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얼굴<사순 제2주일.(마태오17,1-9)

2011. 3. 20. 오전 6:57:36

글자
 
 

 
2011년 3월 20일 일요일[(자) 사순 제2주일] 
 

 
▦ 오늘은 사순 제2주일입니다. 교회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회개와 희생을 강조하는 사순 시기이지만, 미리 우리는 영광스러운 부활을 이루실 주님을 잠시 만나게 됩니다. 우리의 희생과 극기가 마침내 부활하신 주님께 이른다는 확신을 우리에게 주려는 것입니다. 사순 시기를 지내면서 이런 믿음과 희망을 간직하고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도록 합시다.
 

<복음>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마태오17,1-9)

 

<오늘의 묵상>

“태양이 구름에 가려 빛나지 않을지라도, 나는 태양이 있음을 믿습니다. 사랑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나는 사랑을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침묵 속에 계시더라도, 나는 하느님을 믿습니다.”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 쾰른의 어느 어둡고 습한 지하 동굴에 누군가가 새겨 놓은 글입니다. 먹구름 뒤에 찬란한 태양이 있음을 믿듯이, 전쟁의 어둠과 절망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계시다는 것을 믿는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셔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눈부신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먹구름 너머에 언뜻 찬란한 태양이 비추듯,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 그 너머에 부활의 찬란한 영광이 있음을 잠시 보여 주신 사건입니다.
비바람이 몰아칠 때 비행기를 타 보면, 지상과는 달리 구름 위에는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고, 고요하고 아름다운 운해(雲海)가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슬픔이 먹장구름처럼 몰려오고 폭풍우에 휘말려 들 때도, 우리 삶 한 겹 바로 저 너머에 찬란하고 아름다운 부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어떤 어둠 속에 있을지라도, 주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희망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찬란한 영광, 그 부활의 영원성을 우리 마음속에 늘 간직하고 살아야겠습니다. 
 
묵상 글;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그네 같은 인생, 섬광 같은 인생>  

    마치도 그네라도 타듯이 심연의 비참함에서 하느님 자비의 정점 그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오늘 우리 우리에게 참으로 큰 위로를 주는 말씀이 있습니다.

    “과거 없는 성인(聖人) 없고 미래 없는 죄인 없다.”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주님은 새로움의 주님이십니다. 희망의 주님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절대로 우리의 과거에 집착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가능성을 눈여겨보십니다.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를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십니다. 결국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 변모하는 일입니다. 어제를 주님 자비에 맡기고 다시금 일어서는 일입니다. 스스로를 변혁시키는 일입니다. 죽기까지 노력하는 일입니다. 목숨 다하는 날 까지 배워나가는 일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새로워져야 합니다.

 인간의 육체는 참으로 무상(無常)합니다. 덧없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말씀처럼 ‘무상한 수레요, 덧없는 렌터카’와 같습니다. 그런가하면 인생은 달콤한 여름휴가처럼 짧기만 합니다. 마치도 손에서 떠난 화살 같습니다. 이 아까운 시간, 허송세월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배우고, 최대한 사랑하고, 최대한 만끽하며 보낼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육체를 변모시키십니다. 태양처럼 찬란한 광채를 발하십니다. 당신 내면 안에 간직하고 계셨던 신성(神性)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관상하고 있던 사도들을 황홀경에 빠져 거의 넋을 잃을 정도입니다. 예수님의 변모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은혜로운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우리 인간 존재의 근저(根底)에도 그러한 변모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도 신성(神性)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예수님이 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께서 머물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이 보다 더 큰 은총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오늘 예수님의 변모 사건은 우리를 향해 오늘을 새롭게 살도록 초대합니다. 예수님은 어제나 미래가 아니라 오늘을 자주 강조하셨습니다. 오늘 지금 이 자리를 중요시여기셨습니다. 따라서 나중에 고쳐주겠다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바로 지금, 우리의 눈앞에서 고쳐주셨고, 살려주셨고, 구원을 베푸셨습니다. ‘언젠가 때가 되면’이 아니라 당신 눈앞에서 바로 바로 용서하셨고, 기쁨을 주셨고, 당신 행복을 나눠주시면서 지금 이 순간 충만히 살아갈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성인(聖人)들은 대체로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이상을 구현하는 사람들로서 삶의 본질을 실현하였습니다. 십자가의 바오로 성인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품 안에서 쉬는 영혼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모든 사건 안에서 하느님의 의지가 제대로 구현되도록 애쓰며 순간순간 그분 안에서 살기 위해 노력하는 행복한 영혼입니다.”

 리지외의 데레사 성녀 역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제 삶은 잠시 스쳐 가는 섬광입니다. 지나가는 한 순간입니다. 제게서 빠져나가는 한 순간이며 왔다가는 떠나갑니다. 저의 하느님, 이 땅에서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제가 갖고 있는 시간은 오로지 오늘뿐임을 당신은 잘 알고 계십니다.”

오늘 하루를 최대한 만끽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를 더없는 은총으로 받아들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를 최대한 감사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아침마다 무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찬란한 햇빛에 감사합니다. 모든 악한 기운과 냄새를 몰아내는 바람에 감사합니다. 예쁜 포장지에 잘 포장되어 우리 손에 정확하게 배달되는 ‘하루’라는 선물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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