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저희 어린이들이 첫영성체와 세례성사를 받는답니다. 2월 19일에요..
대상학생은 9명이예요..
오늘은 어린이들이 오전부터 모여서 간단한 피정(말이 피정이지 사실은 간단한 심성계발 프로그램들과 지난 교리 복습 겸 시험입니다.)을 하고 있어요..
어디서 하냐구요?
다름아닌 선생님 방이랍니다. 미리 성모성심관을 예약해놨는데 공교롭게 오늘 중요한 행사가 있다네요..
지금은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지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 시간, 등 뒤에서 컨닝하는 소리와 서로 의논하는 소리가 수근수근 들립니다..
사실 오늘 저도 일찍 일어나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어요.. 나이 들면 새벽잠이 없어진다는데 저는 왜 이런지..
게다가 워낙 게을러 피정 준비물과 교리 복습 문제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거든요..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눈을 붙일 수 있었지요..
몇 차례 결석을 한 학생들이 있는데 매몰차게 거절을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해 낸 것이 시험이랍니다. 출석이 안되면 시험이라도 본다.. 무려 12장이나 되는 시험 문제를 받아들고 어처구니 없어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사실 좀 재미있기도 했지요..
다행스럽게도 이번 피정과 평일미사 참례를 빠지면 절대로 세례와 첫영성체를 받을 수 없다고 정색을 하며 엄포를 놓았더니 정시에 모두 빠짐없이 나왔더군요.. 늦은 학생이 하나도 없었어요.. 얼마나 기특한지...
한시름 놓았습니다. 화요일 저녁 미사 참례만 마치면 이제 끝!!
4달 넘게 일요일마다 헐레벌떡 성당으로 뛰어왔던 이 생활도 이제 마치게 됩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신앙의 시작인데 저같은 형편없는 교사가 감히 이런 중요한 일을 맡았다니... 정말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네요.....
그러기에 이렇게 모자랐던 부분을 올 한해 동안 조금씩 아이들에게 갚아 나가려고 합니다.
시작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