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이의 WS MVP를 축하하며

2009. 11. 13. 오후 12:45:14

글자

일본 사람은 예의 바르고 성실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많은 일본인을 접한 경험이 없으나
그동안 읽은 글에 그렇게 말한 사람들이 많았고
20여년을 매월 일본을 드나들며 사업하는 친구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처음으로 일본 사람과 가까이 지낸 것이 30대 중반? 후반이던가?
근무하던 회사에 발전소를 지었는데 미쓰비시에서 직접 공사할 때였다.
현장 작업은 우리가 했지만 관리자들은 모두 일본인이었으며
여러명이 희사 근처 아파트를 세 얻어 공사를 완료할 때까지 체류했다.

발전소가 완공된 후에도 설비 점검과 교육차 두 세명이 남아 있었는데
약 2년여 동안 급히 배운 일어 단어 몇 개와 짧은 영어
그리고 평소 한자에 큰 어려움 없었던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물론 처음엔 힘들었으며 6개월 정도 지나서야 그럭저럭 통할 수 있었다.

그들 중에 중역도 있었는데 우리 개념으론 친절이 지나치다 할까.
미쓰비시 중공업이 세계적인 회사이고 또 상무급인데도 항상 90도였다. 
그리고 말 끝마다 '아리가또' 라 우리는 그를 '아리가또' 로 호칭했으며
상무가 그 정도이니 그 수하들은 말할 것 없다.

다들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으나
일본은 중세부터 근세까지 무사(군인)들이 엄격하게 지배해 왔으며
특히 중세시대 무사들은 명예와 예의를 목숨처럼 중요시했다고 하던데
그것이 자연스레 국민성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마쓰이 히데끼(35세)
미국 프로야구 2009년 월드시리즈 챔피언 뉴욕양키스 최우수선수.....
친구가 그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기에 일부러 그 신문을 사서 읽었다.
나도 마쓰이가 양키스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친구에게 들은 것만으론 성에 안 차 더 자세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마쓰이는 초등학교 때 선배들에게 너무 잘 친다는 원망을 듣게 되자
핸디켑을 주려고 일부러 왼손으로 치다가 결국 좌타자가 되었다고 한다.
고교 때도 너무 잘 쳐 상대팀이 5타석 연속으로 고의 사구로 보냈는데
기자가 감독에게 5타석을 다 걸리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항의하니까

"고교 선수들 경기에 프로선수가 뛰는데 걸리지 않으면 어쩔 것인가?"

그처럼 출중하게 뛰어난 야구선수는 앞으로 한국에도 출현할 것이다.
그리고 마쓰이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WS MVP가 될 수도 있다,
난 머지 않아 그런 선수가 출현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마쓰이 부친같은 훌륭한 부모는 먼 훗날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마쓰이가 중학생 시절 부친과 식사하면서 무심코 친구 험담을 했을 때
아버지 마사오는 조용히 젓가락을 놓으며

"남을 욕하는 것만큼 역겨운 일 없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라"

마쓰이는 약속했고 그후 한번도 한 일 없다고 회고했다.

또 20세에 프로 전향 후 팀을 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고향에 갔을 때
구름처럼 몰려 든 고향 팬들과 취재진들을 으쓱한 자세로 둘러보았다.
마쓰이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즉각 부친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세상 사람들은 너의 야구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지
 너란 인간울 높이 평가하는 게 아니다. 네 모습은 아주 교만스러웠다"

마쓰이는 머리를 조아리며 반성했다.

"아버지 말씀 백번 옳습니다. 그런 말씀 하시기 힘드셨을텐데.....
 너무나 죄송스럽고 또 감사합니다."

참으로 마쓰이도 훌륭하고 그의 부친도 훌륭하지 않은가.
양키스팀 주장선수 '데릭 지터'가
"가장 존경하는 동료" 라고 칭찬한 것은 인사치례로 한 말이 아니었다.
일본 선수인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모처럼 듣는 매우 유쾌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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