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동]슬픈날의 편지

2000. 10. 7. 오전 1:52:39

글자

슬픈날의 편지

 

 

 

 

모랫벌에 박혀 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속에 박혀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슬픔 하나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랠 길 없고

 

그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없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지금은 그저

 

혼자만의 슬픔 속에 머무는 것이

 

참된 위로이며 기도입니다

 

 

슬픔은 오직

 

슬픔을 통해서만 치유된다는 믿음을

 

언제부터 지니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항상 답답하시겠지만

 

오늘도 멀찍이서 지켜보며

 

좀 더 기다려주십시오

 

 

이유없이 거리를 두고

 

그대를 비켜가는 듯한 나를

 

끝까지 용서해달라는

 

이 터무니없음을 용서하십시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10지구 모임방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