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 눈이는 날...

권혁준

2024. 11. 28. 오전 11: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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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드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은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날 약속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 정호승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중에서 -




* 첫눈! 그냥 눈이 아닙니다. 첫눈은 추억입니다. 낭만입니다. 

  그리움과 사랑, 보고픔과 고독, 기쁨과 슬픔, 꿈과 희망이 겨울의 벗은 나무 위에, 

  땅 위에, 내 머리와 어깨 위에, 그리고 내 빈 가슴 속에 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첫눈은 차갑지가 않습니다.

댓글 1

  • 2024년 11월 29일 오전 11:05

    신부님 자작시인줄 알고 어머나!했는데 정호승님 ㅎㅎ. 아름다운 눈의 낭만은 잠시이고 츨퇴근 대중교통 대란이 걱정되는 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