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드리는
사랑꽃이 되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십시오
이제 남겨진 하루를 이 이해인 수녀님의 詩로 엽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오랜 기간을 해왔으면서도..
이렇게 무언가(발표회이든 대축일이든..)를 향해 가는 길은 참으로 두렵고 어렵습니다.
그 두려움의 근원은..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보다는,
실수를 할 것만 같은 두려움보다는,
듣는 이들을 실망시킬 것 같은 두려움보다는...
더 근본적인 두려움입니다.
이 나의 기도를..
주님께서 어떻게 받아주실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보이는 열정과 헌신속에 숨겨져있는...
무능력과 위선과 게으름과 독선과 불성실함을 그분은 아시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무도 부족함을 그분은 아시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을 향하기 보다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욕심으로 우리의 노래를 들어줄 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있음을 그분은 아시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
이제 내일 사방이 숨죽인 밝은 조명속에서, 우리만 무대위에 덩그러니 남겨져 버리게 될 때,
그 숨막힘속에서 당신을 떠올리게 하소서.
멜로디의 아름다움에 현혹되지 않고, 노랫말에 담긴 당신을 향한 기도에만 묻혀있게 하소서.
그것이 이 생에서 당신께 드리는 마지막 기도인 양,
그렇게 기도하게 하소서.
성녀 세실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