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을 위한 기도
글 : 권태원 프란치스코 / 시인
한 해 동안 당신과 함께 사랑의 길을 걸어올 수 있게 해 주신
당신의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내 작은 머리와 세상의 지혜로는 당신의 무한한 사랑을
도저히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내 잔이 차고 넘치기 때문입니다.
눈보라가 내리고 차가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날
이 세상 어디에도 당신처럼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나와 함께 이야기하고 대화해도
결코 지루하지 않다는 당신이 내 안에 계셔서 너무 행복합니다.
당신을 통하여 세상과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내 마음 깊은 곳에도 희망의 새해로
당신의 평화가 이어지게 해 주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아직도 다 고백하지 못한
나의 숨은 죄와 잘못들이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내 작은 마음 그릇에는 도저히 다 담을 수 없는
세상의 고통과 아픔들을 당신께서는 다 받아주었습니다.
나는 바람이 불면 금세라도 떨어질 것 같은
하나의 보잘 것 없는 나뭇잎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잊을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용서할 것은 모두 용서하면서 당신처럼 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일을 이제 더 이상 미루지 않겠습니다.
목숨이 떨어지는 날까지 사랑하는 일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나도 당신처럼 늘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기도하면서 살겠습니다.
성당 앞의 고목나무처럼 나이 들수록 시간은 어쩌면
이렇게도 빨리빨리 지나가고 있습니까?
그러나 당신 앞에서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결코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기도할 시간도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사랑할 시간도 너무 부족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한 해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겸손히 나의 길을 걸어갑니다.
항상 깨어 살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럴수록
나의 어리석음을 회개하면서 용서를 빌겠습니다.
하루의 끝과 한 해의 끝이 되어 주시는 당신이여.
나를 키우는 데는 당신의 시간이 너무도 필요합니다.
세상 일은 하나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당신의 뜻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사랑의 집이 무너지고 마음마저 빈 들판처럼 캄캄할 때
제일 먼저 나에게 오시는 분은 오직 당신뿐이었습니다.
사는 일이 아무리 외롭고 고통스러워도 기도의 삶을
내 마음에 뿌리내리게 해 주었습니다.
나보다도 더 나를 잘 알고 계시는 당신이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나보다도 더 나를 사랑하고 계시는 당신이 내 안에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내가 당신을 바라보는 것은 당신께서 나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날마다 내가 하는 기도 또한 당신이 나에게 말을 건네시는 것입니다.
당신이여, 어서 오십시오.
당신의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어 주십시오.
더 이상 세상과 사람에게서 상처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당신이 나를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당신의 사랑을 주시고 당신과 하나 되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당신의 신비를 깨달아가는 나의 기도를 받아 주십시오.
지금 현재 나의 믿음이 평생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오늘 하루의 모든 일상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 깨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이여,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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