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내면서
우리는 한때 어린 시절을 거쳤다.
그리고 우리는 이 어린 시절에 우리를 대하던 부모의 태도를 몸에 익혔다.
이리하여 우리의 몸에 배게 된 어린 시절은 지금도 우리 안에 살아 있으면서 성인으로서 우리의 생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훼방을 놓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몸에 배어 있는 어린 시절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 어린 시절이 인간의 갖가지 정서적인 문제점들을 초래한다는 점도 알지 못한다.
또한 이러한 문제점들은 각자가 어렸을 때 자기를 대하던 부모의 지나친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점도 모른다.
이 책의 미실다인 박사는 정신의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로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가운데, 어린이들에게서 발달 도중에 있는 정서적인 문제점들을 발견했으며, 또한 이러한 문제점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모르는 성인들에게서도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미실다인 박사는 어린이들 및 그들의 부모들과 공동으로 정신의학적 작업을 전개하는 가운데 성인의 정서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발전시켰다.
그는 말썽을 불러 일으키는 고질적인 어린 시절을 내재과거아(內在過去兒)라고 부르면서, 지금까지 이러한 문제점들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어 오던 프로이트 심리학의 무의식 개념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대신에 내재과거아 개념을 이용한다.
미실다인 박사는 성인 환자들을 대하는 첫번째 단계로서, 그들로 하여금 어렸을 때 체험한 문제유발적인 부모의 태도 - 과거에 불행과 좌절을 초래했고 지금도 계속해서 초래하고 있는 태도 - 들을 - 확인하도록 돕는다.
그는 여러가지 자녀 - 부모의 관계들과 그 결과들을 기술하고 개인적인 기록들을 사례로 들어서 설명하는 가운데 우리가 한때 거쳐왔지만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을 어떻게 회상해낼 것인지 알려 준다.
또한 지나치게 단련받았거나 너무 과보호받았거나 혹은 일반적인 부모의 병적 태도들 가운데 어느것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우리의 내재과거아가 어떻게 성인인 우리 안에서 여전히 살아서 활동하는지 알려 준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내개과거아가 어떤 식으로 지난 날의 습관. 분노. 공포. 혼란 등의 감정을 계속 재연해 내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 내재과거아는 어쩌면 우리를 지나치게 예민하게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만들거나 또한 분노와 늑장부리는 버릇과 무리한 낭비와 다른 사람(혹은 우리 자신)에 대해 너무 비판적인 태도에 휘말리게 만들기도 할 것이며, 또 다른 방법들을 통해서는 우리들로 하여금 고통받게 한다든지 아니면 우리의 결혼생활이나 가정생활이나 직장생활을 방해할 것이다.
이렇게 내재과거아가 재연해 내는 지난 날의 감정들, 즉 부모의 지나치고 병적인 태도들이 성인인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미실다인 박사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완전주의 ; 물질적. 지적. 사회적 성취를 향한 한없고 너무 진지한 몰두
* 강 압 ; 빈둥거리기, 공상, 늑장부리기, 기타 반항들
* 유 약 ; 충동적인 행위, 발끈하는 기질, 다른 사람들의 권리에 대한 존중의 결여
* 과 보 호 ; 권태감, 끈기 부족, 개인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어려움
* 심 기 증 ; 비활동과 불참의 구실을 제공하는 건강에 대한 걱정
* 징 벌 ; 보복하고자 하는 강한 원의가 성인생활을 지배
* 방 임 ; 불안, 고독, 다른 사람에게 친근감을 느끼기 어려움
* 거 부 ; 다른 사람과 자신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낌
* 성적자극 ; 성의 인격적인 관계에는 불만족하며 육체적인 측면만 강조
우리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함으로써 내재과거아와 원만하게 지내도록 해주고 그럼으로써 성인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려는 것이 미실다인 박사의 목표이다.
따라서 그는 가장 단순명료한 말로써 개인의 내재과거아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재교육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접근방식들을 설명하고자 애써 전문적인 정신의학 용어들을 배제한다
그는 우리가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내재과거아를 파악하고 그와 타협하고자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그리고 깊은 온정과 동정을 보이며 말한다.
실제로 내재과거아 재교육이라는 미실다인 박사의 생각은 그를 내방한 수많은 사람들을 더욱 행복하고 생산적인 삶에로 인도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 책을 통해서 똑같은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책이 대단히 전문성을 띤 정신의학 및 심리학 관계의 도서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우리 주변에서 다반사로 목격할 수 있는 사례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라고 봄이 더 타당할 것이다.
이 책을 우리 말로 옮긴 원래의 목적은 현장에서 선교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가톨릭교리신학원 졸업생들을 위한 연수회의 교재로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시도는 "교리교사들이 그 직무의 타당한 준비로서 교회의 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심리학과 교육학의 이론과 실천을 습득하도록 보살펴야 한다."(주교들의 교회 사목직에 관한 교령 14항)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실행에 옮기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의 책이라면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사회에서 정신적. 심리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자면 자신에게 정서적으로 어떤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막연하게 느끼면서도 구체적으로 꼬집어서 지적하지는 못해 안타까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출판하기로 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우리의 생각과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 책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시고 강의까지 해주신 메리놀 외방선교회의 손 경수 신부님과 이 책의 출판을 맡아 주신 가톨릭 출판사 오 지영 사장신부님 그리고 이 책을 번역해 주시고 편집해 주신 본교 편수부 이종범, 이 석규 두 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987년 3월 일
가톨릭 교리신학원장 류병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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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이 책은 독자 제위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설명을 해줌으로써 자신들 및 다른 이들과 관련해서 보다 충만하고 자유로우며 평화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그 뜻이 있다.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일이 참으로 값어치가 있음은 자기의 정체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특별히 인간이 감정과 행실에 관해서 제대로 알아 듣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며, 그래서 일찌기 사도 바울로도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희미하게 볼 뿐? (I 고린 13, 12)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필자가 독자 제위와 그 자신의 생애에 관해 완벽한 사실을 기술하자면 아마도 수많은 학자들이 온갖 실험을 통해서 결실을 얻어낼 때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한다손 치더라도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희미하게 보기'는 여전히 마찬가지일 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상황에서 필자가 할 수 있는 바로서는 독자 제위에 관해 가장 적나라한 면을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셈이다.
비록 우리가 아는 것이 적다 하더라도, 독자 제위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만큼은, 감정상의 몇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처방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은 파악하고 있다.
우리는 더 많은 지식을 터득하자고 더 기다릴 수 없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를 지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겠다.
이 책에는 필자와 대면하였던 환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필자는 그들을 익명의 존재로 남아 있게 하려고 그들의 이야기를 약간씩 윤색하였다.
따라서 그들이 실생활에서 마땅히 누려야 했던 품위가 유지된 채 그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었기를 필자는 소망하는 바이다.
그들과의 접촉으로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필자는 또한 해리 헨더슨(Harry Henderson)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는 뼈대만 갖춘 필자의 구상에 살을 붙여 보다 완벽한 저술이 되게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아무쪼록 독자 제위는 이 책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해 내고, 그리하여 더더욱 자중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필자는 희망한다.
W. 휴 미실다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