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29일 목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한알의 밀알 (요한12,24-26)
제1독서<그들은 죽기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묵시12,10-12ㄱ)
10 나 요한은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우리 형제들을 고발하던 자, 하느님 앞에서 밤낮으로 그들을 고발하던 그자가 내쫓겼다.
11 우리 형제들은 어린양의 피와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으로 그자를 이겨 냈다. 그들은 죽기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12 그러므로 하늘과 그 안에 사는 이들아, 즐거워하여라.”
<화답송>시편34,2-3.4-5.6-7.8-9(◎ 5ㄴ) ◎ 주님은 온갖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셨네.
○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 내 영혼 주님을 자랑하리니 가난한 이는 듣고 기뻐하여라. ◎
○ 나와 함께 주님을 칭송하여라. 우리 모두 그 이름 높이 기리자. 주님을 찾았더니 응답하시고 온갖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셨네. ◎
○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가련한 이 부르짖자 주님이 들으시어 그 모든 곤경에서 구원해 주셨네. ◎
○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 그 둘레에 그분의 천사가 진을 치고 구출해 주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 ◎
복음<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12,24-26)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요한12,24-26)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4ㄴ)
요한복음 12장 24절에서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 즉 당신 자신의 대속(代贖)적 죽음이 갖는 의미를 밝히기 위해 이러한 관용구를 사용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의 죽음이 가져오게 될 놀라운 결과에 대해 씨와 열매의 비유를 통해 알게 하신다.
여기서 '맺는다'에 해당하는 '페레이'(pherei; it produces; it brings forth)는 '페로'(phero)의 3인칭 단수 현재 시제로서 땅에 떨어져 죽은 씨앗에서 열매 맺는 것은 불변의 진리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예수님의 죽음은 이 세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전환점이 되는데, 그것은 '많은 열매'로 언급된 영혼 구원의 역사이다.
많은 영혼들이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죄의 속박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자유와 평화로 나아가게 될 것이 이 말씀 속에 함축되어 있다.
또한 '열매'로 번역된 '카르폰'(karpon; fruit)은 '카르포스'(karpos)의 단수 목적격인데, 나무의 열매나 자손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비유적으로는 영적인 차원에서의 '결실', '산물'이라는 뜻으로도 좋다.
70인역(LXX)에서는 이 단어가 히브리어 '페리'(pheri)의 번역어로 나타난다.
'페리'는 '자손'을 의미하지만, 비유적으로는 '행위의 열매'를 나타낸다(예레6,19; 호세10,13).
그래서 여기서 '많은 열매'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으로써 온 세상에 흩어진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게 될 것이라는 뜻이 전달된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다(요한11,52).
그리고 또한 예수님 안에서 새 생명을 얻은 믿음의 자녀들이 그분의 삶을 본받아 이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켜 갈 것이라는 의미를 전달해 준다.
그들은 예수님의 전(全)인격을 본받게 되기에, 그들을 통해서 일어날 새로운 변화들이 기대된다(마태5,13~16).
05월 29일 수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동안 죽음에 대하여 많은 말씀을 하셨고, 스스로도 수난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죽지 않으면 부활할 수 없고, 부활이 없으면 새로운 생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밀알’은 사실 그저 곡식 낱알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이 담겨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작은 씨앗일 뿐입니다.
그러나 땅속 깊은 어두움, 그 숨 막히는 공간에 자신을 맡기고 부서짐을 받아들이면 땅속의 양분들과 융합하여 진정한 본질을 드러내게 됩니다.
씨앗에서는 발견되지 않던 자신의 본모습을 꽃으로, 향기로, 열매로 온전히 구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죽음을 각오한다는 것은 두렵고 불안하며 불편한 시간을 받아들임을 의미하지만, 그것은 때로 놀라운 생명력을 낳는 은총의 여정이 되기도 합니다.
오로지 자신의 생존에만 집중하며 이를 집요하게 움켜쥐고 유지한다면, 자기 보호와 방어는 이루어지겠지만 그 어떤 창조의 힘도 개입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 좋아하던 밴드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라는 노래에 “빛나는 열매를 보여 준다 했지”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생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하느님의 개입을 막고 폐쇄적으로 남아 있다면 그 어떤 빛나는 열매도 보여 줄 수 없습니다.
죽을 만큼 힘든 도전이 다가오면, 자신을 보호하려고 맹렬히 저항하기보다 그 초대에 응하는 것이 진정한 생존의 지혜입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두려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한알의 밀알(씨)
복음(요한12,24-26)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 예수님께서 밀알(씨) 하나로 땅(흙-사람)에 내려와 목숨을 아끼지 않으시고 죽으셔서 많운 사람을 하늘의 생명으로 살리시는 열매를 맺으셨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 우리도 땅의 목숨, 육(肉)을 위한 삶으로 하늘의 생명, 삶을 놓치지 말라는 말씀이다. 육(肉)의 목숨을 위한 삶을 사랑하지 말고 미워하라는(버리라)는 말씀이다. 육의 삶이 하찮다는 말씀이 아니다. 육의 삶도 하느님께서 주신 귀하고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육의 목숨을 위한 삶에 만족(滿足)하느라 하늘의 생명에는 관심(關心)도 없다면 그것이 헛된 삶인 것이고 죄(罪)라는 것이다. 땅, 육, 세상의 양식, 노동(勞動)은 하느님 나라의 양식, 말씀(씨), 구원의 일을 모형(模型)하고 있는 소중(所重)한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땅, 육을 위한 세상의 길(道), 방법(方法)이 구원의 힘, 가치 없음을 깨닫고 인정(認定)하는 그 마음의 가난으로 지금까지 그 세상의 원리를 살았던 자신을 부인(否認)하고(버리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대속, 그 길을 구원, 생명의 진리로 믿고 의지하는 삶이다.
(마르8,35)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매일미사 사제의 묵상글 참으로 감동적이다. ‘가난한 이가 교회의 보물(寶物)’이라 하셨다. 그 가난은 마음의 가난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교회의 보물이다.
(마태5,3) 3 “행복하여라, 마음(영)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 그 마음(영)이 가난한 사람만이 하늘의 양식인 하느님의 말씀을 먹기에 보물이 되는 것이다. 세상은 그 하느님의 말씀, 복음이 자신의 뜻, 입에 맞지 않기에 먹지 않는다. 미워한다. (1코린1,23-24참조)
*사제의 묵상글 중에서~ 황제가 교회재산을 노리고 교황과 라우렌시오 부제를 죽였다고 하는데, 교회가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아 두었길래 황제가 그 돈을 노렸을까? 안타까운 것은 그분들의 그 엄청난 순교가 예수님 때문에, 복음(福音)때문이 아니라 교회가 모아 놓은 돈 때문이라는 것이 씁쓸하다.
지금의 우리 교회도 엄청난 부자(富者)라 하는데 그 돈을 풀어야 하지 않을까? 이 어려운 힘든 상황에 신자들에게, '어렵고 힘든 나라를 돕자, 사랑을 베풀자고 ' 할 것이 아니라 교회(교황청)가 가지고 있는, 움켜 쥐고 있는 돈을 풀어서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돈을 베푸는데 만족(滿足)할 것이 아니라 또한 땅(인간)의 뜻을 위한 종교 행위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 십자가의 복음을 하늘의 양식, 생명의 양식으로 먹이는데 더 힘써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은총(恩寵), 사랑을 아는 교회(敎會)라면 말이다.
☨ 은총이신 천주의 성령님! 마음의 가난으로 하늘의 부자로 살도록 하늘의 양식(말씀)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아멘!
2025년 05월 29일 목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김동희 모세 신부)
오늘은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시복하신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1984년 한국 103위 순교 복자의 시성 과정에서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한국 교회가 평신도 중심의 신앙 공동체로 시작하였다고 알고 있는데, 왜 이들 복자에는 초기의 평신도 순교자들이 없냐고 물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파리 외방 전교회 선교사들이 자세하게 순교 기록을 남긴 후대의 순교자 중심으로 먼저 시복을 추진하면서 초기 순교자들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대답하자, 교황께서는 초기 순교자들도 조사해서 시복을 추진하도록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그 결실이 2014년 124위 순교 복자의 탄생입니다.
십 년 전 사제 안식년을 맞아 칠십 일 동안 전국 도보 성지 순례를 하였는데, 그때 특별히 감명 깊게 순례한 곳들이 바로 새로 시복된 복자들의 성지였습니다.
경남 진주시 사봉면 사봉 성지에는 복자 정찬문 안토니오의 무두묘가 있습니다.
효수형을 받은 까닭에 머리는 관아에 남겨 두고 몸만 옮겨 와 모셨다고 합니다.
경남 함안의 대산 성지 성당에는 스물두 살에 혹독한 매질 끝에 장독으로 순교한 복자 구한선 타대오가 잠들어 있습니다.
김해시 진례읍의 산 중턱에는 복자 박대식 빅토리노 순교자의 묘지가 있습니다.
성지로 오르는 산길은 좁고 엉성하였습니다.
본래는 부유한 집안 출신인데 천주교 신앙을 가지고 순교한 뒤 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선산에 모시지 못하고 그곳에 간신히 묘를 꾸렸다고 합니다.
오래도록 가슴이 먹먹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시복된지 십 년이 지났으니 이들 성지도 많이 바뀌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만간 안식년을 얻는다면 다시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
(김동희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