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된 신부의 고백성사> 요즘 우리 성당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첫 영성체 준비가 한창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야, 저렇게 말썽꾸리기 녀석들에게 도대체 무슨 교리를 가르치고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겠노... 싶다가도, 그래도 이 아이들과 뭐라도 한 번 해보려 씨름하시는 수녀님과 선생님들 덕에 한 달쯤 지나고 나면, 그 악동들이 그나마 제법 말귀를 알아듣는 천사들로 서서히 변하는 모습은 거의 기적에 가까울 지경입니다. 어제는 첫영성체 꼬맹이들이 첫 고백성사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이제 겨우 열 살에서 열두 살짜리들이 죄를 지어봤자 무슨 놈의 죄를 짜달시리 지었겠습니까? 그런데도 그 아이들 난생처음 하느님 앞에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는 일이라 하나같이 떨리는 목소리로 개발새발 적어온 종이를 바라보며 파르르 떨며 자기의 죄를 숨죽여 이야기합니다. 얼마나 기특하던지요... 끽해봐야 부모님 말씀 안 듣고, 친구들하고 싸우고... 뭐 그 정도가 대부분인 죄를 그래도 이렇게 고백하고 또 스스로 뉘우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것, 그 자체가 축복이라면 축복인 셈이다... 싶으면서도, 한 서른 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의 똑같은 죄를 반복해서 듣고 앉아 있는 일도 실실 재미가 없어져, 실컷 죄를 고백한 한 녀석에게 대뜸 제가 그랬습니다. "야. 닌 뭔 죄를 그렇게나 많이 지었노?" 저의 예상치 못한 질책에 그 녀석이 뜨끔했던지... "예... 잘..못..했.습..니.다아..."하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못된 재미가 붙은 저는 그 아이를 더 몰아쳤습니다. "니가 그리 살아서 되 것나? 안 되것나? 이야기 함 해봐라!" 녀석을 다그치자 그 꼬맹이는 거의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 되어, "이래 살면 안 되겠습니다..." 참 못된 신부지요... 지부터 이래 살면 안될 인간이 어만 아이를 붙잡고 생 눈물을 뽑고 있으니 하느님께 혼이 나도 단단히 혼이 나야될 일이지요. 어쨌든 수습은 해야 할 것 같아, "그래, 이래 살아서 안 될 것 같으면, 뭐부터 한 번 고쳐 볼라카노?" 아마 자기가 써온 종이의 죄들을 쭈욱 훑어 내리느라 한참 대답이 없던 녀석이 그럽니다. "이제부터는 친구들을 때리지 않겠습니다." 기왕 받은 탄력 그것만으로 끝낼 수 있나요? 다시 한 번 더 몰아쳤지요. "꼴랑 그거 하나만?" "아니오. 거짓말도 안 하겠습니다." "그래, 니 신부님하고 약속했데이... 꼭 지켜라. 알것나?" 자기를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내 보내줄 기색이 보이자 녀석의 대답은 씩씩해집니다. "네!" 자고로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는 아이는 더 야단치지 말라고 하셨는데... 아마 그래서 하느님께서도 반복되는 인간의 통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당신의 그 사랑을 이어가시나 봅니다.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와 예물을 드려라." 우리가 해야할 일은 바로 이것이겠지요. 아파하고 결심하고 화해하는 것... 우리 첫 영성체 아이들에게도 이 사랑의 도(道)를 보여주었어야 했는데, 못된 신부 만나 아이들만 고생입니다. 아멘. |
<못된 신부의 고백성사>
2007. 10. 10. 오전 11:44:04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