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앓이

2009. 11. 18. 오전 11:08:56

글자

어제 우리 구역에서 봉성체를 받으셨던 할머니께서 요양원으로 가셨습니다.

거동이 많이 불편해서 요양원에 가셔야 할 상황이었지만, 할머니께서는 수녀님들이 계시는 곳에 가시길...간절히 원하셨는데...사정상 구리시에 있는 요양원으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이 요양원에는 가고 싶지 않다고 떼도 쓰시고, 많이 짜증도 내셔서 주위사람을 힘들게 하였다는 말도 듣게 되었습니다. 가신다는 연락을 받고 할머니 집에 도착하였을때는 짐 정리에 분주한 가운데...할머니께서 손을 내미셨습니다.

아무말도 못하는 저에게.. "나때문에 우리 구역장 너무 고생했어...이제는 내 걱정하지  않아도 돼 " 하셨습니다.

   저는 ,"할머니, 지금 가는 요양원에 제가 봉사하러 간적이 있는데...괞찮아요...시설도 깨끗하고...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저희가족이 찾아갈께요"...하였더니..." 꼭 와....." 하셨습니다.

" 할머니 그곳에 가서 밥도 잘 드시고, 잘 지내셔야 내마음이 편해요...가서 할머니가 아프시거나 힘들어 하시면,

저 속상해서 운다구요" 하였더니..."알았어 잘 먹고 잘 지낼께..."하시며 밥을 같이 먹자고 하셨습니다...

목이 메여 밥이 잘 안들어 가서 몇술 뜨다가 할머니 가시는것 안 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족도 없이 조카 한분만 의지하고 평생 사시며, 신앙하나로 살아오신 할머님이 셨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로 지내시며, 시신도 대학병원에 실험용으로 기증 하시고......교무금도 내셨던 분...

가끔씩 방문해서 성당이야기, 신부님 이야기 해드리면 좋아라 하시며...기도해 주시던 할머니 셨습니다.

지난 부활때 아이들과 부활계란을 만들어 찾아 뵈었을때는 너무 좋아하시며, 아이들을 안아주시며,용돈을 주시면서

계란이 너무 예뻐 먹을수 없다고 고맙다, 고맙다 하셨던분...

지난 추석날...미사를 끝내고 잠시 들렸을때는 혼자 죽을 데어 드시려다 엎으셨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고 청소를 하니까 , 아이들과 제 남편에게 창피하다고 빨리 가라고 하셨던 분...

떡이랑 전을 보고 명절 이구나 하셨던 분....

제가 " 할머니 죄송해요...다른 구역에 구역장도 있고 반장도 여럿 있는곳에 계셨으면 할머니와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 있는데... 바쁘다고 자주 찾아 오지도 못하고 연락을 해야 겨우 찾아오는 제가 너무 죄송해요"했더니

"아니야....괜찮아  바쁘더라도 건강조심하고....내가 기도 해줄께.....하셨습니다.

할머니 기도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감사하게 살고 있나 봅니다.

어제 부터 할머니가 떠나신 자리가  제가슴을  너무아프게 합니다. 할머니가 잘 지내시길 간절히 기도하며..

할머니께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

 

 

댓글 6

  • 2009년 11월 18일 오전 11:21

    베로니카님에..마음이 너무 따듯합니다..제가 많이 배워야 할듯 싶네요!

  • 2009년 11월 18일 오후 1:07

    자매님의 그 아름다운 마음을 주님께서는 벌써 다 알고 계실 거예요.

  • 2009년 11월 18일 오후 11:46

    가슴이 너무 아파옵니다. 잘 지낼수 있게 기도함께 하겠습니다.

  • 2009년 11월 20일 오후 9:45

    할머니 계신곳에 함께 뵈러 가요.

  • 2009년 12월 2일 오후 1:59

    가슴이 넘 짠하네요....

  • 2010년 8월 30일 오전 9:46

    참으로 배워야할게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