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난하네요..

2000. 5. 5. 오후 9:56:45

글자

일요일에 중림동에서 체육대회 리허설이 있죠..

근데 제가 내일 간만에 짬을 내어(저는 휴가라고 생각하지만 동료 교사들은 떙땡이 내지는 뺑소니라고 생각합니다..) 감히 교리와 미사도 내팽개치고 집안일로 지방에 내려가게 됐어요.

마음이 여간 무겁지 않네요...

왜 머피의 법칙 같은 게 있잖습니까.. 꼭 제가 없는 날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나고, 공교롭게 한 눈을 판 그 찰나에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그저 제가 없어도 보란 듯이 잘 돌아간다면 좋으련만.. 왜 이리 불안한지 모르겠어요..

저도 ’내가 없으면 꼴이 어떻겠어.. 그저 초등부는 내가 있어야 한다니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나 봐요.. 우습지만 말입니다..

 

더군다나.. 토요일에 성당에 못나가는 것도 심난한데 ’체육대회 리허설’ 이야기를 들으니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더군요.. 왜 미처 그 생각을 못했는지..

사실 어제 준비모임에서는 차마 입이 안떨어져서 말을 못했답니다..

문제는 제가 토요일 새벽에 가서 일요일 밤에 온다는 겁니다. 이미 기차표도 다 예매를 했구요.. 연휴라서 좌석이 없어 차표를 바꾸기도 쉽지 않군요..

체육대회 준비를 저희 본당에서는 제가 하기로 정한 터라 다른 교사를 보내기도 그렇고.. 또 대신 갈 만한 교사도 없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생님들은 저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아무래도.. 입석이라도 타고 일찍 와야겠지요?

세시간 반 동안 서서 올 생각을 하니... 휴...

역시 삶은 긴장과 갈등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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