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탁 - 桂印
구름이 해를 비추어 노을이 되고,
물줄기가 바위에 걸려 폭포를 만든다.
의탁하는 바가 다르고 보니
이름 또한 이에 따르게 된다.
이는 벗 사귀는 도리에 있어 유념해둘 만한 것이다.
같은 구름이라도
그저 떠다니면 구름일 뿐이로되
해를 벗하니 아름다운 노을이 된다.
같은 물이건만
절벽을 타고 떨어지자
사람들은 폭포라고 말한다.
도랑물이 될까?
아니면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의 폭포가 될까?
비를 몰고 오는 구름이 될까?
누구와 벗하는 가에 따라 그렇게 달라진다.
때때로 우리는 얼마나
힘겹게 쓰러진 자리에서 일어나는가
어렵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옆에서 지켜봐주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조건 없이 믿어주고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힘든 일을 구체적으로 도와주진 않아도
넉넉하게 바라봐주고
마음을 헤아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
혹여 지금 그대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
나는 지금
누구에게 그런 사람인가?
의탁 (依托)
2010. 3. 19. 오후 12: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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