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미래 리포트」. '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칭 한미준)이라는 개신교 목회자들 모임과 한국 갤럽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해설을 곁들인 보고서 형태의 책이다. 천주교 언론매체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일반 언론매체들은 지난 1월 하순에 일제히 조사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국 개신교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보고서 내용이 한국 천주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보고서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종교인이 57%, 비종교인이 43%였다. 6년 전인 98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종교인이 52.8%에서 4.2%가 늘었다. 그러나 비종교인 중 종교를 가질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98년 32.9%에서 지난해에는 23%로 크게 줄었다.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종교 인구의 큰폭 증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교별 수치를 비교해 보면 좀더 흥미롭다. 전체 인구 중 불교 신자가 26.8%로 가장 많았고, 개신교가 21.6%로 다음을 차지했다. 천주교는 8.2%였다.(2003년말 한국 천주교 교세 통계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는 전체 인구의 9.1%다.) 98년과 비교해 보면 불교 3.2%, 개신교는 0.9%, 천주교는 0.7%가 각각 늘었다. 비종교인들 중 앞으로 종교를 가질 의향이 있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어느 종교를 선택할 것인지를 질문한 결과 불교가 36.6%로 가장 많았고, 개신교 35%, 천주교 24.4%였다.
눈길을 끈 또 다른 내용은 개종 여부를 묻는 질문이었다. 앞으로 개종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불교 신자 응답자의 1.4%가, 천주교 응답자는 3.5%가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보고서는 개신교 신자는 이 질문에서 제외시켰다.) 6년 전과 비교하면 불교는 3.0%에서 1.4%로 줄어든 반면, 천주교는 1.0%에서 3.5%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종교를 갖거나 개종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전체적으로 20.6%에서 13.2%로 하락했다.
이런 분석 결과는 한국 종교시장에서 천주교의 상품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신자 절대 수에서는 물론 증가율에서도 제일 끝이고, 비종교인에게 비쳐지는 구매력에서도 꼴찌다. 반대로 천주교 신자의 타종교 개종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신자 증가율 둔화, 냉담자 증가 같은 한국 천주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이 보고서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개신교의 미래를 위해 전문가들이 내놓은 '목회적 분석'들도 흥미를 끈다.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명목상 그리스도인'(이름뿐인 신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교회학교(주일학교)의 성장이 장기적 성장의 핵심이다 △결혼과 가정이 교인 정착과 교회 성장의 중심이다 △전도는 주님이 끊임없이 요청하는 명령이다 △예배는 미래 교회가 강조할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평신도 역할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총체적으로 제거하라 △목회 리더십의 갱신에 올인하라 △목회의 본질에 충실하라 △더욱 효과적 선교전략을 마련하라.
천주교 측에서 볼 때 새로운 대안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수없이 제기돼 온 내용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요청들이 교회 현장에서 실제로 얼마나 받아들여지고 반영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제안들을 우리도 다시 한 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목회적 분석'에서는 천주교에서는 볼 수 없는 한 가지 현상을 언급하고 있다. "수평 이동은 양극화 시대의 자연적 현상이다"는 표현이다. 개신교 신자들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만족하지 못하면 만족할 만한 교회를 찾아 옮기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교회를 옮기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선택 기준은 '영성'이라고 한다. 이전에는 교파나 교단이 중요한 요인이었지만 이제는 교회의 영적 품질과 편의성 등이 교회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신자들을 단골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양질의 서비스가 개별 교회에 그만큼 요청된다는 지적이다.
우리는? 알고 지내는 한 신자가 이 물음에 답했다. "다른 성당에 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쉬지요."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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