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조재선(jaesun90)
제목: 전곡,연천으로 가는 열차
Camp Casey, 동두천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커다란 미군부대이다. 낮에는 잘 모르지만, 밥이 되어서 어둠이 깔리고, 한국 도로에 쓰이는 가로등보다 훨씬 짙은 오렌지 색의 가로등이 부대 안을 밝히면, 커다란 산 몇 개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두른 것 같아서 캠프의 크기를 더욱 실감나게 했다. 그 담벼락을 경계로 안과 밖은 참 다른 곳이었다. 아무튼 난 거기서 군복무를 했다.
(중략...)
주일 저녁이 되면 9시까지 복귀를 해야했기 때문에, 성당 행사나 회합을 하다가도 신데렐라 흉내내듯 급하게 빠져나왔다. 돌아오는 길은 항상 쓸쓸하기만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신나게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는데, 저녁을 함께 먹으러 갔을텐데...
항상 해가 저무는 때여서 그런 그리움이나 쓸쓸함은 붉게 그러다가 캄캄하게 마음을 덮어갔다. 의정부역에서 연천, 전곡으로 가는 열차로 갈아타서 어두운 논바닥을 기차가 달렸다. 열차가 워낙 낡아서 항상 과거로 가는 타임머쉰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열차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몇 명의 젊은이들 얘기를 엿들어 보니, 다름 아닌 전곡본당 초등부 교사들이 아니던가? 난 두가지 사실에 놀랐다. 첫번째는 아는 사람도 아닌데 아는 사람처럼 반가와서 혹 말이라도 붙여볼까 하는 충동에 사로잡히는 나의 주책스러움에 놀랐고, 둘째는 화곡본동에서도 혜화동까지 교육가는 걸 귀찮아했는데, 이 전곡 본당 사람들은 한 번 월례교육을 받기 위해서 2시간도 넘게 기차를 타고 지하철을 또 갈아 타는 길고 긴 여행을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작은 시골본당의 초등부 선생님들은 계속 신부님이야기(그것도 우리 본당에 계셨던 신부님이셨다), 아이들 이야기, 교사들 이야기로 고소하고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난 이 사람들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나도 빨리 제대해서 우리 본당 교사들하고 월례교육도 다니면서 저렇게 살고 싶어졌다. 전곡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기차 안에서 그 때만큼은 세상에서 그들의 자리처럼 매력적이고 풍요로운 자리는 없어 보였다. 나도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고 싶을 정도로...
이제는 제대한지도 꽤 되고 그동안 후배교사들과 지하철에서 시끄럽게 이야기하며 월례교육도 몇 번을 다녀왔다. 소원을 이루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는데, 행복한지 모르고... 사람은 자기가 지금 가장 행복한 자리에 있는지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생략...)
대강 읽다가 실화인게 느껴져서리..냅따 퍼왔슴다..
글고..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이..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저희와 같은지구인 전곡선생님들이란 사실에 너무 놀랍고 반갑네요
열씸하자 교사생활!!! ^____________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