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관 기
판관이란 이름은 구약성경 판관기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에서 유래한 것이다. 판관이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위급할 때 마다 이스라엘 민족을 멸망에서부터 구출하기 위해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군사적, 정치적 지도자들이었다.
판관기는 여호수아가 죽은 이후부터 사무엘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180여 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스러운 생활을 서술하고 있다. 물론 이 시대에는 판관들에 의한 평화와 안정의 시대가 가끔 있기는 했지만 고통과 패배가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판관기에서는 그 이유를 “이스라엘에 왕이 없어서 누구나가 제 멋대로 했기” (판관21,25)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 불충실했던 인간의 악한 경향을 묘사 하고있는 판관기는 성서 중에서 가장 슬프고 고통스러운 실패의 책이라고도 한다. 판관시대는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변혁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즉 이스라엘 민족이 유목생활에서 농경생활로 정착하고 하나의 통일왕국의 체제로 넘어가는 갖가지 변화를 겪어야만 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판관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당신 구원 계획의 실현을 역사하고 계셨다고 믿었다.
판관 시대의 상황
판관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몇 가지 문제에 부딪쳤다. 우선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위에 있는 가나안 여러 종족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그들은 전쟁을 하거나 협정을 맺음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그리고 광야를 지나오면서 유목 생활에 익숙해 있던 이스라엘 백성은 농사를 중심으로 하는 가나안의 농경문화에 적응해야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는 가나안의 농경문화를 뒷받침하고 있는 가나안 종교와 이스라엘의 야훼 신앙간의 갈등문제였다. 즉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살아남느냐 망하느냐 하는 문제는 가나안 종교와의 싸움에 달려 있었다. 이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듯이 종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에 걸려있는 문제였다. 판관시대의 이스라엘의 상황을 살펴보면 당시의 가나안 사람들은 지방마다 자기들의 특별한 형태의 신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예배는 마술에 의해 신들에게 영향을 끼쳐 땅의 비옥함과 풍작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도 가나안에 정착하여 농업에 종사하면서 광야 생활에서 지키던 엄격한 종교적 율법과 도덕적 원칙에서부터 벗어나 가나안 사람들이 가졌던 바알 종교의 나태하고 방종한 예배 형식에로 전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판관 시대의 문제
판관기는 무엇보다 판관시대에 관하여 기록하는데 있어서 이스라엘 백성이 해결해야 했던 종교 문제를 가장 관심 깊게 다루고있다. 여호수아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람들이 야훼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야훼를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대들이 등장한데서부터 판관시대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을 버리고 그 주변 백성들이 섬기는 신들을 섬김으로써 악을 행하고 하느님은 그들에게 진노하시고 그들을 적군의 세력 밑에서 고통을 당하게 하셨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께 도움을 호소하였고 하느님께서는 판관을 백성들에게 보내어 그들을 구원하셨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야훼 하느님을 군사적인 위기에 도움을 주는 분으로 생각했고 바알은 농사의 성공을 이루게 하는 신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야훼와 바알을 나란히 섬기는데 큰 갈등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은 판관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교적 혼합주의 경향을 잘 반영해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중에 예언자들은 야훼냐, 바알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백성들에게 강요했던 것이다. 바알 신과는 달리 야훼 하느님은 그 본성이 성적인데 있지 않으며, 성적인 의식을 통하여 경배 받지 않으신다. 야훼 하느님은 자기 자신을 인간의 역사 속에 나타내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이다. 바알 종교는 사람이 신들을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스라엘의 신앙은 인간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을 감사하며 하느님을 섬겨야 한다고 보았다.
판관기의 내용
1. 가나안 침공과 정착(1,1-2,5)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몇몇 지파별로 전진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점차적으로 언덕에서 골짜기로, 구릉지대에서 골짜기로 침입하여 평지에 침투해 들어가서 땅을 차지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강력해지면서 가나안족을 아주 몰아내지 않고 부역을 시켰다.
2, 판관 통치하의 이스라엘(2,6-16,31)
이 당시 가나안 사람들은 지방마다 자기들의 특별한 형태의 신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예배는 타락한 성적인 예식과 연관되었었다. 그들은 마술에 의해 신들에게 영향을 끼쳐 땅의 비옥과 풍작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그러나 광야에서 온 이스라엘 민족은 십계명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유일 신적이고 우상이 없는 예배와 높은 도덕적 표준을 가진 백성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생활은 광야의 유목적 생활이었으므로 토지의 비옥함에 의존하거나 파종시와 수확기와 연결된 농업적 향연과는 거의 무관한 것이었다.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정착하여 농업적인 직업에 종사하기 시작하자 광야에서 지키던 엄격한 율법과 도덕적 원칙에서 벗어나 가나안 사람들이 가졌던 바알 종교의 나태하고 방종한 예배 형식에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못할 짓들을 많이 하고 하느님을 등지게 된다. 야훼 하느님은 이러한 이스라엘을 적에게 침략을 받게 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심한 곤경에 빠지면 야훼께서는 판관들을 보내셔서 약탈자들의 손에서 그들을 건져 내시곤 하셨다.
3. 단과베냐민(17,1-21,25)
단과 베냐민 지파는 둘 다 영향력이 크고 세력이 강한 에브라임과 유다 지파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단에 관한 이야기는 그 지파의 종교가 우상숭배의 형태로 타락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베냐민에 관한 이야기는 그 지파를 거의 전멸상태로 이끈 당시 이스라엘의 무법상태와 부도덕한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비극적인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참을성이 많으시며, 이해를 초월하는 사랑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보살피시고 그들과의 계약을 충실히 지키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가 있다.
<허영엽(마티아)신부님의
소공동체길잡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