과 같은 말을 하였다.
다윗도 그의 말을 들었다.
이스라엘의 모든 군사들은 그 사람을 보자 너무나 무서워 도망을 쳤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말하였다.
"자네들도 저기 올라오는 저자를 보았겠지.
또 올라와서 이스라엘을 모욕하고 있네.
임금님께서는 저자를 쳐 죽이는 사람에게 많은 재산뿐만 아니라 공주님도 주시고,
이스라엘 안에서 그의 집안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실 거야."
다윗이 옆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저 필리스티아 사람을 쳐 죽여
이스라엘에서 치욕을 씻어 주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 준다고요?
할례도 받지 않은 저 필리스티아 사람이 도대체 누구이기에,
살아 계신 하느님의 전열을 모욕한단 말입니까?"
군사들은 골리앗을 죽이는 사람에게 어떤 상이 내릴지를 같은 말로 일러 주었다.
다윗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맏형 엘리압이 듣고,
그에게 화를 내며 다그쳤다.
"네가 어쩌자고 여기 내려왔느냐?
광야에 있는 몇 마리 안 되는 양들은 누구한테 맡겼느냐?
내가 너의 교만과 못된 마음을 모를 줄 아느냐?
너는 싸움을 구경하러 온 것이 분명하다."
다윗은 "말 한마디 한 것뿐인데,
지금 내가 무엇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하고는,
형을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가서 같은 말로 물어보았다.
군사들은 앞에서와 같은 말로 그에게 대답하였다.
다윗이 한 말이 퍼져 나가더니,
마침내 사람들은 사울 앞에서까지 그 말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울이 다윗을 불러들였다.
다윗은 사울에게,
"아무도 저자 때문에 상심해서는 안 됩니다.
임금님의 종인 제가 나가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과 싸우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사울은 다윗을 말렸다.
"너는 저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마주 나가 싸우지 못한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전사였지만, 너는 아직도 소년이 아니냐?"

그러나 다윗이 말하였다.
"임금님의 종은 아버지의 양 떼를 쳐 왔습니다.
사자나 곰이 나타나 양 무리에서 새끼 양 한 마리라도 물어 가면,
저는 그것을 뒤쫓아 가서 쳐 죽이고,
그 아가리에서 새끼 양을 빼내곤 하였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덤벼들면 턱수염을 휘어잡고 내리쳐 죽였습니다.
임금님의 종인 저는 이렇게 사자도 죽이고 곰도 죽였습니다.
할례받지 않은 저 필리스티아 사람도
그런 짐승들 가운데 하나처럼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전열을 모욕하였습니다."
다윗이 말을 계속하였다.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저를 빼내 주신 주님께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의 손에서도 저를 빼내 주실 것입니다."
그제야 사울은 다윗에게 허락하였다.
"그러면 가거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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