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만들어진 댄스 뮤지컬 우모자는 원시 부족사회에서부터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_인종분리)의 세월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아프리카 인들의 역사를 그들 음악의 일대기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아프리카어로 ‘함께하는 정신’을 뜻하는 <우모자>는 일종의 서사시다. 이 뮤지컬은 남아프리카의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고 있다.
원시부족사회의 역동하는 생명력의 표현인 드럼 비트가 공연장을 울리고 막이 오르면, 탄탄한 육체들이 무대를 누빈다.
1막 ‘부족(tribe)’의 시작이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삶의 모습들이 여과없이 펼쳐진다. 원시사회에서도 지금과 똑같이 생명이 태어나고 젊은이들은 사랑을 속삭인다. 건장한 남성들은 전투나 사냥에 나서고, 아낙네들은 이들을 기다리며 소소한 일상을 꾸려가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 대부분 스와힐리어로 이뤄지기 때문에, 뮤지컬에는 독특하게도 ‘변사’가 등장한다. 중절모와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으로 대변되는 해설자가 아니라, 모건 프리먼을 닮은 할아버지가 중간에 한 번씩 대략적인 흐름을 설명하는 것이다.
‘프리먼 할아버지’의 나레이션을 좇아 배경은 어느덧 현대로 이동한다. 세상 모든 곳에서처럼 산업화와 도시화가 조금씩 시작되던 그 시절. 평화롭던 남아프리카 땅에 서구 문명이 유입되기 시작한다. 이를 위한 대표적 항구인 ‘더반’은 이제 젊은 여성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 곳이 된다.
2막 ‘더반 탤런트 대회’가 끝나고 3막 ‘요하네스버그의 거리 풍경’에서 남아공은 한층 더 서구화된 모습이다. 시골에서 상경한 어리버리한 청년이 ‘도시’의 형태를 띠기 시작하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좌충우돌하는 장면은 마치 우리네 5,60년대를 보는 듯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4막 ‘쉬빈 술집’과 5막 ‘광산과 호스텔’까지 막힘없이 이어진다. 전통적 가치가 점점 사라지고 금과 다이아몬드를 노리는 제국주의에 의해 변화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현실이, 배우들의 경탄할 수밖에 없는 몸놀림과 뛰어난 노래 속에 펼쳐진다.
또한 이 시기는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 정책)가 기승을 부리던 때다. 정작 이 땅의 주인인 흑인들이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철저하게 차별 당하던 시기인 것이다. 예의 ‘프리먼 할아버지’는 자국에서 이동할 때도 일종의 여권을 소지해야 했던 당시의 상황을 담담히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