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세 기
구약의 맨 첫 번째 책인 창세기는 세상과 인간의 시작, 하느님 백성인 이스라엘의 기원에 대해서 쓰여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은 책이름을 붙일 때 그 책에 첫 단어나 첫 문장의 한 단어를 따서 사용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암시하는 것에 따라서 “시작, 기원” 이란 뜻으로 창세기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창세기는 구약 성경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오경의 첫 번째 책이기도 합니다. 세상과 인류의 기원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아브라함의 선택으로 이어지며 요셉의 이야기로 마무리되는데, ‘탈출기~신명기’의 서막 역할도 합니다.
창세기의 내용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에 살게 된 인류의 시작을 다루는 1-11장과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요셉 등 성조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12-50장으로 구분됩니다.
* 창세기 1-11장(기원사) : 세상의 창조, 남녀의 창조와 낙원에서의 추방,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 노아의 홍수와 계약 등의 설화들은 인류에 관한 주요 문제들, 즉 인류의 기원, 성, 죽음, 자유, 폭력, 세상의 종말 등과 같은 문제에 답을 주고자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선물 하셨으며, 비록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인간과 맺으신 관계를 끊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 창세기 12-50장(성조사) : 네 명의 선조들과 그 아내들(아브라함과 사라, 이사악과 레베카, 야곱과 레아와 라헬, 요셉과 이집트 대사제의 딸 아스낫)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성조사는 인간의 소명과 나약함, 하느님과의 관계에 대해 알려줍니다.
성조사는 주님께서 아브람(아브라함)을 부르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12,1) 우르 지방을 떠나 하란에 살고 있던 아브람에게 ‘땅, 후손, 축복을 약속’하시면서(12) 계약을 맺으시고, 이름을 바꿔 주시고, 계약의 표징으로 할례 받을 것을 요청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외아들 이사악 대신 당신께서 마련해주신(‘야훼 이레’) 숫양을 봉헌하도록 하시면서, 후손을 통한 복의 전달을 약속하십니다. 그리고 이사악은 레베카와의 사이에서 에사우와 야곱을 얻습니다.
에사우는 살갗이 붉고 온몸이 털투성이인 사냥꾼입니다. 특별히 아버지 이사악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불콩죽에 ‘맏아들의 권리’를 팔아넘기고, 축복을 동생에게 빼앗깁니다.
야곱은 형 에사우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태어납니다. 온순한 사람으로 천막에서 머물렀고 어머니 레베카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형에게서 맏아들의 권리와 축복을 가로챕니다. 그리하여 하란에 있는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달아나다가, 베텔(‘하느님의 집’)에서 꿈을 꾸어 하느님을 체험합니다. 외삼촌 라반 집에서 14년간 살다가 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형 에사우를 만나기 전날 밤 야뽁 건널목에서 하느님과 밤새 씨름을 하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야곱은 네 명의 아내(레아, 라헬, 질파, 빌하) 사이에 열두 아들과 한 명의 딸을 두었습니다.
요셉(37; 39-50)은 아버지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하여 형제들로부터 시기를 받았습니다. 이집트로 팔려간 요셉은 일곱 해의 풍년과 흉년에 관한 파라오의 꿈을 풀이하여 이집트의 재상이 되었습니다. 극심한 흉년에 곡식을 사러온 형제들과 만나 화해하고, 아버지 야곱을 포함하여 가족 모두가 이집트로 옮겨 옵니다. 유언을 통해 하느님께서 반드시 찾아오시어 이집트 땅에서 이들을 이끌어 내시고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약속 하신 땅으로 데려가실 것임을 알려줍니다.
창세기의 신학적 주제
하느님의 약속 : 창세기는 특히 성조사를 통해 ‘하느님의 약속(땅과 후손과 축복)’이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제시하는데, 구약 성경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신 앙 여정의 시작을 알려줍니다.
하느님 약속의 실현 : 아브라함을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의 번성을 통해 하느님 약속의 실현을 보여줍니다.
갈등과 화해의 여정 : 한 가족 또는 한 공동체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관계(형제 살해까지 포함한)와 화해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허영엽(마티아)신부님의
소공동체길잡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