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성사를 펼치면 그 방대한 분량에 먼저 놀란다. 성서는 구약 46권과 신약 27권을 합하여 73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역사 안에서 직접 들어오시어 당시의 뜻을 펼쳐 가르쳐 준 것을 인간의 글로 기록한 것이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시고 이것을 잘 관리하도록 인간에게 맡겨 주셨는데 이런 사실을 하느님께서 친히 가르쳐 알려주셨다(계시). 이때,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을 먼저 선택하셨다고 성서의 첫부분에서 일러 주고 있다. 성서는 히브리어의 계약(버리트)을 번역한 라틴어 떼스따멘뚬(Testamentum)을 그대로 옮겨서 이름 붙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란 하느님께서 모세의 중재를 통해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계약(옛 계약)과,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하신 계약(새로운 계약)에 대한 것으로 구약과 신약으로 구분한다.
가. 구약이란(Old Testament)
1. 기원
구약사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당신 친히 이끌어가시는 것으로 시작한다. 창세기의 첫부분인 1장에서 11장까지는 이스라엘 민족의 서곡으로 평가되며 이 부분을 태고사(太古史) 또는 원역사(元歷史)라고 부른다.
이 부분은 지구의 역사와 인간의 기원에 관한 자료들이 흥미 있게 펼쳐지는데 이 시기는 역사적으로 추정할 수 없는 선사시대이다. 사실상 태고사는 50만년 내지 150만년 전을 고고학적 사료가 없는 시대이므로 아무도 모른다.
다만 여기서는, 창조주이시며 온갖 의미의 기초가 되시는 하느님과 사람에 관한 기본 진리와 인간 존재의 의미가 그 최종 목적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인간의 왜 고통 당해야 하며, 왜 죄를 짓고 괴로워하고 죽어야 하는가? 즉 "왜?" 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서 종교적 진리를 가르침으로 신앙의 눈길을 열러 준다.
2. 선택
창세기의 둘째 부분인 12-50장은 선사시대 중 청동기 중기 쯤으로 본다. 기원전 1850년경 아브라함의 부르심에서 시작하여 이사악, 야곱,그리고 야곱의 열두 아들들에 대한 씨족사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가족들이 가나안에 어떻게 자리잡게 되는지를 소상히 이끌어가면서 야곱 일가가 에집트에 정착하게 된 경위를 요셉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준다.
3. 출애굽과 시나이계약
기원전 1300년경에 추정되는 출애급사(출애급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는 이스라엘민족이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한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이집트를 탈출하여 가나안에 정착하게 되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 역사를 토대를 이루는 이 이집트 탈출은 하느님의 주도 하에 모세를 중심으로 박진감 넘치도록 하느님이 함께 하심을 그린다. 이스라엘민족은 이집트 탈출을 통해, 구원자요, 해방자이신 하느님을 체험하고 하느님과 계약을 맺을 백성으로 자각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시나이 반도의 사막으로 도망가 가나안에 정착하기까지 40년 간 방황하면서 유일하시고 살아 계신 하느님을 믿는 공동체로 다져졌다.
4. 가나안 정복
기원전 1220-1200년 사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여호수아기'는 여호수아의 영도 아래 약속의 땅 가나안의 정복기이다.
기원전 1200-1025년의 판관시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판관기'는 민족동맹체제가 확립되는 것을 그린다. 여호수아가 죽은 후 사무엘이 등장하게 되는 180여 년 간,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해야만 한 변혁을 혼란의 시기였다. 이 시기는 카리스마적 인물들인 12 판관들에 의해 지탱되었다. 이런 역사적 흐름 속에서 생명으로 이끌어 가시는 분은 야훼 하느님이시었다.
이스라엘이 빛과 어둠의 교차로에서 하느님을 망각할 때는 죽음이 도사
리고 있었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주관하시는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지할
때면 그분은 늘 힘이 되어 주셨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활동
하시는 그러한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
5. 왕국건설
기원전 1025-586/586년까지 사무엘 상.하, 열왕기 상.하에서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왕정시대를 대면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에 정착 하면서 새로운 위협에 처한다. 부족동맹 체제였던 이스라엘은, 서부해안 블레셋족과 동부 요르단 산악지대의 암몬족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웃나라의 왕정체제를 도입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처럼 하느님께 손수 이끌어 가는 대신 왕을 세워 간접적인 통치를 바랐다.
기원전 1025-1010년까지는 사무엘에 의해 기름 발리워진 베냐민 지파의 사울이 이스라엘의 첫 왕이 되었다. 사울은 인물이 출중했으나 하느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이 더 먼저였기에 하느님의 진노를 사서 비극적 생을 마친다.
6. 통일왕국
기원전 1010-970년에 유다 지파의 다윗이 헤브론에서 사무엘에 의해 기름 발리워져 1000년경에는 예루살렘을 정복한 후 남북지파를 통합하여 통일 이스라엘 왕국을 이룬다. 유다 가문의 다윗은 하느님의 사람으로 총애를 받으면서 영원한 왕국에 대한 하느님의 약속을 이어받는다.
기원전 970-933년까지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대를 이어 처음에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나라를 잘 다스렸다. 그는 왕국의 조직을 정비하면서 선왕 때 약속한 야훼의 성전(예루살렘성전)을 건립한다. 그리하여 그는 한 나라, 한 왕, 한 성전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을 모았다. 그러나 그는 이집트와 페니키아의 군주제를 너무 모방하여 말년에는 우상숭배를 공공연히 묵인한 왕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심히 상하게 해드렸다.
한편 이때, 그 동안 이스라엘 민족 안에 구전으로 전해오던 하느님의 말씀이 글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 전승이 기원전 950-850년 사이에 씌어진 유다의 성서 역사로서 '야훼스트(Jahwist)' 전승이다.(J 전승) 솔로몬이 죽자 통일왕국은 남북 두 왕국으로 분리된다.
7. 왕국의 분열과 북왕국의 멸망
기원전 933-721년까지 북왕국은 '이스라엘'이란 국호로 유다와 벤냐민의 일부 지파를 제외한 10지파가 모인 왕국을 이루고 후에 '사마리아'가 수도가 된다. 남북이 갈리면서 북지파에서 유다에 대응하는 성서 역사를 기원전 850년경에 집필하니 '엘로히스트(Elohist)' 전승이라 불린다(E 전승) 이에 북쪽에는 엘리야, 엘리사, 그리고 문서, 예언자의 효시인 아모스와 호세아가 활동했다.
한편 정통 다윗왕가를 계승한 남왕국, '유다'는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였다. 이 왕국은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함암에서 약 346년 간 20왕들에 의해 다스려졌다.
유다왕국에서 활동한 예언자들은 제1 이사야와 미가가 북왕국이 멸망하기 전 활동했고, 그후 예레미야, 나훔, 하바꾹 예언자가 우상숭배와 온갖 부정과 불의에 빠진 백성들을 행해 하느님께 돌아오라고 외쳤다.
기원전 622년을 전후하여 북부에서 시작한 율법총서가 남쪽에서 완성되는 이것이 신명기 법(Deuteronomium D전승)이다.
8. 바빌론으로 유배
팔레스티나의 지리적 여건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완충지대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근동제국의 각축전에 휘말릴 수 밖에 없었다.
남왕국은 북왕국이 멸망한 후 약 1세기 가량 앗시리아에 예속되었다가 또 바빌론으로 넘어가 587년 바빌론으로 끌려가 유배생활을 했다.
이때 활동한 예언자가 에제키엘과 제2 이사야이다.
나라와 영도자를 모두 잃은 유다인들을 참으로 자신들이 하느님의 선택받은 민족인가를 포로생활 중에 깊이 반성하기에 이른다. 이때 새 계약문서로 거룩한 제관계 문서(Priest-codex, P전승)가 최종 편찬되었다. 이는 하느님의 약속이 무산된 것처럼 보이는 유배지에서 실의와 좌절에 빠진 백성들에게 새 계약에 대한 희망을 줌으로써(예레 31,31) 왕국의 재건을 꿈꾸는 정신적 지주가 된다.
이 전승은 후에 모세오경의 편집에 고리 역할을 한다.
유배지에 사는 유다인들 안에는 예언자들이 말한 '남은 자'들에 대한 희망으로 차 있었으나 유다 왕국의 재건은 암담하게만 보였다. 따라서 이때부터 완전히 새로운 하나의 체제로 '유다이즘'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유다이즘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유다 국가에 부여된 종교적 사명을 계속 이어 나아가면서 신약까지 이어진다.
9. 해방령
기원전 539 /8년에 페르시아의 고레스 황제가 해방령을 맞은 유다인들은 그토록 갈망하던 귀향길에 올랐으나 전쟁이 폐허 위에서 또 처참한 생활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렇게 나라의 재건을 위한 그들의 여정은 끊임없이 고달프기만 했다. 이때 그들은 과거를 반성하면서 정신적 지주가 무너지고 있음을 절감하여 과거에 대한 통회를 하면서 지난 5세기 동안 작성한 전승들(J.E.D.P)를 모아 모세 오경을 편집하게 되었다.
특기할 것은 예언문학이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성문학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연대기 작가의 작품(역대기 상.하, 에즈라, 느혜미야서)은 교훈설화의 본보기이다. 그리고 룻기와 요나서, 왕정시대부터 가꾸어 온 시편과 지혜문학(욥기, 잠언, 전도서, 아가, 지혜서, 집회서, 시편)의 성수기를 맞는다.
10. 신앙의 박해
기원전 333년에는 희랍의 알렉산더 대왕이 희랍시대를 연다. 이때 전세계를 단일 문화권으로 하는 헬레니즘 시대가 도래했고, 이제 팔레스티나는 시나이를 다스리던 셀레쿠스 일명 에피파네스라 불리우던 안티오쿠스 4세 때 유다인들은 대 박해를 당했다. 이 종교박해 때 마카베오 가족을 중심으로 무력항쟁이 일어났다(마카베오 상.하, 다니엘서).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귀향 이후 기원전2세기까지는 역사적 사료들이 너무 적어서 일종의 공백기에 속한다
구약은 역사 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이 이스라엘의 생활 속에서 직접 이끌어 가시는 단계다. 인간적 안목에서는 대단히 기구한 운명에 처 했던 이들의 절망과 고난의 역사가 영원한 말씀으로 읽혀지는 이유는,하느님 친히 주신 말씀이라는 대전제 하에 이스라엘은 자기들의 역사를 하느님의 눈으로 비판하고 회개의 반성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가적으로 위세를 떨칠 때나 멸망으로 유배생활을 체험할 때,어떤 장소, 어떤 때를 막론하고 그들은 하느님의 음성과 사랑을 완전히 잊은 적이 없었다. 이 모든 여정에서, 하느님의 불변하신 약속과 선택과 계약이라는 기본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이때는 율법과 예언자들의 시대다. 구원을 완성시키고자 준비의 시기로 세례나 요한이 이 시대의 마지막 예언자이다. 요한은 이 시대를 끝맺는 인물이자 예수시대를 준비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구약의 이 단계를 약속과 준비의 시대로 본다.
나. 신약성서(New Testament)란?
이스라엘의 역사의 구석구석에 작용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이스라엘이 기구한 역사 속에서 정치적으로 독립을 갈구하면서 메시아를 고대하던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고, 이제 하느님의 구원의 완성이자 최 절정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진다.
신약시대는 예수님의 시대와 교회시대로 세분되는데, 예수님의 시대는 그리스도의 삶을 통해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만난다. 구원이 이룩되는 새 시대는 예수님의 나자렛 설교(루가 4,21; 사도 13,25) 로 시작하는 예수 부활과 승천까지 예수시대를 마무리 지으면서 교회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의 4복음서에서 드러난다.
교회시대는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을 통해서 드러나는 시기로 예루살렘에서 이룩된 구원이 온 세상으로 확산되는 시기다.
이 시대는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한 제자들에게 성령이 내린 오순절(루가 24,49; 사도2,1-13)부터 시작한다. 21권의 편지와 1권의 사도행전 그리고 1권의 묵시록에서 교회시대의 삶을 이끌어 주고 있다.
그런데 이 시대는 예수께서 종말에 재림하실 때까지(루가 1,1) 땅 끝까지 계속될 것이다(사도 1,8)
이상으로 볼 때 신·구약 성서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단 한 권의 책이면서 73권으로 이루어진 총서이다. 따라서 성서를 구약과 신약으로 나누어 보든, 73권으로 된 개별 책으로 보든 결국 '하느님의 구원 메시지가 담긴 한 권의 책'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창세기에서 묵시록 까지 내용이나 분량, 문제 등에 있어서 일관성이 결여된 듯 보여도 전부가 하느님의 영감으로 씌여진 한 권의 책이니 따라서 우리의 구원을 준비하신 구약에서부터 신약에 받아들일 때 비로소 생명으로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야고 1,21-22).
신.구약
2006. 2. 19. 오전 3: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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