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 설교. 진복팔단 (제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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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에 대해서 한 말을 나는 단식재(斷食齋)에 대해서도 말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단식을 할 때에는 위선자들이 하는 것처럼 침울한 태도를 취하지 마시오. 위선자들은 교활하게 그들의 얼굴을 마르게 해서 그들이 단식을 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하고, 또 그것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믿게 합니다. 그들도 세상 사람들의 칭찬으로 벌써 상을 받았으니, 다른 상은 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단식할 때에 명랑한 태도를 취하고, 세수를 여러 번 해서 얼굴이 신선하고 반들반들하게 하고, 수염에 기름을 바르고, 머리에 향수를 뿌리고, 입술에는 아침식사를 잘 한 사람처럼 미소를 띠시오. 오! 정말로 음식이 여러분을 지탱하지 않고 사랑이 지탱하기를 바랍니다! 또 사랑으로 단식 하는 사람은 사랑으로 양분을 취합니다. 정말 잘 들어두시오. 혹 세상 사람들이 여러분을 ‘허영심이 많은 사람’으로 ‘세리’로 취급하더라도 여러분의 아버지께서는 여러분의 영웅적인 비밀을 보실 것이고, 단식재와 여러분이 받을 수 있을 칭찬을 희생한 것 때문에 이중으로 상을 주실 것입니다.
이제는 여러분의 영혼이 양분을 섭취했으니 가서 여러분의 육체에 먹을 것을 주시오. 이 가난한 두 사람은 우리와 같이 남아 있게 하시오. 이 두 사람은 우리의 빵을 맛있게 해줄 축복받은 손님일 것입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그래서 두 거지는 남아 있다. 대단히 야윈 여자와 늙은, 대단히 늙은 남자이다. 그러나 그들은 같이 있지 않다. 그들은 우연히 여기서 만났고, 한구석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쓸 데 없이 손을 내밀면서 창피하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감히 앞으로 나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그들에게로 가셔서 그들의 손을 잡으시고 베드로가 쳐놓은 일종의 천막 아래 있는 제자들의 무리 가운데로 데려오신다. 그들은 아마 밤에 그 밑에서 이슬을 피하거나 낮에 가장 더운 시간에 모이는 모양이었다. 그것은 나뭇가지와 … 겉옷으로 만든 천막이다. 그러나 대단히 낮아서 제일 키가 큰 예수와 가리옷 사람은 몸을 구부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이지만 그래도 유용하다.
“여기 할아버지와 자매가 있다. 우리가 가진 것을 가져오너라. 그리고 음식을 먹는 동안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하자.”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부끄러워하는 두 사람의 시중을 친히 드시면서 그들의 애처로운 이야기를 들으신다. 노인은 딸이 남편과 같이 멀리 가서 아버지를 잊은 뒤로 혼자 산다. 여인도 열병으로 남편이 죽은 다음부터 혼자 사는데 게다가 병까지 들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가난하기 때문에 업신여깁니다.” 하고 노인이 말한다. “나는 과월절 의무를 다할 만한 것을 모으려고 동냥을 하러 다닙니다. 나는 여든 살입니다.나는 늘 과월절을 지냈는데, 이번에 아마 마지막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아브라함의 품에 가고 싶습니다. 내가 내 딸을 용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도 용서를 받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내 과월절 의무를 다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길이 멉니다. 할아버지.”
“의식을 행하지 않으면 하늘의 길은 더 멉니다.”
“혼자서 길을 가십니까? 그러다가 도중에 병이라도 나면 어쩌시려고요?”
“하느님의 천사가 내 눈을 감겨 주겠지요.”
예수께서는 그의 떨리는 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여인에게 물으신다. “아주머니는요?”
“저는 일거리를 구하러 갑니다. 제가 더 낫게 먹으면 열병이 나을 것입니다. 그리고 병이 낫기만 하면 곡식 다루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식만으로 병이 나을 것으로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선생님도 계시지요. … 그렇지만 저는 보잘 것 없는 것, 너무 보잘 것 없는 것이어서 동정을 청할 수도 없습니다.”
“만일 내가 병을 고쳐 주면 그 후에는 뭘 원하겠어요?”
“그 이상 아무것도 없습니다. 벌써 제가 바랄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받은 셈이 될 테니까요.”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음료로 사용되는 식초를 탄 물에 약간 적신 빵 한 조각을 주신다. 여인은 말없이 빵 조각을 먹고 예수께서는 계속 미소지으신다.
식사는 이내 끝났다. 아주 간소한 식사였다! 사도들과 제자들은 비탈에 있는 수풀 속으로 그늘을 찾아간다. 예수께서는 그대로 천막 안에 계시다. 노인은 풀 위에 누워서 피곤해서 잠이 든다.
얼마 안 있어, 그늘에서 쉬려고 떠나갔던 여인이 예수께로 온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미소를보이시며 용기를 주신다. 여인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기쁘게 나아와 천막 근처에까지 온다. 그러다가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마지막 몇 걸음을 빨리 옮겨놓고 땅에 털썩 엎드리면서 목소리를 죽이며 부르짖는다. “선생님이 제 병을 고쳐 주셨어요! 찬미 받으세요! 지금은 몸이 굉장히 떨릴 시간인데 떨리지를 않습니다. … 아이고!” 그러면서 예수의 발에 입맞춤한다.
“병이 나았다는 것이 확실합니까?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았는데요. 우연일지도 모르지요 ….”
“아이고! 아닙니다! 이제는 선생님이 제게 빵을 주시면서 왜 빙그레 웃으셨는지 알겠습니다. 그 빵 한 입과 함께 선생님의 능력이 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대신으로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 마음 말고 다른 것은 없어요. 주님, 종에게 명령하십시오. 그러면 죽기까지 순종하겠습니다.”
“그러지요. 이 노인을 보시오. 이 분은 외톨이인데 의인입니다. 아주머니는 남편이 있었는데 세상을 떠났지요. 이 분은 딸이 있었는데, 이기심이 딸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건 더 나쁩니다. 그런데도 이 노인은 불평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분이 그 마지막 시간을 향해서 혼자 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 분의 딸이 되어 주시오.”
“주님, 그러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두 사람 몫의 일을 한다는 말이 됩니다.”
“제가 지금은 힘이 셉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저기 저 비탈에 가서 거기서 쉬고 있는 사람, 갈색옷을 입고 있는 사람에게 나를 보러 오라고 하시오.”
여인이 재빨리 가서 열성당원 시몬과 같이 돌아온다.
“시몬아, 이리 오너라. 네게 할 말이 있다. 아주머니는 기다리세요.”
예수께서는 몇 미터쯤 물러가신다.
“라자로가 일하는 여자 한 사람을 더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느냐?”
“라자로요? 아니 그 사람은 하인이 몇이나 되는지도 모를 줄로 생각합니다. 한 사람 더 있고 덜 있는 것은! … 그렇지만 누굽니까?”
“저 여자다. 내가 병을 고쳐 주었는데 ….”
“선생님, 그만하며 알겠습니다. 선생님이 병을 고쳐 주셨으면, 그 여자를 사랑하신다는 표가 됩니다. 선생님이 사랑하시는 것은 라자로에게는 신성한 것입니다. 그 사람 대신 제가 약속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사실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라자로에게 신성한 것이다. 네가 말 잘했다. 그리고 이 이유로 라자로는 성인이 될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므로 완전을 사랑하겠기 때문이다. 나는 저 노인을 이 여인과 결합시키고자 한다. 그래서 이 할아버지에게 마지막 과월절을 기쁘게 지내게 하고자 한다. 나는 거룩한 노인들을 대단히 사랑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평온한 황혼을 줄 수 있으면 기쁘다.”
“선생님은 어린이들도 사랑하시지요 ….”
“그렇다, 그리고 병자들도 …”
“또 우는 사람들도 …”
“그리고 외로운 사람들도 …”
“아이고! 선생님! 아니 선생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것을 깨닫지 못하시는군요? 원수들까지도?”
“나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시몬아, 사랑하는 것은 내 본성이다. 자 할아버지가 잠이 깨셨다. 그 분이 딸 하나를 데리고 과월절을 지낼 것이라고, 그리고 이제는 빵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가서 말해 주자.”
두 분은 여인이 기다리고 있는 천막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세 사람이 일어나 앉아서 샌들 끈을 매고 있는 노인 곁으로 간다.
“할아버지, 뭘 하십니까?”
“계곡으로 다시 내려가겠습니다. 밤을 지낼 곳을 얻어 만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일은 길에서 구걸을 하고, 그리고 … 조금씩 조금씩 … 내가 죽지 않으면 한 달 후에는 성전에 가게 되겠지요.”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됩니까? 왜요?”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시는 것을 원치 않으시니까요. 할아버지 혼자 가지 않으실 것입니다.이 여인이 내가 말하는 곳으로 할아버지를 모시고 갈 것이고, 두 분은 내게 대한 사랑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과월절은 지내실 것입니다. 그러나 지치지 않고 지내실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십자가를 벌써 지셨습니다. 이제는 그 십자가를 내려놓고, 마음을 가다듬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세요.”
“아니 왜 … 아니 왜 … 나를 나를, 나는 그만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 선생님은 … 딸을 … 이것은 내게 스무 살을 더 젊게 해주시는 것보다도 더합니다. … 그리고 나를 어디로 보내시는 겁니까? …” 노인은 덤불로 이루고 있는 긴 수염 속에서 운다.
“데오필오의 라자로 집입니다. 할아버지가 그 사람을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오! … 나는 시리아 경계에서 태어나서 데오필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 그러나 … 아이고! 하느님의 축복 받으신 아드님, 선생님께 내가 축복을 하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예수께서는 노인 앞에 풀 위에 앉아 계셨기 때문에 노인이 당신 머리위에 엄숙하게두 손을 얹을 수 있게 하시려고 실제로 몸을 숙이신다. 노인은 우뢰 같은 굵고 우렁찬 목소리로 옛날 축복의 말을 한다. “주께서 선생님을 축복하시고 지켜 주실지어다. 주께서 당신 얼굴을 선생님께 보이시고 선생님을 불쌍히 여기실지어다. 주께서 선생님을 바라보시고 평화를 주실지어다.”
예수와 시몬과 여인은 함께 “그렇게 이루어지이다.” 하고 대답한다.
출처:32. 산상 설교. 진복팔단 (제 3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