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카베오(하)

2015. 5. 14. 오후 8:21:18

글자

 

마카베오(하)

 

 

제1장

 

이집트에 있는 유대인들에게 보내는 첫째 편지

1 예루살렘과 유다 땅에 사는 유대인들이 이집트에 사는 유다인 동포들에게 인사드리며 여러분이 진정한 평화를 누리시기를 빕니다.

2 또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하시고 당신의 충실한 종들인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더불어 맺으신 계약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3 그리고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을 경배하고 큰마음으로 기꺼이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의욕을 주시도록 기원합니다.

4 또한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셔서 여러분이 하느님의 법과 계명을 받아들이게 해주시고 평화를 내려주시기를 빕니다.

5 그뿐 아니라 여러분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여러분을 받아주시고, 여러분이 역경에 처해 있을 때 여러분을 버리시지 말도록 기원합니다.

6 우리는 지금 이 시각에도 여기서 여러분을 위해서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7 169년 데메드리오 왕 때에 우리 유대인들이 여러분께 드린 편지 내용과 같이 야손과 그의 일당들이 우리의 거룩한 땅과 왕국에 대해서 반란을 일으켜 우리가 여러 해 동안 환란과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8 그들은 성전문을 불사르고 무고한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우리는 주님께 기도를 드렸고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희생제물과 고운 밀가루를 바치고 성전을 등불로 밝히고 제단에 떡을 드렸습니다.

9 이 일을 생각하여 이제 우리는 여러분께 기슬레우월에 초막절을 지키시도록 권고하고 싶습니다. 180년.

 

이집트에 있는 유대인들에게 보내는 둘째 편지

10 예루살렘과 유다의 온 주민들과 원로원 의원들과 함께 나 유다가 이 편지를 씁니다. 프톨레매오 왕의 스승이며 거룩한 사제직을 맡은 가문의 한 사람인 아리스토불로와 이집트에 있는 유대인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건강을 빕니다.

11 우리가 왕과 대항해서 싸우는 동안 여러 번 큰 위험으로부터 구해 주신 하느님께 크게 감사드립니다.

12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을 침범한 자들을 몰아내 주신 분은 바로 그분입니다.

13 그들의 수령이 아무도 대적할 수 없을 듯이 보이는 큰 군대를 이끌고 페르시아에 도착했을 때, 그 군대는 나네아 여신의 신전에서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나네아 신전의 사제들이 꾸민 계교로 그렇게 되었던 것입니다.

14 안티오쿠스 왕은 그 여신과 결혼한다는 구실 하에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그 곳으로 왔었습니다. 사실은 지참금이라는 명목으로 그 신전의 많은 보화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는 속셈이었습니다.

15 나네아 사제들이 그 보화를 진열해 놓자 안티오쿠스는 소수 부하들을 데리고 신전 경내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안티오쿠스가 신전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사제들은 신전 문을 닫아걸었습니다.

16 그리고는 천장에 뚫어놓은 비밀문을 열고 그 문으로 왕과 그의 일행에게 벼락처럼 돌을 내리 던져서 모두 쓰러뜨렸습니다. 그 다음 그들의 몸을 갈기갈기 찢고 목을 잘라서 신전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던졌습니다.

17 이와 같이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악한 무리에게 벌을 주신 하느님, 영원히 찬미를 받으소서!

18 우리는 기슬레우월 이십오일에 성전 정결예식을 거행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여러분도 초막절과 성화의 축제를 지내게 해드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성화로 말하면 느헤미야가 성전과 제단을 재건하고 희생제물을 드렸을 때 나타난 불입니다.

19 우리 조상들이 페르시아로 끌려갔을 때에 당시의 독실한 사제들이 제단에서 불을 가져다가 마른 우물 속에 깊숙이 감추어두어 아무도 그것을 알아내지 못하게 덮어두었습니다.

20 여러 해 후에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때가 되어 느헤미야가 페르시아 왕의 임명을 받고 유다 나라에 파견되었는데, 그는 그 불을 감추어두었던 사제들의 후손들을 보내서 그 불을 찾게 했습니다. 그들이 가보았더니 흙탕물만 있고 불은 없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보고를 들은 느헤미야는 흙탕물을 길어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21 희생제물로 드릴 것을 제단에 올려놓은 후에 느헤미야는 사제들에게 나무와 그 위에 놓인 것에 그 물을 뿌리라고 명령하였습니다.

22 명령대로 물을 뿌리자 얼마 가지 않아서 구름에 가려있던 해가 비치기 시작하면서 큰 불길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놀랐습니다.

23 희생제물이 타는 동안 사제들은 기도문을 외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함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때, 요나단이 인도를 하고 나머지 사람은 느헤미야를 따라서 응답을 했습니다.

24 그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주님, 만물의 창조자이시며 만민이 두려워하는 강하고 의롭고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그리고 오직 한 분이신 은혜의 임금님,

25 주님만이 모든 것을 주실 수 있고 의로우시고 전능하시고 영원하시며 이스라엘을 모든 악으로부터 구해 주시는 분이시며 우리의 조상들을 택하셔서 그들을 거룩하게 만들어주신 분이십니다.

26 주님의 온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 드리는 이 제물을 받아주시고 주님의 차지인 이 백성을 지켜주시고 거룩하게 해주소서.

27 흩어진 우리의 백성을 한 곳에 모아주시고 이방 사회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우리 백성을 해방시켜 주시며 멸시와 미움을 받으며 사는 우리들을 돌보아 주셔서 이방인들로 하여금 주님께서 우리의 하느님이심을 알게 하소서.

28 우리를 억누르고 오만하게 학대하는 자들에게 벌을 내리소서.

29 모세가 약속한 대로 주님의 백성을 주님의 거룩한 땅에서 살게 하소서.”

30 이 기도를 올리자 사제들이 찬미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31 제물이 다 탄 후에 느헤미야는 나머지 물을 큰 돌들 위에 부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32 명령대로 하자 불길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제단에서 비쳐오는 찬란한 빛 때문에 그 불빛은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33 이 사실은 세상에 알려지고 페르시아 왕의 귀에까지 들어갔는데, 페르시아로 끌려갔던 사제들이 불을 감추어두었던 자리에서 물이 발견되었다는 것과 느헤미야와 그의 동료들이 그 물로 희생제물을 깨끗하게 하였다는 말을 듣고

34 페르시아 왕은 사실을 확인한 후에 그 자리에 담을 치고 성역으로 만들었습니다.

35 왕은 거기에서 나오는 큰 수입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36 느헤미야와 그의 동료들은 그 물을 '넵타르'라고 불렀습니다. 그 말은 정결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프타'라고 부릅니다.

 

제2장

 

1 우리의 보존 문서 속에서 예언자 예레미야의 이야기를 읽을 수가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잡혀간 사람들에게, 앞에서 말한 그 제단불을 가지고 가라고 명령했습니다.

2 그뿐 아니라 예레미야는 그들에게 율법을 주면서 주님의 계명을 잊지 말 것과 금과 은으로 만든 우상과 그 장식물을 보더라도 미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었습니다.

3 그 밖에도 이와 비슷한 충고를 했지만 그 중에서도 예언자는 그들의 마음에서 율법이 떠나지 않게 하라고 일렀습니다.

4 같은 기록에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예레미야는 모세가 하느님께서 주신 땅을 보려고 올라갔던 그 산으로 갈 때에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장막과 계약궤를 따라다니게 하였습니다.

5 예레미야가 그 곳에 이르렀을 때에 동굴 속에서 방을 하나 발견하고 그 속에다 장막과 계약궤와 분향 제단을 안치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입구를 막아버렸습니다.

6 그와 함께 갔던 몇 사람이 그 길에 표시를 하려고 그 곳으로 가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7 예레미야는 이 말을 듣고 그들을 꾸짖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다시 모으시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실 때까지는 그 장소는 아무도 모르게 감추어두어야 한다.

8 그 때에 가서 주님께서 이런 일들을 다 드러내 보이시고 주님의 영광과 구름이 나타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모세 시대에 나타났던 것과 같으며, 솔로몬이 그 거룩한 곳이 영광스럽게 하느님께 바쳐지도록 기도했을 때 나타났던 것과 같다."

9 또 솔로몬이 지혜롭게도 성전을 완공하고 봉헌할 때 희생제물을 드린 이야기가 있습니다.

10 모세가 주님께 기도를 드리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희생제물을 태워버렸듯이 솔로몬이 기도를 드렸을 때에도 불이 내려와 번제물을 태워버렸습니다.

11 모세는, "속죄의 제물은 사람이 먹어보지 않은 것이므로 불살라졌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12 솔로몬도 같은 모양으로 팔 일간 축제를 지냈습니다.

13 위에 말한 기록문서와 느헤미야의 회고록에는 이런 이야기 이외에 느헤미야가 책을 수집하여 도서관을 세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왕들에 관한 책과 예언자들과 다윗이 쓴 글과 제물을 드리는 일에 관해서 여러 왕들이 쓴 편지가 들어 있습니다.

14 이와 같이 유다도 전쟁 때문에 흩어졌던 책들을 모아서 전해 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그 책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15 그 책들이 필요하셔서 사람을 보내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16 우리는 지금 성전 정결 예식을 거행하려고 하면서 이 편지를 씁니다. 여러분도 그 축제를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17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백성을 구원하셨고 그들 모두에게 그들이 차지할 땅과 왕국과 사제직과 거룩한 예식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18 이것은 하느님께서 율법을 통해서 약속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멀지 않아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우리를 하늘 아래에 있는 모든 지방으로부터 당신의 거룩한 땅으로 모아주실 것을 믿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 번 큰 위험에서 우리를 건져주셨고 당신의 거룩한 땅을 정결하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19 키레네 사람 야손이 쓴 다섯 책 속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유다 마카베오와 그의 형제들의 이야기, 위대한 성전의 정결예식과 제단 봉헌에 관한 이야기,

20 그들이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와 그의 아들 유파톨하고 싸운 이야기,

21 또 유다교를 위해서 용감하게 싸운 영웅들이 하늘로부터 내려온 천사들의 도움으로 적은 병력으로 온 땅을 점령하고 많은 야만인들을 몰아내고

22 온 천하에 이름난 그 성전을 회복하고 예루살렘 성을 해방시키고 거의 없어져 가던 법을 재확립한 이야기와, 주님께서 그들에게 모든 원조를 베풀어주신 이야기 등이다.

23 키레네 사람 야손이 이렇게 자세하게 써놓은 이야기를 우리는 요약해서 책 한 권에 담으려 한다.

24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을 생각하고 또 자료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이 역사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어지럽게 될 것을 생각하고

25 우리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고 그 내용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주어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26 이 많은 자료를 요약하는 일은 많은 노고가 필요한 것이고 따라서 이 일을 계획한 우리에게는 밤잠을 못 자고 땀 흘려 일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27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연회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이 어려운 일을 해보려고 한다.

28 매 사건의 자세한 내용에 관해서는 원 저작에 양보하고 우리는 다만 간단하게 요약하는 일에만 노력하겠다.

29 집을 새로 지을 때에 건축가는 집 구조 전체를 보살펴야 하지만 납화나 사생화로 장식할 책임을 맡은 사람은 그 집에 알맞은 장식이 되도록 연구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30 문제점을 찾아내고 일의 전모를 파악하여 각 부분을 자세히 살피는 것은 역사서의 원저자가 할 일이다.

31 그러나 요약한 책을 쓰려고 하는 사람은 사건의 세밀한 내용을 피하고 표현을 간결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32 그러니 더 이상 덧붙일 것 없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역사를 쓰는 데 있어서 서문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역사 자체를 생략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제3장

 

1 대사제 오니아스가 하느님을 잘 공경하고 악을 멀리한 덕으로 거룩한 예루살렘 성에서는 사람들이 완전한 평화를 누리고 율법을 잘 지키며 살았다.

2 그 때에는 이교도들의 왕들도 성소를 존중히 여기고, 최고의 선물을 바쳐서 성전의 영광을 드러냈다.

3 아시아의 왕 셀류코스까지도 자기 수입에서 희생제사를 드리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

4 그런데 빌가 가문 출신으로서 성전의 경리 책임을 맡았던 시몬이란 자가 있었는데 그와 대사제 사이에 예루살렘의 시장 관리권에 대해서 의견 충돌이 생겼다.

5 시몬은 오니아스를 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때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 총독으로 있던 다르소 출신 아폴로니우스에게 가서

6 예루살렘의 성전 금고에 말할 수 없이 많은 돈이 가득 차 있다는 것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 돈은 제사용이 아니므로 왕이 마음대로 가질 수도 있다고 일러주었다.

7 아폴로니우스는 왕을 찾아가 자기가 들은 대로 성전에 있는 돈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총리대신 헬리오도로스를 뽑아 예루살렘으로 보내며 그 돈을 몰수해 오라고 명령하였다.

8 헬리오도로스는 즉시 예루살렘으로 떠났다. 겉으로는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여러 도시들을 시찰하러 가는 것처럼 꾸몄으나 사실은 왕의 뜻을 이루기 위한 여행이었다.

9 헬리오도로스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예루살렘의 대사제에게서 정중한 환영을 받았다. 그는 자기가 들은 정보를 그에게 이야기하고 자기가 예루살렘을 방문한 목적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사실 여부를 캐물었다.

10 대사제는 금고 안에 얼마만큼의 저축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일부는 과부들과 고아들을 위한 돈이라는 것과

11 또 일부는 토비아의 아들로서 대단히 높은 지위에 있는 히르카노스의 것임을 설명하고, 헬리오도로스가 들은 정보는 불경건한 시몬의 거짓말이며 사실은 그 총액이 은 사백 달란트와 금 이백 달란트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2 그뿐 아니라 신성한 그 성소와 온 세상 사람들이 존중히 여기는 신성불가침의 이 성전을 믿고 사는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13 대사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헬리오도로스는 왕의 명령대로 그 돈은 몰수하여 왕의 금고에 넣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4 그래서 헬리오도로스는 날짜를 정하여 금고 안에 저축된 돈을 조사하려고 그 곳으로 들어갔다.

15 온 예루살렘은 큰 걱정에 잠겼다. 사제들은 제복을 입고 제단 앞에 엎드려 율법을 주신 하느님께 부르짖으며 돈을 맡긴 사람들을 위해 그 돈이 완전하게 지켜지도록 기도했다.

16 대사제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안색이 변하고 표정이 달라져, 그를 보는 사람마저 마음이 아팠다.

17 대사제는 공포에 사로잡히고 몸마저 부들부들 떨려, 그를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나 그의 마음속의 고통을 역력히 알 수 있었다.

18 백성들도 성소가 모독을 당하려 하고 있는 순간에 모두 집에서 떼를 지어 나와 함께 기도를 올렸다.

19 슬픔을 나타내기 위해 젖가슴 밑에 삼베를 두른 여자들이 길을 메웠다. 집 안에 갇혀 있던 처녀들은 혹은 문으로 혹은 담으로 뛰어갔고 더러는 창문으로 내다보며

20 모두 팔을 하늘로 쳐들고 탄원하였다.

21 많은 사람들이 서로 섞여서 엎드려 있는 광경과 큰 비통에 잠겨 공포에 떨고 있는 대사제의 모습은 보기에도 처참하였다.

22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전능하신 주님께 성전 금고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시어 언제나 그것을 맡긴 사람들에게 조금도 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해주시기를 빌었다.

23 한편 헬리오도로스는 계획대로 일을 치르려고 하였다.

24 그런데 그가 호위병을 데리고 성전 금고에 가까이 갔을 때 모든 신령들의 왕이시며 모든 권세를 한 손에 쥐신 분이 굉장히 놀라운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그래서 성전을 침범하려고 하던 자들은 이 하느님의 힘에 압도되어 기운을 잃고 기절해 버렸다.

25 휘황찬란하게 성장한 말이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기사를 태우고 그들 눈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그 말은 맹렬하게 돌진하여 앞발을 쳐들고 헬리오도로스에게 달려들었다. 그 말을 타고 나타난 기사는 황금갑옷을 입고 있었다.

26 그와 함께 두 젊은 장사가 나타났는데 그들은 굉장한 미남인데다가 입고 있는 옷마저 휘황찬란하였다. 그들은 헬리오도로스 양쪽에 하나씩 서서 그를 쉴 새 없이 채찍으로 때려 큰 타격을 주었다.

27 헬리오도로스는 꼼짝없이 땅에 넘어져 짙은 어둠 속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거두어 들것에 얹어놓았다.

28 많은 수행원들과 호위병을 데리고 성전 금고에 들어갔던 그는 이제는 자기 몸도 가눌 수 없게 되어 하느님의 주권을 밝히 깨닫는 사람들에 의해서 운반되었다.

29 이렇게 그가 하느님의 호된 매를 맞고 다시 살아날 아무런 희망도 없이 입이 막혀 넘어져 있을 때에

30 유다인들은 당신의 성소를 영광스럽게 해주신 주님께 찬미를 드렸다. 이렇게 되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통 공포와 혼란 속에 빠졌던 성전은 전능하신 주님이 나타나심으로써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31 이렇게 되자 헬리오도로스와 같이 왔던 사람 몇몇이 급히 오니아스에게로 가서 헬리오도로스가 쓰러져 마지막 숨을 넘기려고 하니 그 목숨을 살려주시도록 지극히 높으신 분께 기도해 주기를 청하였다.

32 대사제는 유다인들이 헬리오도로스에게 무슨 나쁜 일을 한 것처럼 왕이 생각할까 두려워서 희생제물을 바쳐 헬리오도로스의 회생을 위하여 기도 드렸다.

33 대사제가 용서를 비는 제사를 드리고 있을 때에 좀 전에 나타났던 청년이 먼저와 같은 옷을 입고 헬리오도로스에게 다시 나타나 그 앞에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대사제 오니아스에게 천번 만번 감사하여라. 주님께서 그를 보시고 네 목숨을 살려주셨다.

34 천벌을 받았던 너는 지금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위대하신 능력을 알려라.” 이 말을 마치고 청년들은 사라졌다.

35 헬리오도로스는 희생제물을 바치고 자기 목숨을 구해 주신 주님께 온갖 맹세를 다 한 다음 오니아스와 고별 인사를 나누고 자기 군대를 인솔하여 왕에게로 돌아갔다.

36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기적을 직접 자기 눈으로 본 헬리오도로스는 모든 사람에게 그 사실을 증언하였다.

37 왕이, "다시 한 번 사람을 예루살렘으로 보내려면 어떤 사람이 좋겠느냐?"고 물었을 때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38 "폐하의 원수가 있다든가 폐하의 왕권을 노리는 자가 있으면 그자를 그리로 보내십시오. 그러면 그자는 그 곳에서 호되게 매를 맞아 시체로 돌아오거나 아니면 반쯤 죽어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그 곳 성전은 분명히 하느님의 특별한 힘이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 곳은 하늘에 사시는 분이 지키고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39 나쁜 생각을 품고 그 곳에 가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이 내리쳐서 없애버립니다."

40 헬리오도로스에 관한 이야기와 성전 금고의 수호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난다.

 

제4장

 

1 시몬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자기 나라를 배반하여 성전 금고에 관해서 밀고한 자인데 그는 오니아스를 모함하여, 헬리오도로스를 공격하고 그에게 온갖 악행을 저지른 장본인이 바로 오니아스라고 말하였다.

2 예루살렘의 은인이요 자기 동족의 보호자이며 율법의 열렬한 수호자인 오니아스에게 시몬은 감히 국가의 반역자라는 낙인을 찍었던 것이다.

3 오니아스에 대한 시몬의 적개심이 극도에 달하여 시몬의 심복 중 한 사람은 많은 유다 사람을 살육하기에 이르렀다.

4 오니아스는 분쟁이 심상치 않게 되었고 또 메네스테우스의 아들이며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총독인 아폴로니우스가 시몬의 악행을 조장만 하고 있는 것을 보고

5 왕을 찾아갔다. 그 목적은 자기 동족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온 백성의 전체적인 이익과 개개인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이었다.

6 오니아스는 왕의 조정이 없으면 이 나라는 앞으로 평화를 누릴 수 없을 뿐더러 시몬은 자기의 어리석은 행위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7 셀류코스가 죽고 에피파네스라고 불리는 안티오쿠스가 그 왕위를 계승했을 때에 오니아스의 동생 야손이 부정한 수단으로 대사제직을 손에 넣었다.

8 야손은 왕을 알현하고 은 삼백육십 달란트와 또 다른 수입원에서 팔십 달란트를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9 그리고 왕이 자기에게 경기장을 건축할 권한과 청년 훈련소를 세울 권한과 예루살렘에 안티오쿠스 청년단을 결성할 권한을 준다면 백오십 달란트를 더 바치겠다고 약속하였다.

10 왕은 이것을 승낙하였다. 야손은 왕의 승낙을 받아 직권을 쥐자마자 자기 동족들의 생활을 그리스 식으로 바꾸어놓았다.

11 그는 유다인들이 유폴레모스의 아버지 요한의 주선으로 다른 왕들에게서 받았던 특혜를 폐기시켰다. 유폴레모스는 전에 로마 사람과 우호동맹조약을 맺기 위해 로마에 사신으로 갔던 사람이다. 야손은 유다 율법에 의한 여러 제도를 없애버리고 율법에 반대되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도입하였다.

12 그는 요새 도시의 성 바로 밑에 경기장을 재빨리 건축하고 가장 우수한 청년들에게 그리스 식 모자를 쓰게 했다.

13 이렇게 불경건한 사이비 대사제 야손의 극심한 모독적인 행위로 그리스화 운동은 극도에 달하였고 이국의 풍습이 물밀듯 쏟아져 들어왔다.

14 그래서 사제들은 제단을 돌보는 일에는 열성이 없어져 성전을 우습게 생각하고 희생제물을 바치는 일은 할 생각도 안 했으며 원반던지기를 신호로 경기가 시작되기가 바쁘게 경기장으로 달려가서 율법에 어긋나는 레슬링 경기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휩쓸렸다.

15 이렇게 선조 때부터 내려오는 명예로운 전통을 짓밟고 그리스 문화를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16 바로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심각한 재난에 빠지게 되었다. 그들이 그리스 식의 생활양식을 추구하여 그것을 모두 모방하려고 하였지만 그리스인들은 그들을 적대시하고 압박을 가하였던 것이다.

17 하느님의 법을 어기고 벌을 받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은 다음 시대가 증명해 줄 것이다.

18 오 년마다 띠로에서 열리는 경기에 왕이 임석하였는데,

19 추잡한 야손은 예루살렘의 안티오쿠스 청년 단원 중에서 대표를 뽑아 헤르쿨레스 신에게 희생제물을 바칠 비용으로 은 삼백 드라크마를 들려서 참관인으로 보냈다. 그러나 그 사람들까지도 그 돈을 정당하게 쓰지 않고 이런 희생제물의 비용으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20 그 돈을 가지고 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야손이 헤르쿨레스 신에게 희생제물을 바치는 데 쓰라고 준 돈이지만 그 돈은 결국 삼층으로 된 전함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21 메네스테우스의 아들 아폴로니우스가 이집트의 필로메토르 왕의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이집트로 파견되었다. 그를 보낸 안티오쿠스는 이집트 왕이 자기와 적대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자기의 안전을 도모하여 요빠로 해서 예루살렘에 이르렀다.

22 거기에서 그는 야손과 예루살렘 시민들이 횃불을 들고 환호성을 올리며 대환영을 하는 가운데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갔다. 그는 거기에서 또 군대를 이끌고 페니키아로 들어가서 진을 쳤다.

23 3년 후, 야손은 앞에 말한 시몬의 동생 메넬라오스를 왕에게 보내어 돈을 전달하고 몇 가지 중요한 일들의 결재를 받아오게 하였다.

24 그러나 메넬라오스는 왕을 만나서 자기가 가장 큰 권위를 가진 것처럼 꾸며 야손보다 은 삼백 달란트를 더 바쳐 대사제직을 차지하였다.

25 그는 왕명을 받들고 돌아왔지만 대사제직을 맡을 만한 위인이 아니었고, 잔인한 폭군의 기질과 야수같이 포악한 성격을 지닌 자였다.

26 이렇게 야손은 자기 형을 몰아냈다가 자기도 다른 사람에게 몰려나서 암몬 사람들의 고장으로 도망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27 대사제직에 오른 메넬라오스는 왕에게 약속한 돈을 바치지 않았다.

28 그래서 예루살렘의 사령관이며 세금 징수관이기도 하였던 소스트라토스는 그 돈을 바치라고 독촉하였다. 이 두 사람은 결국 이 사건 때문에 왕에게 불려가게 되었는데

29 그 동안 메넬라오스는 자기 동생 리시마코스를 대사제 대리로 앉히고 소스트라토스는 키프로스 군의 사령관 크라테스를 자기 대리로 앉혔다.

30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동안 다르소와 말루스 사람들은 자기들의 지방이 왕의 첩 안티오키스에게 선물로 증여되었다는 것을 알고 폭동을 일으켰다.

31 그래서 왕은 고관 중의 한 사람인 안드로니쿠스에게 모든 일을 위임하고 폭동을 진압하러 급히 그리로 달려갔다.

32 그러자 메넬라오스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여 성전에서 쓰는 금그릇들을 훔쳐내다가 안드로니쿠스에게 바쳤다. 그는 이미 띠로와 그 부근 여러 도시에 성전 기물을 팔아먹은 적이 있었다.

33 이런 비행을 확실히 알게 된 오니아스는 안티오키아 근처에 있는 다푸네라는 불가침의 장소로 피난하여 그를 맹렬히 비난하였다.

34 그래서 메넬라오스는 안드로니쿠스와 손을 잡고 그에게 오니아스를 살해하라고 청하였다. 안드로니쿠스는 오니아스를 찾아가서 맹세까지 하며 악수를 청하고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속임수였다. 오니아스는 의심을 하면서도 설득에 못이겨 피신처에서 나왔다. 그러자 안드로니쿠스는 정의도 아랑곳없이 그 자리에서 그를 죽여 버렸다.

35 유다인들은 물론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 부당한 살해 사건에 대해서 몹시 분개하고 분노를 터뜨렸다.

36 왕이 길리기아에서 돌아왔을 때에 안티오키아의 유다인들은 불의를 개탄하는 그리스인들과 함께 왕을 찾아가 오니아스의 피살 사건을 호소하였다.

37 안티오쿠스는 몹시 슬퍼하며 측은해 하였다. 그는 생각이 깊고 행동이 온건하였던 오니아스를 생각하고 눈물을 흘렸다.

38 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당장 안드로니쿠스의 진홍색 옷을 벗겨 버리고 속옷까지 찢어버린 다음 그를 시내로 끌고 다니다가 오니아스에게 불의를 저질러 피를 흘리게 한 바로 그 장소에서 죽여 버렸다. 이렇게 하여 주님은 가해자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내리셨던 것이다.

39 예루살렘에서는 성전 기물이 도난당하는 일이 빈번하였는데 그것은 메넬라오스의 묵인 하에 리시마코스가 저지른 짓이었다. 많은 황금기물들이 없어졌다는 소문이 사방에 널리 퍼지자 사람들은 리시마코스를 규탄하러 몰려들었다.

40 분노에 찬 군중이 폭동을 일으키자 리시마코스는 장정 삼천 명을 모아가지고 나이는 많지만 미련하기 짝이 없는 아우라노스라는 자를 앞장세워 폭도들에게 악랄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41 군중은 리시마코스가 공격해 오는 것을 알고 어떤 사람은 돌을 들고 어떤 사람은 몽둥이를 들고 또 어떤 사람은 가까이 있는 재를 손에 가득 집어가지고 리시마코스와 그 주위에 있는 부하들에게 마구 던져서 수라장을 이루었다.

42 그 결과 적군들은 부상을 많이 입고 죽기도 하고 나머지는 모두 도망쳐 버렸다. 성전 기물을 도둑질한 그 장본인은 성전 금고 근처에서 살해당했다.

43 이 사건에 관련되어 메넬라오스까지 고발당하였다.

44 왕이 띠로에 왔을 때에 유다인들의 의회에서 파견된 세 사람이 그 사건을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45 메넬라오스는 자기가 불리한 입장에 있음을 깨닫고 도리메네스의 아들 프톨레매오에게 많은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왕을 설득시켜 달라고 부탁하였다.

46 그래서 프톨레매오는 바람을 쐬러 나가는 체하면서 왕을 회랑으로 데리고 나가 그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47 이렇게 해서 왕은 모든 악행의 장본인이었던 메넬라오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고 오히려 그 불운한 사람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그 사람들은 극악무도한 스키티아인들 앞에 나타났다 하더라도 무죄 석방되었을 사람들이었다.

48 그들은 예루살렘과 백성들과 성전 기물들을 수호하기 위해서 고소를 제기했다가 느닷없이 이와 같은 부당한 처형을 당한 것이다.

49 띠로 사람들까지도 이 악행에 분개하여 죽은 사람들을 성대하게 장사지내 주었다.

50 그러나 메넬라오스는 권력자들의 탐욕을 이용해서 제자리를 유지하였고 더욱더 나쁜 짓을 하여 동포를 배반하는 원흉이 되었다.

 

제5장

 

1 이 무렵에 안티오쿠스 왕은 제이차 이집트 원정을 개시했다.

2 그런데 금실로 수놓은 옷을 입고 한 손에 창을 들고 또 한손에 칼을 빼들고 완전무장한 기병대가 예루살렘 상공을 두루 뛰어다니는 광경이 거의 40일간 나타났다.

3 이 기병대는 양쪽으로 갈라져서 서로 공격과 반격을 되풀이하였는데, 그들은 방패를 손에 들고 창을 휘두르며 화살을 날렸다. 그들의 말은 황금마구로 번쩍였고 기병들은 여러 가지 갑옷을 입고 있었다.

4 이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이 광경이 좋은 징조이기를 바랐다.

5 한편 안티오쿠스가 죽었다는 헛소문이 떠돌았다. 이 말을 듣고 야손은 천 명이 넘는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을 기습하였다. 성벽을 지키던 수비대는 쫓겨 가고 예루살렘 성은 드디어 함락되었다. 그래서 메넬라오스는 성 안 요새 속으로 도망쳐 돌아갔다.

6 야손은 무자비하게도 자기 동포를 마구 학살했다. 그는 동족을 희생하여 얻은 성공이 최대의 실패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동포에게서 빼앗은 전리품을 적으로부터 빼앗은 것처럼 생각하였다.

7 이렇게 음모를 했지만 그는 주권을 장악하지는 못하고 결국은 오명투성이가 되어 암몬 땅으로 다시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8 거기에서 그는 아라비아인의 통치자 아레타스에게 체포되었다가 빠져 나와 이 도시 저 도시로 도망치면서 모든 사람의 추격을 당하고 율법의 배신자로서 증오를 받고 자기 조국과 동족을 박해한 자로서의 미움을 받았으며 끝내는 이집트로 쫓겨 갔다. 이렇게 그 생애의 마지막은 처참한 파국에 이르렀다.

9 많은 사람들을 조국에서 추방했던 그는 배를 타고 스파르타로 건너가서 자기 동족과 우호 관계를 맺었던 그 사람들의 보호를 받으리라고 희망했지만 그 곳 타향에서 죽고 말았다.

10 많은 사람을 죽여서 제대로 묻어주지도 않고 그 시체를 마구 버렸던 그는 죽어서 아무도 슬퍼해 주는 이 없이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선조들의 무덤 속에 묻히지도 못했다.

11 이러한 이야기가 안티오쿠스 왕의 귀에 들어가자 왕은 유다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생각하여 크게 격분하였다. 그는 이집트를 떠나 예루살렘을 맹렬히 공격하여 점령해 버렸다.

12 거기에서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가차 없이 칼로 쳐 죽이고 집으로 도망간 사람들을 모두 학살해 버리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13 이렇게 되어 젊은이와 늙은이의 살육, 여자와 어린이의 학살, 처녀와 젖먹이의 도살이 자행되었다.

14 단 사흘 만에 팔만 명이 살해되었는데 그 중 사만 명은 백병전을 하다가 죽었다. 그뿐 아니라 노예로 잡혀간 사람의 수도 살해된 사람의 수만큼 많았다.

15 안티오쿠스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무엄하게도 세계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성전으로 들어갔다. 왕을 인도한 사람은 자기 율법과 조국을 배반한 메넬라오스였다.

16 안티오쿠스는 거룩한 기물에 그 더러운 손을 대고 또 다른 왕들이 이 성전의 발전과 영광과 영예를 위해서 바쳤던 봉헌물을 그 더러운 손으로 마구 쓸어갔다.

17 이 곳 사람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주님께서 분노하시어 잠시 동안 그 성전을 돌보아 주시지 않고 있음을 모르고 안티오쿠스는 잔뜩 오만에 부풀어 있었다.

18 만일 이 곳 백성이 많은 죄를 짓지 않았다면 전에 셀류코스 왕의 파견으로 성전 금고를 조사하러 왔던 헬리오도로스와 마찬가지로 안티오쿠스도 성전에 들어가자마자 채찍으로 얻어맞아 그런 방자한 행동은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19 그러나 주님께서는 성소를 유지하기 위해 백성을 택하신 것이 아니라 백성의 복리를 위해 성소를 택했던 것이다.

20 그래서 성소 자체도 백성들에게 닥쳐온 재난을 함께 입었고 후에 그들의 행운도 함께 나누었다. 전능하신 주님께서 노하셨을 때 버림을 받았던 성소가 그 위대하신 주님과 화해하게 되었을 때 다시 그 모든 영광을 되찾았던 것이다.

21 안티오쿠스는 성전에서 천팔백 달란트 어치의 금품을 실어내 가지고 안티오키아로 급히 돌아갔다. 육지에 배를 띄우고 바다를 도보로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의 마음은 오만에 부풀어 있었다.

22 그는 돌아가면서 유다인들을 학대하기 위해 각지에 총독들을 남겨두었다. 예루살렘에는 프리기아 출신으로 자기 임명자보다도 더 포악한 기질의 소유자인 필립보를 임명하고

23 그리짐 산에는 안드로니쿠스를 임명하였다. 이 두 사람 외에도 메넬라오스를 임명하였는데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자기 동족을 더 포악하게 다스리던 자였다. 유다인들에 대한 적개심이 골수에 사무친 안티오쿠스는

24 미시아 사람의 수령인 아폴로니우스에게 군인 이만 이천 명을 딸려 보내 장정은 모조리 죽여 버리고 아녀자들은 노예로 팔라고 명령하였다.

25 아폴로니우스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평화스런 사람처럼 가장하여 유다인들의 거룩한 안식일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유다인들이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고 자기 부하들에게 무장을 하고 행진하도록 명령하였다.

26 그는 이 광경을 보러 나왔던 사람들을 모두 학살하고 무장한 군인들과 함께 온 시내를 돌아다니며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다.

27 그 때에 유다 마카베오는 동지들과 함께 광야로 물러가서 들짐승처럼 산에서 살았다. 그들은 거기에서 자기 몸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오직 풀을 음식삼아 먹고 살았다.

 

제6장

 

1 그 후 얼마 안 되어 안티오쿠스 왕은 아테네의 원로 한 사람을 유다인에게 보내어 그들에게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율법을 버리고 하느님의 율법을 따르는 생활 규범을 버리라고 강요하였다.

2 그리고 예루살렘의 성전을 더럽히고 그 성전을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에게 봉헌하게 하고 그리짐 산의 성소는 그 지방 사람의 소원대로 나그네의 수호신인 제우스에게 봉헌하게 하였다.

3 이와 같이 유다인들이 차마 견딜 수 없을 만큼, 악은 날로 더해만 갔다.

4 이방인들은 이 성전 안에서 온갖 방종과 향락을 일삼았다. 그들은 거룩한 성전 경내에서 창녀들과 놀아나고 부녀자들을 농락하였다. 그뿐 아니라 법에 금지된 물건들을 성역 안으로 끌어들였다.

5 제단에는 율법에 금지된 부정한 고기를 쌓아놓았다.

6 안식일은 물론 조상 전래의 축제도 지킬 수 없었으며 심지어는 자기가 유다인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었다.

7 왕의 탄생일은 매달 지켰으며 그 날에는 유다인들이 끌려가서 지독하게 강요받아 부정한 고기를 먹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디오니소스 축제일이 되면 담쟁이풀로 엮은 관을 쓰고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는 행렬에 참가해야만 했다.

8 프톨레매오의 제안으로 근처에 있는 그리스의 여러 도시에도 칙령을 반포하여 유다인을 괴롭히는 똑같은 정책을 써서 그들에게 부정한 고기를 먹게 하였으며

9 생활양식을 그리스 식으로 바꾸지 않는 유다인들은 모조리 죽여 버리게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비참한 운명이 자기들에게 임박하였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10 과연 어떤 여자 둘이 자기 아들들에게 할례를 베풀었다고 해서 사람들 앞에 끌려 나왔다. 사람들은 그 여자들의 어린애를 젖가슴에 매달게 하고 거리로 끌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보인 다음 높은 성벽에서 떨어뜨려 죽였다.

11 또 어떤 유다인들은 예루살렘 근처 동굴에 함께 모여서 안식일을 몰래 지켰다고 해서 총독 필립보에게 고발되어 한꺼번에 화형을 당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거룩한 안식일을 존중한 나머지 그들 자신을 방어하는 일조차 하지 않았다.

12 나는 독자들이 이 책에서 우리 민족이 당한 재난의 기사를 읽고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징벌은 우리 민족을 멸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채찍질하시려는 것이었다.

13 악한 행동을 오랫동안 그냥 내버려두시지 않고 즉시 징계하신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지극히 인자하시다는 표지이다.

14 주님께서는 이방민족에 대해서는 그들의 죄를 즉시 벌하지 않고 그들의 죄가 막중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신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시지 않고

15 그 때마다 벌을 내리셔서 우리의 죄가 절정에 이르지 않도록 해주셨다.

16 따라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서 자비의 손길을 거두지 않으신다. 비록 우리에게 징벌을 내리신다 하더라도 그것은 당신의 백성을 채찍질하시는 것이지 절대로 버리시는 것이 아니다.

17 이 몇 마디 말로 독자들은 진리를 충분히 깨달았을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18 그 때에 뛰어난 율법학자들 중에 엘르아잘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이미 나이도 많았고 풍채도 당당한 사람이었다. 박해자들은 강제로 그의 입을 열고 돼지고기를 먹이려 했다.

19 그러나 그는 자기 생활을 더럽히고 살아가는 것보다 명예롭게 죽는 것이 낫다고 하여 자진하여 태형대로 가면서

20 그 돼지고기를 뱉어버렸다. 참된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물리칠 용기를 가져야 하는데 엘르아잘이 바로 그런 사람이어서 돼지고기를 뱉어버렸던 것이다.

21 율법에 어긋나는 이 희생제를 관장하는 사람 중에서 엘르아잘과 오랜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그를 따로 불러, 그에게 율법에 어긋나지 않은 다른 고기를 준비했다가 그것을 가져오도록 권하면서 왕의 명령대로 희생제에 바쳐진 고기를 먹는 체하라고 하였다.

22 이렇게 하기만 하면 엘르아잘은 오랜 친분으로 맺어진 사람들의 인정을 이용해서 자기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다.

23 그러나 이 노인은 자기의 나이에 따르는 위엄과 백발이 된 머리를 생각하고, 어렸을 적부터 나무랄 데 없이 살아온 자기 생애를 돌이켜보고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주신 거룩한 율법에 따라야겠다고 생각하여 고결한 결심을 꺾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빨리 죽여 달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24 “만일 그런 짓을 한다면 구십이 다 된 엘르아잘이 이방인들의 풍습을 따랐다고 많은 젊은이들이 생각할 것입니다.

25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이 아까워서 그런 가장된 행동을 한다면 그들도 나 때문에 그릇된 길로 빠지게 될 것이고 이 늙은이에게 치욕과 불명예가 돌아올 것입니다.

26 내가 당장에는 인간의 벌을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살아서나 죽어서나 전능하신 분의 손길을 피할 도리는 없을 것입니다.

27 그러므로 지금 나는 용감하게 죽어 나잇값을 하고자 합니다.

28 또 나는 숭고하고 거룩한 율법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고상하고 훌륭한 죽음을 택하여 젊은이들에게 좋은 표본을 남기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마치고 그는 태형대로 직행하였다.

29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엘르아잘에게 호의를 베풀던 사람들이 엘르아잘이 한 말을 듣고 미친놈의 소리라고 생각하며 돌변하여 그에게 악의를 품게 되었다.

30 엘르아잘은 모진 매에 못 이겨 거의 죽어가면서 신음하는 소리로 말하였다. "주님은 거룩한 지식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내가 죽음을 면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육체적으로 매를 맞아 무서운 고통을 당하고 있으나 하느님을 경애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으로 이 고통을 달게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십니다."

31 이렇게 그는 자기의 죽음을 젊은이에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동포들에게 용기의 모범과 덕행의 본보기로 남기고 죽었다.

 

제7장

 

1 그때에 일곱 형제를 둔 어머니가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왕에게 체포되어 채찍과 가죽끈으로 고문을 당하며 율법에 금지되어 있는 돼지고기를 먹으라는 강요를 받았다.

2 그들 중의 하나가 대변자로 나서서 말하였다. “우리를 심문해서 무엇을 알아내겠다는 것입니까? 우리 조상의 법을 어기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습니다.”

3 이 말을 듣고 왕은 화가 나서 솥과 가마를 불에 달구라고 명령하였다.

4 명령대로 당장에 솥과 가마를 뜨겁게 달구자 남은 형제들과 어머니의 눈앞에서 왕은 그들의 대변자로 나섰던 사람의 혀를 자르고 머리카락을 밀고 사지를 자르라고 명령하였다.

5 완전히 폐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생명이 붙어 있는 그를, 왕은 뜨겁게 달군 솥에 넣어버리라고 명령하였다. 솥에서 연기가 사방으로 멀리 퍼져 나갈 때에 나머지 형제들은 어머니와 함께 서로 격려하고 고상하게 죽자고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6 “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켜보시며 틀림없이 측은히 여겨주실 것입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경고하는 노래 중에도 ‘주께서 당신 종들을 측은히 여기실 것이다.’하고 말한 구절이 있지 않습니까?”

7 이렇게 맏형이 죽은 후에 박해자들은 둘째 아들을 끌어내어 희롱하였다. 그리고 머리 가죽을 머리카락 채 벗겨낸 후 그들은 “네 사지를 다 잘라내기 전에 돼지고기를 안 먹겠는가?”하고 물었다.

8 그는 자기 나라 말로, “절대로 못 먹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그도 맏아들처럼 고문을 당했다.

9 마지막 숨을 거두며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 못된 악마, 너는 우리를 죽여서 이 세상에 살지 못하게 하지만 이 우주의 왕께서는 당신의 율법을 위해 죽은 우리를 다시 살리셔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10 그 다음에는 셋째 아들이 또 고문을 당하였다. 그는 혀를 내밀라는 말을 듣자 곧 혀를 내밀 뿐 아니라 용감하게 손까지 내밀면서 엄숙하게 말하였다.

11 “하느님께 받은 이 손발을 하느님의 율법을 위해서 내던진다. 그러므로 나는 이 손발을 하느님께로부터 다시 받으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12 이 말을 듣고 왕은 물론 그의 부하들까지도 고통을 조금도 아프게 생각하지 않는 그 젊은이의 용기를 놀랍게 생각하였다.

13 셋째가 죽자 그들은 넷째 아들을 같은 방법으로 고문하며 괴롭혔다.

14 그는 죽는 마지막 순간에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사람의 손에 죽어서 하느님께 가서 다시 살아날 희망을 품고 있으니 기꺼이 죽는다. 그러나 너는 부활하여 다시 살 희망은 전혀 없다.”

15 다음에는 다섯째 아들이 끌려 나와 고문을 받았다.

16 그는 왕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도 언젠가는 죽을 인간인데 인간을 지배하며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소. 그러나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을 버리셨다고는 생각하지 마시오.

17 조금만 기다려보시오. 위대한 능력을 가지신 하느님께서 당신과 당신의 후손을 벌하실 것입니다.”

18 그 후에 여섯 째 아들이 끌려 나왔다. 그는 거의 죽어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착각하지 마시오.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놀라운 재난을 받게 된 것입니다.

19 그러나 하느님께 도전한 당신이 아무 벌도 받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마시오.”

20 그 어머니의 행동은 놀라운 것이었고, 모든 사람이 길이 기억할 만한 훌륭한 것이었다. 어머니는 단 하루 동안에 일곱 아들이 모두 죽는 것을 지켜보고서도 주님께 희망을 걸고 있었기 때문에 그 아픔을 용감하게 견디어냈다.

21 그 어머니는 거룩한 생각을 마음속에 가득 품고서 여성적인 마음을 남성적인 용기로 북돋우어 자기 나라 말로 아들 하나하나를 격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22 “너희들이 어떻게 내 뱃속에 생기게 되었는지 나도 모른다. 너희들에게 목숨을 주어 살게 한 것은 내가 아니며, 또 너희들의 신체의 각 부분을 제자리에 붙여준 것도 내가 아니다.

23 너희들은 지금 너희들 자신보다도 하느님의 율법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사람이 출생할 때에 그 모양을 만들어주시고 만물을 형성하신 창조주께서 자비로운 마음으로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다시 주실 것이다.”

24 이 말을 듣고 안티오쿠스는 자기가 멸시를 당했다고 생각하고 그 어머니의 말 중에는 자기에 대한 욕설이 있지 않나 하고 의심했다. 마지막 아들은 아직도 살아 있었다. 그래서 왕은 그가 만일 조상들의 관습을 버린다면 재물을 많이 주어 행복스럽게 해줄 뿐 아니라 자기의 친구로 삼고 높은 관직까지 주겠다고 하면서 말로 타이르기도 하고 맹세로써 약속까지 하였다.

25 그러나 그 젊은이는 그 말에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그 어머니를 가까이 불러, 소년에게 충고하여 목숨을 건지게 하라고 권고하였다.

26 왕의 권고를 오랫동안 듣고서 그 어머니는 자기 아들을 설복시켜 보겠다고 했다.

27 그러나 어머니는 그 잔인한 폭군을 조롱이나 하듯이 자기 아들에게 가까이 가서 자기 나라 말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내 아들아, 이 어미를 불쌍하게 생각하라. 나는 너를 9달 동안 뱃속에 품었고 너에게 3년 동안 젖을 먹였으며 지금 내 나이에 이르기까지 너를 기르고 교육하며 보살펴 왔다.

28 얘야, 내 부탁을 들어다오. 하늘과 땅을 바라보라.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살펴라. 하느님께서 무엇인가를 가지고 이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말라. 인류가 생겨난 것도 마찬가지다.

29 이 도살자를 무서워하지 말고 네 형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태도로 죽음을 달게 받아라. 그러면 하느님의 자비로 내가 너를 너의 형들과 함께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이다.”

30 어머니의 이 말이 끝나자 젊은이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당신들은 무엇을 왜 그리 꾸물거리고 있소. 나는 모세가 우리 선조에게 준 율법이 하라는 대로 할 뿐이오. 왕이 하라는 대로는 절대로 못하겠소.

31 히브리인들을 괴롭히려고 온갖 종류의 재난을 꾸며낸 당신은 하느님의 손길을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32 우리는 우리의 죄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소.

33 살아 계시는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채찍으로 고쳐주시려고 잠시 우리에게 화를 내셨지만, 하느님께서는 끝내 당신의 종들인 우리와 화해하실 것이오.

34 그러나 당신은 불경스럽고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더러운 인간이오. 하느님의 아들들에게 손을 대며 공연히 우쭐대거나 터무니없는 망상으로 자만하지 마시오.

35 당신은 모든 것을 보시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심판하시는 손길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36 우리 형제들은 잠깐 동안 고통을 받은 후에 하느님께서 약속해 주신 영원한 생명을 실컷 누리겠지만 당신은 그 교만한 죄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서 응분의 벌을 받게 될 것이오.

37 나는 형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선조들이 전해 준 율법을 지키기 위해 내 몸과 내 생명을 기꺼이 바치겠소. 나는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속히 자비를 보여주시고, 당신에게는 시련과 채찍을 내리시어 그분만이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인정하게 해주시기를 하느님께 빌겠소.

38 우리 민족 전체에게 내리셨던 전능하신 분의 정당한 노여움을 나와 내 형들을 마지막으로 거두어주시기를 하느님께 빌 따름이오.”

39 왕은 이 모멸에 찬 말을 듣고 미칠 듯이 격분하여 다른 어느 형보다도 더 무섭게 그를 고문하였다.

40 이렇게 하여 젊은이는 더럽혀지지 않고 오로지 주님만을 믿으면서 죽어갔다.

41 그 어머니도 아들들의 뒤를 따라 결국은 죽고 말았다.

42 이교도들의 희생제물을 거절한 이야기와 극심한 고문의 이야기는 이제 이로써 마치기로 하자.

 

제8장

 

1 유다 마카베오와 그 동지들은 여러 촌락으로 몰래 들어가서 그들의 친족들을 불러내고, 유다 민족의 전통을 꾸준히 지켜온 사람들을 소집하여 육천 명 가량의 사람들을 모아놓았다.

2 그들은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압박당하는 이 민족을 굽어보시고 불경건한 자들의 손에 더럽혀진 성전을 돌보아 주시기를 주님께 기원하였다.

3 파괴를 당해서 거의 허물어져 가는 예루살렘 성을 자비로이 지켜주시고, 피 흘리며 주님께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주시며

4 무죄한 어린이들이 당한 흉악무도한 학살과 주님의 이름이 받은 모독을 기억하시고 그 악행에 복수해 주시기를 빌었다.

5 마카베오가 나서서 군대를 조직하자 이방인들은 그를 도저히 대항할 수 없게 되었다. 주님은 유다인들에 대한 진노를 푸시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셨던 것이다.

6 마카베오는 도시와 촌락들을 급습하여 불을 질러버렸다. 그는 전략적으로 유리한 여러 지점을 차지하고 적지 않은 적군을 패주시켰다.

7 이러한 공격에는 밤이 더 좋다고 생각하여 그는 특히 야음을 이용하였다. 그의 용명은 사방에 널리 퍼졌다.

8 마카베오가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갈수록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고 필립보는 프톨레매오에게 편지를 써서 왕의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프톨레매오는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사령관이었다.

9 그는 파트로클로스의 아들이며 왕의 절친한 친구 중의 한 사람인 니가노르를 택하여 여러 민족에서 소집한 군대 이만 명의 지휘관으로 세워 유다 민족을 몰살하라고 하였다. 프톨레매오는 또한 니가노르에게 전쟁 경험이 많은 전략가 고르기아스를 딸려 보냈다.

10 니가노르는 유다인을 포로로 붙잡아서 그들을 팔아넘긴 돈으로 왕이 로마인들에게 바쳐야 할 조공 2천달란트를 장만하려고 마음먹었다.

11 그래서 그는 즉시 해변의 여러 도시에 사람을 보내어 유다인 노예들을 살 사람들을 찾아가서 노예 90명을 한 달란트에 넘겨주겠다고 약속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는 전능하신 분이 자기에게 내리실 징벌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다.

12 유다는 니가노르의 군대가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하들에게 적군의 내습을 알려주었다.

13 비겁한 자들은 하느님의 정의를 믿지 않고 진영을 탈출해서 도망쳐 버렸다.

14 그 밖에 다른 사람들은 남은 재산을 모두 팔았다. 그리고 전투도 있기 전에 자기들을 노예로 팔아먹으려고 했던 불경건한 니가노르의 손아귀에서 자기들을 구원해 달라고 합심하여 주님께 빌었다.

15 그들은 자기네 공로를 생각해서 이렇게 기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자기 조상들과 맺으신 계약과, 거룩하고 영광스런 하느님께서 자기 자신들을 당신의 백성이라고 불러준 사실을 생각하고 이렇게 빌었던 것이다.

16 마카베오는 부하 육천 명을 모아놓고 적군을 무서워하지 말고, 부당하게 공격해 오는 이방인의 대군을 겁내지 말고 용감하게 싸우라고 격려하였다.

17 그리고 이방인들이 성소를 모독한 극악무도한 행위와 예루살렘 성이 당한 치욕적인 폭행과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유다인들의 전통이 파괴당한 것 등을 똑똑히 생각하고 용기를 내라고 설득하였다.

18 그리고 마카베오는 부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적군은 자기들의 무기와 무용심을 믿고 있지만 우리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힘을 믿고 있다. 하느님은 우리를 공격해 오는 적군들은 물론 온 세상까지 눈짓 한 번으로 쳐부술 수 있는 분이시다.”

19 유다 마카베오는 하느님께서 자기 선조들을 도와주신 여러 가지 사실을 들면서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적군의 사령관 산헤립이 군대 18만 5천명을 거느리고 조상들을 쳐들어왔다가 전멸당한 사실과

20 유다인들이 바빌로니아에서 갈라디아인들과 싸울 때에 팔천 명밖에 안 되는 군사를 가지고 마케도니아 군 사천 명과 합세하여 얼마나 잘 싸웠는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이 전쟁에서 마케도니아 군이 진퇴양난에 빠졌을 때에 유다 군은 하늘의 도우심을 받아 적군 십이만 명을 단 팔천 명으로 섬멸하고 많은 전리품을 노획했던 것이다.

21 유다 마카베오의 부하들은 이 말을 듣고 용기를 얻어 율법과 조국을 위해서 죽을 각오를 했다. 마카베오는 자기 군대를 네 부대로 나누어,

22 자기 동생 시몬과 요셉과 요나단에게 각각 한 부대씩 맡겨서 부하 천오백 명을 거느리게 하고

23 엘르아잘에게 명령하여 큰소리로 성서를 읽게 하고는 '하느님의 도우심'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유다 자신이 제일 부대의 지휘관이 되어 니가노르와 교전하였다.

24 전능하신 분께서 그들의 편이 되어 싸워주셨기 때문에 적군 구천 명 이상을 죽였다. 니가노르 군대는 대부분 부상을 입거나 불구자가 되어 모두 패주할 수밖에 없었다.

25 그리고 유다 군은 자기들을 노예로 사려고 왔던 자들의 돈을 몰수했다. 그들은 적군을 꽤 멀리까지 추격했지만 시간이 모자라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26 그 날은 안식일 전날이었기 때문에 추격을 그 이상 더 할 수 없었던 것이다.

27 그들은 적군의 무기를 빼앗고 전리품을 노획한 다음 그 날부터 자비심을 베풀기 시작하며 자기들을 구해 주신 주님께 열렬한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서 안식일을 지켰다.

28 안식일이 지난 후 그들은 박해를 받은 희생자와 과부와 그 아들에게 전리품의 일부를 나누어주고 나머지는 자기들과 자기 자녀들의 몫으로 나누어가졌다.

29 이 일을 마치고 그들은 다 같이 자비로우신 주님께 기도를 드리며 주님께서 당신 종들과 완전히 화해해 주시기를 빌었다.

30 그 후 유다 군은 디모테오 군과 바키데스 군을 공격하여 적군 2만 명 이상을 죽이고 아주 높은 곳에 있는 몇몇 중요한 요새를 점령하였다. 그리고 많은 전리품을 반분하여 일부는 자기들끼리 나누어가지고 나머지는 박해를 받은 희생자들과 고아들과 과부들과 노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31 그들은 적군의 무기를 조심스럽게 모아서 적절한 장소에 쌓아두었고 나머지 전리품들은 예루살렘으로 운반해 갔다.

32 그들은 또 디모테오에게 붙어 유다 사람들에게 많은 해를 끼친 극악한 호위대장을 죽였다.

33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승전 축제를 지내면서 전에 성전문에 불질렀던 자들을 잡아다 갈리스테네스와 함께 화형에 처했다. 갈리스테네스는 이런 짓을 저지르고 움막집에 숨어 있던 자로서 결국은 자기가 저지른 신성 모독죄에 대한 당연한 대가를 치른 것이다.

34 유다인들을 노예로 팔려고 천 명이나 되는 노예 상인을 데리고 왔던 극악무도한 니가노르는

35 전에 자기가 가장 천하게 생각하였던 사람들에게서 천대를 받았다. 그는 그 찬란한 옷을 벗고 마치 도망치는 노예처럼 홀몸으로 내륙을 통과하여 안티오키아로 갔다.

36 그가 성공한 일이라고는 자기 군대를 전멸시킨 것밖에 없었다. 이것은 모두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되어 예루살렘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서 노예로 팔아 로마인들에게 조공을 바치려고 계획했던 그는,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수호자로 모시고 있는 민족으로서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정복할 수 없는 민족이라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선언하였다.

 

제9장

 

1 그 무렵 안티오코스는 불명예스럽게 페르시아 지방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2 그는 페르세폴리스라는 곳으로 들어가 신전을 약탈하고 그 성읍을 장악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일어나 무기를 들고 대항하자, 안티오코스는 주민들에게 쫓겨 수치스러운 퇴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3 그가 엑바타나에 있을 때, 니카노르와 티모테오스의 군대에 일어난 일이 보고되었다.

4 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자기를 패주시킨 자들에게 받은 피해에 대한 화풀이를 유다인들에게 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쉬지 말고 병거를 몰아라고 병거병에게 지시하였다. 그러나 하늘의 심판이 그와 함께 가고 있었다. 그는 거만을 떨며, “내가 예루살렘에 다다르기만 하면 그곳을 유다인들의 공동묘지로 만들겠다.” 하고 말하였다.

5 그러나 모든 것을 보시는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보이지 않는 치명타를 그에게 가하셨다. 그 말을 끝내자마자 그는 내장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속으로 지독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

6 괴이한 형벌을 수없이 가하여 다른 이들의 내장에 고통을 준 그에게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7 그러나 그는 오만함을 조금도 버리지 않고, 오히려 더욱 거만해져서 유다인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더 빨리 가라고 지시하였다. 그러다가 내달리는 병거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너무 세게 떨어져 몸의 뼈마디가 모두 어긋났다.

8 조금 전까지 초인적 교만으로 바다 물결에 명령할 수 있다고 여기고 산들의 높이를 잴 수 있다고 생각하던 그가, 이제는 땅바닥에 떨어져 들것에 실려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능력이 모든 이에게 밝히 드러나게 되었다.

9 이 사악한 자의 눈에서는 구더기들이 기어 나오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살아 있기는 하지만 살은 썩어 문드러져 갔다. 그 썩는 냄새가 온 군대를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10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늘의 별까지 딸 수 있다고 여기던 그였지만, 이제는 냄새 때문에 아무도 그를 옮길 수조차 없게 된 것이다.

11 마침내 기가 꺾인 그는 거만함을 거의 다 버리고, 하느님의 채찍질로 점점 심해지는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기 시작하였다.

12 자기도 제 몸에서 나는 냄새를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자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께 복종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자기를 하느님과 동격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13 그리고 그 더러운 자는 자기에게 자비를 베푸실 리 없는 주님께 맹세하며,

14 자기가 빨리 가서 무너뜨려 공동묘지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한 거룩한 도성에 자유를 선포하고,

15 묻어 줄 가치조차 없다고 여겨 아이들과 함께 들짐승과 새들의 먹이로 던져 버리겠다고 하던 유다인들을 모두 아테네인들과 똑같이 대우하고,

16 전에 자기가 노략질하였던 거룩한 성전은 가장 좋은 예물로 꾸미고 모든 거룩한 기물을 몇 갑절로 되돌려 주며 희생 제물을 마련하는 비용을 자기 수입에서 지불하고,

17 그뿐만 아니라 자신도 유다인이 되어,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나 가서 하느님의 권능을 선포하겠다고 하였다.

18 그러나 하느님의 의로운 심판이 그에게 내려 고통이 조금도 그치지 않자, 그는 희망을 포기하고 유다인들에게 아래와 같은 탄원 형식의 편지를 썼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19 “임금이며 장수인 안티오코스가 훌륭한 유다 시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내며 건강과 번영을 빕니다.

20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이 잘 지내고 여러분의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있으면, 하늘에 희망을 두는 나로서는 하느님께 크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21 나는 지금 병상에 누워 여러분이 나에게 보여 준 호의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회상하고 있습니다. 나는 페르시아 지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몹쓸 병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이를 위한 공공의 안전을 생각해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22 나는 이 병에서 회복되리라는 큰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의 처지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23 나는 부왕께서 저 위쪽 지방으로 원정을 가실 때에 후계자를 지명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24 그것은 예기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거나 불길한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나라의 백성들이 누구에게 국사가 맡겨졌는지를 알고서 동요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25 그뿐만 아니라 나는 인접한 나라의 통치자들과 내 왕국의 이웃들이 기회를 엿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 위쪽 지역으로 서둘러 떠날 때에 내 아들 안티오코스를 왕위 계승자로 임명하였습니다. 나는 그를 여러분 대다수에게 자주 맡기고 부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쓴 내용을 내 아들에게도 써 보냈습니다.

26 이제 나는 여러분에게 부탁하고 간청합니다. 여러분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받은 혜택을 기억하시고, 여러분 모두 지금의 호의를 나와 내 아들에게 계속해서 보여 주십시오.

27 그가 내 정책을 이어받아 여러분을 친절하고 관대하게 대하여 줄 것으로 나는 확신합니다.”

28 이렇게 하여 살인자이며 신성 모독자인 그는 다른 이들에게 가한 것과 같은 극도의 고통을 겪으며 이국의 산속에서 매우 비참한 죽음으로 삶을 마쳤다.

29 그 주검은 그의 친구 필리포스가 거두어 갔다. 그런데 필리포스는 그의 아들 안티오코스를 두려워하여 이집트로 프톨레마이오스 필로메토르에게 갔다.

 

제10장

 

1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주님의 인도를 받아 성전과 도성을 탈환하고,

2 이민족들이 광장에 만들어 놓은 제단들과 성역들을 헐어 버렸다.

3 그러고 나서 성전을 정화하고 다른 제단을 쌓은 다음, 부싯돌로 불을 피워 그 불로 이태 만에 희생 제물을 바쳤으며, 향을 피우고 등불을 켜고 제사 빵을 차려 놓았다.

4 그렇게 하고 나서 그들은 땅에 엎드려 주님께 다시는 그러한 환난을 겪지 않게 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그들이 혹시 죄를 짓는 일이 있더라도, 하느님께 마땅한 벌을 받을망정 그분을 모독하는 야만스러운 이교도들에게는 넘어가지 않도록 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5 그리고 이민족들이 성전을 더럽힌 바로 그날에 성전을 정화하였다. 때는 같은 달, 곧 키슬레우 달 스무 닷샛날이었다.

6 그들은 여드레 동안 그 축제를 초막절과 같은 방식으로 기쁘게 지냈다. 그러면서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자기들이 이 초막 축제 동안 산과 동굴에서 들짐승처럼 살던 일을 기억하였다.

7 그렇게 하여 그들은 나뭇잎으로 장식한 지팡이와 아름다운 나뭇가지와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서, 당신의 거처를 정화하도록 잘 이끌어 주신 그분께 찬미가를 올렸다.

8 그러고 나서 온 유다 민족이 해마다 같은 날에 축제를 지내기로 공적인 결의에 따라 정한 법령을 공포하였다.

9 에피파네스라고 하는 안티오코스의 말로는 이러하였다.

10 이제는 이 사악한 자의 아들인 안티오코스 에우파토르 치하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여러 전쟁이 가져온 환난에 관하여 간단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11 에우파토르는 왕권을 이어받자 리시아스라는 자에게 행정을 맡기고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최고 총독으로 삼았다.

12 그전에, 마크론이라고 하는 프톨레마이오스는 유다인들이 겪은 불의를 생각하여, 앞장서서 그들에게 의로움을 베풀었으며 그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였다.

13 그래서 임금의 벗들이 에우파토르에게 그를 고발하였다. 더구나 그는 필로메토르에게서 위임받은 키프로스를 포기하고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에게 넘어간 일 때문에 사방에서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어 온 터였다. 그렇게 되자 그는 자기의 영예로운 직무를 명예롭게 수행할 수 없었으므로, 독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 고르기아스는 이 지방의 총독이 되어 용병 부대를 두고 기회 있을 때마다 유다인들을 공격하였다.

15 그와 동시에 요새들을 장악하고 있던 이두매아인들도 유다인들을 괴롭히곤 하였다.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도망쳐 나온 자들을 받아들이면서 줄곧 유다인들을 공격하려고 하였다.

16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기도를 드리며 주님께 자기들의 동맹군이 되어 주십사고 간청한 다음, 이두매아 요새들을 향하여 돌진하였다.

17 맹렬히 공격한 끝에 그곳들을 모두 장악하고, 성벽 위에서 싸우는 자들을 물리쳤으며 마주치는 자마다 살해하였다. 그리하여 이만여 명의 적군을 죽였다.

18 그때에 적어도 구천 명이나 되는 적군이, 포위 공격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춘 두 개의 튼튼한 탑으로 달아났다.

19 마카베오는 시몬과 요셉에다 자캐오와 그의 군사들까지 충분히 남겨 두어 그 두 탑을 포위하게 하고, 자기는 더 긴박한 곳으로 떠났다.

20 그러나 시몬의 군사들은 돈을 좋아한 나머지, 탑에 있는 어떤 자들에게 매수를 당하여, 칠만 드라크마를 받고 몇 사람을 빠져나가게 하였다.

21 마카베오는 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백성의 지도자들을 모아 놓은 다음, 적들을 풀어 주어 자기들과 싸우게 한 것은 돈을 받고 형제들을 팔아넘긴 행위라고 단죄하였다.

22 그러고 나서 반역을 저지른 그자들을 죽이고 곧바로 그 두 탑을 점령하였다.

23 작전마다 성공을 거둔 그는 그 두 요새에서 이만여 명을 섬멸하였다.

24 전에 유다인들에게 패배한 적이 있는 티모테오스는 막강한 용병부대를 모으고 적지 않은 아시아의 기병대를 모집한 다음, 유다를 공격하여 점령하려고 왔다.

25 티모테오스가 다가오자,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머리에 흙을 뿌리고 허리에 자루옷을 두르고서 하느님께 탄원하였다.

26 제단 발치에 엎드린 그들은 하느님께 자기들을 어여삐 여기시어, 율법서에 명시된 대로 자기 원수들에게는 원수가 되어 주시고 적들에게는 적이 되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27 그들은 기도를 마친 뒤에 무기를 들고 도성에서 꽤 먼 거리까지 진군하여 적군에게 가까워지자 멈추었다.

28 양쪽 군대는 동이 트자마자 교전하였다. 한쪽은 성공과 승리의 보증으로 용맹뿐 아니라 주님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한쪽은 광분에 이끌려 싸울 따름이었다.

29 전투가 격렬해졌을 때, 하늘에서 위풍당당한 사람 다섯이 금 재갈을 물린 말을 타고 적군에게 나타나, 유다인들을 이끌어 나아갔다.

30 그들 가운데 둘이 마카베오 양쪽에 서서, 그가 부상을 입지 않도록 자기들의 무장으로 보호해 주었다. 그들이 적군에게 활을 쏘고 벼락을 내리치자, 얼이 빠지고 눈이 먼 적군은 극심한 혼란으로 흩어졌다.

31 그리하여 보병 이만 오백 명과 기병 육백 명이 살해되었다.

32 티모테오스 자신은 게제르라는 아주 튼튼히 방비된 요새로 달아났다. 그곳은 케레아스의 지휘 아래에 있었다.

33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기뻐하며 나흘 동안 그 요새를 포위하였다.

34 그 안에 있던 자들은 그곳이 견고함만 믿고, 지독한 말로 하느님을 모독하며 무례한 말을 지껄여 댔다.

35 다섯째 날 새벽에 마카베오 군대의 젊은이 스무 명이,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에 분노가 불처럼 타올라 용감하게 성벽을 공격하고, 마주치는 자마다 맹렬하게 쳐 죽였다.

36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로 뒤쪽으로 돌아 성안에 있는 자들에게 올라가서 탑들에 불을 지른 다음 따로 불을 피워, 하느님을 모독한 자들을 산 채로 태워 죽였다. 또 다른 이들은 성문들을 부수고 나머지 부대를 들어오게 하여 그 성읍을 함락시켰다.

37 그들은 웅덩이 속에 숨어 있는 티모테오스와 그의 동기 케레아스, 그리고 아폴로파네스도 죽였다.

38 이 일을 마친 그들은 이스라엘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승리를 주신 주님께 감사의 찬미가를 부르며 그분을 찬양하였다.

 

제11장

 

1 그 뒤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임금의 후견인이며 친척으로서 행정을 맡은 리시아스가 이 사건 때문에 몹시 속이 상하여,

2 보병 약 8만 명과 온 기병대를 소집하여 유다인들에게 진군해 왔다. 그는 이 도성을 그리스인들의 거주지로 만들어,

3 이교도들의 신전처럼 성전에도 세금을 부과하고 해마다 대사제직을 돈을 받고 팔 작정이었다.

4 그는 하느님의 권능을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병 수만 명과 기병 수천 명과 코끼리 여든 마리로 기세가 등등해 있었다.

5 이렇게 그는 유다에 진입하여, 예루살렘에서 다섯 스코이노스쯤 떨어진 곳에 튼튼하게 방비되어 있는 벳추르로 다가가 그곳을 압박해 들어갔다.

6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리시아스가 그 요새를 포위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주님께서 훌륭한 천사를 보내시어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십사고 온 백성과 더불어 탄식과 눈물로 애원하였다.

7 그러고 나서 마카베오는 자기가 먼저 무장을 한 다음, 어떠한 위험이라도 무릅쓰고 자기와 함께 형제들을 도우러 가자고 다른 이들에게 권유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다 함께 열렬한 마음으로 돌진해 갔다.

8 그들이 아직 예루살렘 근처에 있을 때, 말을 탄 기사가 흰옷을 입고 황금 무기를 휘두르며 그들 앞에 나타났다.

9 그러자 모든 이가 다 함께 자비하신 주님을 찬양하였다. 그리고 사기가 충천하여, 사람뿐만 아니라 가장 사나운 짐승과 쇠로 만든 성벽까지도 쳐부술 준비를 갖추었다.

10 이렇게 주님께서 자비를 베푸셨으므로, 그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이 동맹군과 함께 전투 대열을 갖추고 나아갔다.

11 그리고 사자처럼 적들에게 뛰어들어 보병 만 천 명과 기병 천육백 명을 쓰러뜨렸다. 그래서 남은 자들은 모두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12 그들은 거의 다 상처를 입고 알몸으로 빠져나가 목숨을 건졌다. 리시아스 자신도 수치스럽게 달아나 목숨을 건졌다.

13 리시아스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당한 패배를 곰곰이 생각한 끝에, 히브리인들은 능력을 지니신 하느님을 동맹군으로 모시기 때문에 싸워 이길 수 없는 민족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사절을 보내어,

14 모든 일을 정당하게 처리하자고 설득하면서, 자기가 임금을 설득하여 반드시 그들과 벗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하였다.

15 마카베오는 민족의 이익을 생각하여 리시아스가 제안한 모든 사항에 동의하였다. 마카베오가 유다인들에 관하여 리시아스에게 문서로 요구한 것을 임금이 모두 승인하였기 때문이다.

16 유다인들에게 써 보낸 리시아스의 편지 내용은 이러하였다. “리시아스가 유다 백성에게 인사합니다.

17 여러분이 파견한 요한과 압살롬은 여러분이 서명한 문서를 내놓으면서, 그 안에 제시된 여러 가지 사항을 요구하였습니다.

18 그래서 나는 임금님께 올려야 할 사항을 모두 알려 드렸고, 임금님께서는 가능한 것은 무엇이나 다 승인하셨습니다.

19 여러분이 정부에 계속 호의를 보이면, 나도 앞으로 여러분의 복지를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20 세부 사항에 관해서는 이 사람들과 또 내가 파견하는 이들이 여러분에게 가서 상의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21 안녕히 계십시오.” 148년 디오스 코린티오스 달 스무 나흗날.

 

안티오코스 임금이 리시아스에게 보낸 편지

22 임금의 편지는 이러한 내용이었다. “안티오코스 임금이 리시아스 형제에게 인사합니다.

23 우리의 부왕께서 신들의 반열에 드신 이때, 우리 왕국의 신민들은 아무런 동요 없이 저마다 생업에 전념하기를 바랍니다.

24 우리는 유다인들이 부왕의 정책과 달리 그리스식 관습에 동의하지 않고 자기들의 생활양식을 선호하여, 자기들의 관습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보고를 들었습니다.

25 우리는 이 민족도 동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전을 그들에게 돌려주고, 그들이 선조들의 관습에 따라 살도록 허락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6 그러니 귀하는 사람을 보내어 그들과 화친을 맺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우리의 시책을 보고 저마다 즐겁고 기쁘게 생업에 종사하기를 바랍니다.”

 

안티오코스 임금이 유다인들에게 보낸 편지

27 우리 민족에게 보낸 임금의 편지는 이러하였다. “안티오코스 임금이 유다인들의 원로단과 그 밖의 다른 유다인들에게 인사합니다.

28 여러분이 안녕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바라는 바입니다. 우리도 건강합니다.

29 메넬라오스는 여러분이 고향에 돌아가 자기 생업에 종사하기를 바란다고 우리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30 크산티코스 달 삼십일까지 돌아가는 이들에게는 화친과 안전을 보장합니다.

31 유다인들은 전과 같이 고유한 음식 규정과 율법을 지켜도 됩니다. 또한 모르고 저지른 잘못 때문에 그들 가운데 누구도 어떠한 형태로든 고초를 겪지 않을 것입니다.

32 나는 여러분을 격려하려고 메넬라오스를 보냅니다.

33 안녕히 계십시오.” 148년 크산티코스 달 열 닷샛날.

 

로마인들이 유다인들에게 보낸 편지

34 로마인들도 이러한 편지를 유다인들에게 보냈다. “로마의 사절 퀸투스 멤미우스와 티투스 마니우스가 유다 백성에게 인사합니다.

35 임금의 친족인 리시아스가 여러분에게 승인해 준 사항들에 우리도 동의합니다.

36 그러나 그가 임금에게 보고하겠다고 결정한 일에 관해서는 여러분이 깊이 생각한 뒤에 바로 사람을 보내 주십시오. 우리가 안티오키아로 가는 중이니 거기에서 여러분에게 유리한 제안을 내놓겠습니다.

37 그러니 지체 없이 사람들을 보내어 여러분의 뜻이 어떠한지 알려 주십시오.

38 여러분의 건강을 빕니다.” 148년 크산티코스 달 열 닷샛날.

 

제12장

 

1 이러한 협정이 체결된 뒤에 리시아스는 임금에게 돌아가고, 유다인들은 다시 농사를 짓게 되었다.

2 그러나 지방 총독들인 티모테오스, 겐내오스의 아들 아폴로니우스, 헤로니모스, 데모폰, 그리고 키프로스 부대의 장수 니카노르는 유다인들이 안정을 누리며 조용히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3 야포인들은 다음과 같이 무도한 짓을 저질렀다. 그들은 자기들과 함께 사는 유다인들을 초청하여 미리 준비해 놓은 배에 여자들과 아이들과 함께 타게 하였다. 그러면서 유다인들에게 아무런 악의도 품지 않은 듯 가장하였다.

4 그 일은 그 성읍의 공적인 결의에 따라 이루어졌다. 유다인들은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였으므로 야포인들의 초청을 받아들이고, 조금도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러나 야포인들은 그들을 바다로 태우고 나가 그들 가운데 이백여 명을 빠뜨려 죽였다.

5 유다는 동족에게 이토록 잔인한 짓이 저질러졌다는 보고를 받고 자기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6 그는 의로운 심판관이신 하느님께 호소하고 나서, 동포들을 살해한 자들을 공격하였다. 밤중에 그는 부두에 불을 지르고 배들을 불태워 버리고 그곳으로 피신한 자들을 칼로 찔러 죽였다.

7 그러나 그곳의 성문이 닫혔으므로, 나중에 다시 와서 야포 시민들을 섬멸해 버리겠다고 생각하며 철수하였다.

8 유다는 얌니아 주민들도 저희와 함께 사는 유다인들에게 같은 짓을 저지르려 한다는 보고를 받고,

9 밤중에 얌니아인들을 습격하여 부두와 함대를 불태워 버렸다. 그 타오르는 불빛을 이백사십 스타디온이나 떨어진 예루살렘에서도 볼 수 있었다.

10 유다인들이 거기에서 티모테오스를 치려고 행군을 계속하여 아홉 스타디온을 갔을 때였다. 오천 명이 넘는 아라비아인들이 기병 오백 명과 함께 유다를 기습하였다.

11 유다와 그의 군사들은 격전 끝에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패배를 당한 그 유목민들은 가축을 내어 주고, 그 밖의 여러 방법으로 유다인들을 돕겠다고 약속하며 유다에게 화친을 청하였다.

12 유다는 그들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여 그들과 화평을 이루는 데 동의하였다. 이렇게 화친을 맺은 그들은 저희 천막으로 돌아갔다.

13 그 뒤에 유다는 흙 보루와 성벽으로 견고하게 방비된 한 성읍을 공격하였다. 온갖 민족이 섞여 사는 그곳의 이름은 카스핀이었다.

14 그 안에 있는 자들은 튼튼한 성벽과 비축해 둔 양식을 믿고, 유다와 그의 군사들에게 몹시 무례한 행동을 하며 모욕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모독하고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지껄여 댔다.

15 유다와 그의 군사들은 여호수아 시대에 성벽 분쇄기와 공격 기구도 없이 예리코를 함락시키신 온 세상의 위대하신 지배자께 간청을 올리고 나서, 성벽을 향하여 맹렬히 돌진하였다.

16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 성읍을 점령한 그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다. 그리하여 너비가 두 스타디온이나 되는 부근 호수가 흘러드는 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였다.

17 유다인들은 거기에서 칠백오십 스타디온을 가서, 톱인이라고도 하는 유다인들이 사는 카락스에 이르렀다.

18 그들은 티모테오스가 그곳에서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즉시 떠난 뒤였기 때문에 그를 잡지 못하였다. 그러나 티모테오스는 한 곳에 매우 강력한 주둔군을 남겨 두었다.

19 마카베오 휘하의 지휘관 도시테오스와 소시파테르는 그곳으로 나가, 티모테오스가 요새에 남겨 둔 만 명이 넘는 병사들을 전멸시켰다.

20 한편 마카베오는 자기 군대를 여러 부대로 나누어 그 부대들을 지휘할 사람들을 세우고, 보병 십이만 명과 기병 이천오백 명을 거느린 티모테오스를 서둘러 쫓아갔다.

21 유다가 다가온다는 보고를 받고 티모테오스는 여자들과 아이들과 다른 짐들까지 카르나임이라고 하는 곳으로 미리 보냈다. 그 지방은 통로가 모두 좁아서 포위하기도 어렵고 다가가기도 어려운 곳이었다.

22 그러나 유다의 선봉 부대가 나타나자 적군은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모든 것을 보시는 분도 그들에게 나타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군은 서둘러 달아나다가 저희끼리 부상을 입히기도 하고 칼 끝에 찔리기도 하였다.

23 유다는 아주 맹렬히 추격하여 그 악한들을 칼로 쳐서 삼만 명가량 죽였다.

24 티모테오스 자신은 도시테오스와 소시파테르의 군사들에게 붙잡혔다. 그러나 그는 그들 대부분의 부모와 형제들이 자기 밑에 붙잡혀 있어서 그 사람들이 무시를 당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매우 교묘한 말로 자신을 산 채로 풀어 주도록 요청하였다.

25 티모테오스가 갖은 말로 그 사람들을 무사히 돌려보내겠다고 확실히 맹세하였으므로, 유다인들은 저희 동포들을 구하려고 그를 놓아주었다.

26 그 뒤에 유다는 카르나임과 아타르가티스 신전으로 진군하여, 그곳에서 적 이만 오천 명을 죽였다.

27 이렇게 그들을 쳐 이겨 부순 다음, 온갖 민족이 사는 견고한 성읍 에프론으로 행군하였다. 그 성벽 앞에는 건장한 젊은이들이 배치되어 그곳을 든든하게 지켰으며, 또 거기에는 많은 전쟁 기구와 투석기가 갖추어져 있었다.

28 그러나 유다인들은 어떠한 적군의 병력도 큰 힘으로 부수어 버리시는 지배자께 간청을 올리고 나서 그 성읍을 장악하고, 그 안에 있는 이만 오천 명가량을 쓰러뜨렸다.

29 유다인들은 다시 그곳을 떠나 예루살렘에서 육백 스타디온 떨어진 스키토폴리스로 서둘러 이동하였다.

30 그러나 그곳에 사는 유다인들은 스키토폴리스인들이 자기들에게 호의를 베풀고 불행할 때에도 친절히 대해 주었다고 증언하였다.

31 그래서 유다인들은 그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앞으로도 자기 민족에게 잘해 달라고 당부하였다. 그러고 나서 주간절 축제가 가까웠을 때에 예루살렘에 이르렀다.

32 오순절이라고 하는 축제를 지낸 다음, 그들은 이두매아의 총독 고르기아스를 치려고 서둘러 떠나갔다.

33 고르기아스는 보병 삼천 명과 기병 사백 명을 거느리고 나왔다.

34 교전하는 동안에 몇몇 유다인이 쓰러졌다.

35 바케노르의 군사 가운데 도시테오스라는 이가 있었는데, 그는 건장한 기병이었다. 그가 고르기아스를 잡고 그의 겉옷을 힘껏 끌어당겼다. 저주받은 그자를 사로잡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에 트라케 기병 하나가 도시테오스를 덮치며 그 어깨를 칼로 내리쳤다. 그 사이에 고르기아스는 마레사로 달아났다.

36 에즈리와 그의 군사들이 오랜 싸움 끝에 몹시 지쳤으므로, 유다는 주님께 자기들의 동맹군이며 전투의 지휘자로 나타나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37 그러고 나서 조상들의 언어로 찬미가를 부르고 함성을 지르며 고르기아스의 군대를 기습하여 패주시켰다.

38 그 뒤에 유다는 군대를 모아 아둘람 성으로 갔다. 일곱째 날이 다가오자 그들은 관습대로 몸을 정결하게 하고 그곳에서 안식일을 지냈다.

39 다음 날, 장사 지내는 일이 시급해졌으므로, 유다와 그의 군사들은 전사자들의 주검을 거두어 조상들의 무덤에 친족들과 나란히 묻어 주려고 갔다.

40 그런데 죽은 자들마다 그 옷 속에서 율법으로 유다인들에게 금지된 얌니아 우상들의 패가 발견되었다. 그래서 그들이 전사한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는 사실이 모든 이에게 분명히 드러났다.

41 그들은 모두 숨겨진 일들을 드러내시는 의로운 심판관이신 주님의 방식을 찬양하였다.

42 또 그렇게 저질러진 죄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고 탄원하며 간청하였다. 고결한 유다는 백성에게, 전사자들의 죄 때문에 그러한 일이 일어난 것을 눈으로 보았으니 죄를 멀리하라고 권고하였다.

43 그런 다음 각 사람에게서 모금을 하여 속죄의 제물을 바쳐 달라고 은 이천 드라크마를 예루살렘으로 보냈다. 그는 부활을 생각하며 그토록 훌륭하고 숭고한 일을 하였다.

44 그가 전사자들이 부활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면, 죽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쓸모없고 어리석은 일이었을 것이다.

45 그러나 경건하게 잠든 이들에게는 훌륭한 상이 마련되어 있다고 내다보았으니, 참으로 거룩하고 경건한 생각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를 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

 

제13장

 

1 149년에 유다와 그의 군사들은 안티오코스 에우파토르가 군대를 거느리고 유다 땅에 쳐들어오는데,

2 그의 후견인이며 행정을 맡은 리시아스도 함께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저마다 보병 11만 명, 기병 5천 3백 명, 코끼리 22마리, 낫으로 무장한 병거 3백 대로 이루어진 그리스 군대를 거느리고 온다는 것이었다.

3 그때에 메넬라오스도 그리스 군대와 어울려 매우 교활한 말로 안티오코스를 부추겼다. 그것은 조국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사제직에 재임명되려는 속셈에서 한 일이었다.

4 그러나 임금들의 임금이신 분께서는 안티오코스가 이 악한에게 분노를 터뜨리게 하셨다. 그리하여 메넬라오스가 모든 환난의 원인이었다는 리시아스의 말을 들은 안티오코스는, 그자를 베로이아로 끌고 가서 그쪽 지방의 관습에 따라 처형하라고 명령하였다.

5 거기에는 높이가 쉰 페키스 되는 탑이 있었는데, 그 탑은 재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위에 둘러쳐진 난간은 어떠한 방향에서든 재 안으로 가파르게 기울어져 있었다.

6 성물을 훔치는 죄나 그 밖의 가증스러운 범죄 행위를 저지른 자들은 모두 그 속으로 밀어 떨어뜨려 죽였다.

7 변절자 메넬라오스도 땅에 묻히지 못하고 그러한 운명 속에 죽게 되었는데,

8 그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거룩한 불과 재가 있는 제단에 대하여 많은 죄를 지었으므로, 재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9 임금은 자기 아버지 때보다 더 악랄하게 유다인들을 다루겠다는 야만스러운 생각을 해 오고 있었다.

10 이 보고를 받은 유다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바로 지금 주님께서 도와주셔야 한다고 밤낮으로 주님께 탄원하라고 백성에게 명령하였다.

11 그들이 율법과 조국과 거룩한 성전을 곧 빼앗기게 되었던 것이다. 유다는 또 최근에야 잠시 숨을 돌리게 된 이 백성이 하느님을 모독하는 이교도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해 주시도록 탄원하라고 하였다.

12 사람들은 다 함께 그렇게 하였다. 그들은 사흘 동안 눈물을 흘리고 단식하며 땅에 엎드려 자비하신 주님께 끊임없이 간청하였다. 유다는 그들을 격려하며 준비를 하라고 지시하였다.

13 원로들과 따로 의논한 뒤에, 유다는 임금의 군대가 유다 땅에 쳐들어와서 도성을 점령하기 전에 자기들이 먼저 나가서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결판을 내기로 결심하였다.

14 그리고 그 결과를 온 세상의 창조주께 맡기고, 군사들에게 법과 성전과 도성과 조국과 생활양식을 위하여 죽기까지 고결하게 싸우라고 격려한 다음, 모데인 근처에 진을 쳤다.

15 그는 ‘하느님의 승리’라는 표어를 군사들에게 정해 준 다음, 가장 뛰어난 젊은이들로 이루어진 정병을 데리고 밤중에 임금의 처소를 습격하여, 적진에서 2천 명가량을 죽이고 선봉 코끼리와 그 위에 타고 있는 병사도 찔러 죽였다.

16 마침내 그들은 적진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넣고 승리를 거둔 다음에 철수하였다.

17 유다가 그 일을 끝낸 것은 날이 밝아 올 무렵이었다. 그것은 그를 도와주신 주님의 보호 덕분이었다.

18 임금은 유다인들이 대담하다는 것을 체험하였으므로, 전략을 써서 그들의 거점들을 점령하려고 시도하였다.

19 그래서 그는 유다인들의 튼튼한 요새 벳추르로 진격하였으나 격퇴되고, 다시 공격하였지만 패배하였다.

20 그때에 유다는 성안에 있는 이들에게 필수품을 들여보내 주었다.

21 그런데 유다인들의 군대에 속한 로도코스라는 자가 적군에게 비밀을 누설하였다가 발각되어 붙잡히고 감옥에 갇혔다.

22 임금은 다시 벳추르 주민들과 교섭을 벌여 화친을 맺은 다음 거기에서 물러갔다.

23 그러고 나서 또 유다와 그의 군사들을 공격하였으나 상황이 악화되었다. 그뿐 아니라 자기가 행정을 맡긴 필리포스가 안티오키아에서 반역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당황하여, 유다인들을 불러 그들에게 양보하고 그들의 모든 권리를 보장해 줄 것을 맹세하였다. 그들이 동의하자, 그는 희생 제물을 바쳐 성전에 경의를 표하고 그곳에 선심을 베풀었다.

24 또 마카베오를 받아들이고, 헤게모니데스를 프톨레마이스에서 게라에 이르는 지역의 총독으로 세운 뒤,

25 프톨레마이스로 갔다. 그러나 프톨레마이스 주민들은 그 조약에 화가 나 있었다. 사실 그들은 너무나 분개하여 그 협정을 폐기시키려고 하였다.

26 그래서 리시아스가 연단에 올라 최선을 다하여 설명한 끝에 그들을 설득하고 진정시켰다. 그는 이렇게 하여 그들의 호감을 사고 나서 안티오키아로 갔다. 임금의 출정과 철수는 이렇게 이루어졌다.

 

제14장

 

1 3년 뒤에 유다와 그의 군사들에게 보고가 들어왔다. 셀레우코스의 아들 데메트리오스가 강력한 군대와 함대를 이끌고 트리폴리스 항구로 들어와,

2 안티오코스와 그의 후견인 리시아스를 살해하고 그 나라를 차지하였다는 것이다.

3 그때에 알키모스라는 자가 있었는데, 전에 대사제로 있으면서 항쟁이 일어났을 적에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게 만든 자다. 그는 어떠한 일을 하여도 구제되거나 다시 거룩한 제단에 접근할 수 없음을 깨닫고,

4 백오십일년경에 데메트리오스 임금에게 가서 금관과 야자나무 가지, 또 거기에다 관례적으로 성전에 봉헌하는 올리브 나무 가지를 바쳤다. 그리고 그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5 그러나 데메트리오스가 그를 의회에 초청하여 유다인들의 태도와 생각이 어떠한지 묻자, 알키모스는 자기의 어리석기 짝이 없는 계획을 추진할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답하였다.

6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마카베오가 이끄는 하시드인이라는 자들이 전쟁을 일삼고 폭동을 일으켜 왕국이 안정을 누리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7 그래서 저도 선조들의 영예, 다시 말하자면 대사제직을 빼앗기고 지금 이곳에 온 것입니다.

8 그 이유는 첫째로 임금님의 이익을 진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제 동포들에 관해서도 염려하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온 민족은 앞에서 말씀드린 자들의 어리석음으로 적지 않은 불행을 겪고 있습니다.

9 임금님, 임금님께서 이러한 사정을 자세히 아셨으니, 모든 이에게 보여 주신 그 인자한 관용으로 저희 지방과 곤경에 빠진 저희 백성을 생각해 주십시오.

10 유다가 살아 있는 한 이 나라는 평화를 누릴 수 없습니다.”

11 알키모스가 이러한 말을 마치자마자, 유다에게 적의를 품고 있던 임금의 나머지 벗들도 데메트리오스의 화를 부추겼다.

12 데메트리오스는 곧바로 코끼리 부대의 장수 니카노르를 유다 지방 총독으로 임명하여 파견하면서,

13 유다를 살해하고 그의 부하들을 해산시킨 다음, 알키모스를 그 대성전의 대사제로 세우라는 명령을 내렸다.

14 유다를 피하여 달아났던 유다 지방의 이교도들은 유다인들의 불행과 재난이 곧 자기들의 번영이라고 생각하며, 떼를 지어 니카노르와 합세하였다.

15 유다인들은 니카노르가 올뿐더러 이교도들까지 그와 합세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머리에 흙을 뿌리고, 당신의 백성을 영원히 세워 주시고 친히 나타나시어 당신의 몫인 이 백성을 언제나 도와주시는 하느님께 간구하였다.

16 그러고 나서 지도자가 명령을 내리자, 그들은 바로 그곳을 떠나 데사우라는 마을에서 적군과 마주쳤다.

17 유다의 형 시몬은 니카노르와 맞서 싸우게 되었는데, 적군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바람에 천천히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18 그러나 니카노르는 유다와 그의 병사들이 용감하고 조국을 위하여 맹렬히 싸운다는 말을 듣고, 혈전으로 결판내기를 꺼렸다.

19 그래서 그는 포시도니오스와 테오도토스와 마타티아스를 파견하여 유다인들과 화친을 맺게 하였다.

20 지도자가 이 일을 충분히 검토하여 병사들에게 알려 주자, 모두 찬성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조약에 동의하였다.

21 양쪽 지도자들은 단독으로 만날 날을 정하였다. 양쪽에서 수레가 한 대씩 나와 자리를 마련하였다.

22 유다는 적군이 갑자기 배신할 것에 대비하여 적절한 장소에 무장한 병사들을 준비시켜 두었다. 그러나 회담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23 니카노르는 예루살렘에서 지내면서 부당한 일을 하지 않았으며, 제 주변에 떼를 지어 모여들었던 무리도 해산시켰다.

24 그리고 유다를 언제나 자기 앞에 있게 하였다. 이 사람에게 마음이 끌렸던 것이다.

25 그는 또 유다에게 혼인하여 자녀를 낳으라고 권고하였다. 그래서 유다는 혼인하여 자리를 잡고 평범한 삶을 살아갔다.

26 니카노르와 유다가 서로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 알키모스는 그들이 맺은 조약서를 들고 데메트리오스 임금에게 가서, 니카노르가 나라의 반역자인 유다를 후계자로 삼았으니 국책에 반대되는 일을 꾸민 것이라고 말하였다.

27 임금은 화가 났다. 이 간악한 자의 중상모략에 넘어가 흥분한 그는 니카노르에게 편지를 보내어, 그 조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서 마카베오를 결박하여 안티오키아로 즉시 보내라고 명령하였다.

28 이 명령이 니카노르에게 전해지자, 그는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과 맺은 협약을 무효로 하게 된 데에 당황하고 슬퍼하였다.

29 그러나 임금을 거역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어떤 계략을 써서 그 명령을 이행할 기회를 엿보았다.

30 그런데 마카베오는 니카노르가 자기를 전보다 냉정하게 대하고 일상의 만남에서도 전보다 거칠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서, 그렇게 냉정한 태도에는 별로 좋지 않은 까닭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적지 않은 수의 군사들을 모아서 니카노르를 피하여 숨어 버렸다.

31 마카베오가 자기를 감쪽같이 속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니카노르는 거룩한 대성전에 가서, 일상의 제물을 바치고 있는 사제들에게 유다를 넘기라고 명령하였다.

32 그러나 사제들은 맹세를 하며 니카노르가 찾고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였다.

33 그러자 니카노르는 성전을 향하여 오른손을 쳐들고 이렇게 맹세하였다. “너희가 유다를 결박하여 넘기지 않으면, 나는 이 하느님의 성역을 땅바닥까지 무너뜨리고 제단을 허문 다음, 여기에 디오니소스를 위하여 찬란한 신전을 짓겠다.”

34 이러한 말을 하고 그는 떠났다. 그러자 사제들은 하늘을 향하여 두 손을 쳐들고, 우리 민족의 항구하신 보호자께 탄원하였다.

35 “주님, 당신께서는 아무것도 필요 없는 분이신데도, 당신께서 머무르실 성전이 저희 가운데에 있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36 그러니 이제 거룩하신 분, 모든 거룩함의 근원이신 주님, 정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집이 영원히 더럽혀지지 않도록 지켜 주십시오.”

37 예루살렘의 원로들 가운데 라지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니카노르에게 고발되었다. 그는 동족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평판이 아주 좋고 인정이 많아 ‘유다인들의 아버지’라고 불렸다.

38 전에 항쟁이 일어났을 때, 그는 유다교를 고수한다는 고발을 당하였다. 그는 신변과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유다교에 모든 열성을 바쳤던 것이다.

39 니카노르는 유다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분명히 보여 주려고, 오백 명이 넘는 군사를 보내어 그를 체포하게 하였다.

40 그를 체포하면 유다인들이 타격을 받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41 탑을 막 점령하려고 할 즈음 병사들은 안뜰 문을 밀치면서, 불을 가져다가 그 집 문들을 태워 버리라고 소리쳤다. 이렇게 사방으로 포위당하자 라지스는 자기 칼 위로 엎어졌다.

42 악한들의 손에 넘어가 자기의 고귀한 혈통에 합당하지 않은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고귀하게 죽으려는 것이었다.

43 그러나 라지스는 전투의 열기 때문에 급소를 맞추지 못하였다. 그때에 여러 문에서 군사들이 밀려들자, 그는 용감히 벽으로 뛰어 올라가 군사들 위로 대담하게 몸을 던졌다.

44 그들이 재빨리 물러서는 바람에 공간이 생겨, 라지스는 그 빈자리 한복판에 떨어졌다.

45 그런데도 죽지 않고 분노로 불타서 몸을 일으켰다. 피가 솟아나고 상처가 심한데도, 군사들을 헤치고 달려가 가파른 바위 위에 올라섰다.

46 그리고 피가 다 쏟아지자, 자기 창자를 뽑아내어 양손에 움켜쥐고 군사들에게 내던지며, 생명과 목숨의 주인이신 분께 그것을 돌려주십사고 탄원하였다. 그는 이렇게 죽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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