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 기
욥기는 기원전 587년 바빌론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성전이 파괴된 뒤 바빌론으로 끌려간 유다인들이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고뇌하는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욥의 고통을 인과응보의 신명기적 원칙에 따라 설명하려는 친구들과 달리 인간의 선행을 넘어서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구원의 핵심으로 제시합니다. 즉 ‘사람은 어떤 존재인지’, ‘하느님과의 진정한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일러줍니다.
욥기의 내용
욥기는 산문(서문과 결문)과 운문(본문: 3,1-42,6)의 ‘이중 구조’를 보이는데, 산문체 부분에서는 매우 경건한 신앙인의 모습을, 운문체 부분에서는 하느님을 거침없이 비난하고 저항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욥기를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욥기 1-2장 : 산문으로 된 머리말로, 우츠 출신의 흠 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욥은 사탄에 의해 재산과 자녀들을 잃고 온몸의 부스럼으로 고통을 겪는 가운데 아내의 몰이해까지 겪습니다.
욥기 3-31장 : 운문으로 된 욥과 그의 세 친구들(테만 사람 엘리파즈, 수아 사람 빌닷, 나아마 사람 초파르) 사이의 대화 부분입니다. 세 친구들은 이스라엘의 전통 사상인 신명기적 사고(고통은 죄에 대한 벌) 에 따라 욥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빌 것을 권고 합니다. 그러나 욥은 자신이 무죄함에도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그 부당함을 항변합니다. 이로써 인간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불공평한 삶의 문제와 하느님에 대한 편협한 이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욥기 32-37장 : 운문으로 된 엘리후의 담론으로 ‘세 친구와의 논쟁’ (2,7-31,40)과 ‘하느님의 등장’(38,1-42,6)을 연결합니다. 엘리후는 항변하는 욥에 대해 적절한 반론을 하지 못하는 세 친구를 대신하여 고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인간은 고통을 통해 자기중심적 삶의 태도를 벗어나 하느님을 진실로 알게 된다고 일깨웁니다.
욥기 38,1-42,6 : 운문으로 된 주님과 욥 사이의 대화 부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폭풍우 속에서 여러 질문을 통해 당신이 세상 만물의 주재자 이심을 말씀하십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 앞에 자신이 피조물임을 깨달은 욥은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음을”(42,2) 알았다고 고백합니다. 욥은 자신에게 고통을 허락하신 분도 하느님이요, 그 고통에서 자신을 구원하실 분도 하느님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고통은 죄의 결과가 아니며, 오히려 하느님을 직접적으로 만나게 하는 은총의 자리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고통을 통해 인간은 한계를 지닌 부족한 존재이며, 삶의 주인은 인간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이심을 깨달아야함을 일깨워 줍니다.
욥기 42,7-17 : 산문으로 된 맺음말 부분으로 하느님께서는 욥의 기도를 들으시고 세 친구를 용서하십니다. 그리고 욥에게 이전보다 더 많은 재물과 자녀들을 주시고, 성조들처럼 수를 다하고 죽게 하십니다.
<허영엽(마티아)신부님의 소공동체길잡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