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되어 누워보니

2006. 8. 1. 오전 6:48:47

글자

          길이 되어 누워보니
          -장남제
          
          한두 번 밟혀서
          길이 되었으랴
          길이 되고도 이름을 갖기까지
          얼마나 더 다져졌으랴
          
          천만 번 밟히고도 
          아니 기 죽고, 안으로 
          그럴수록 안으로 단단해지고 
          밖으로 넓어진 삶이구나
          
          유년의 기억같이 흐릿한, 
          좁다란 고갯길이
          점점 넓어지고
          포장이 되고, 결국은
          이름을 갖게 되는 것
          기 죽지 아니하고 단단히
          밟힐수록 다짐한 까닭일 테지
          
          육신이 밟히는 일은 서러운 게 아니구나
          많이 지독히 밟힐수록
          지워지지 않는 
          길이 되어 누워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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