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9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루카 8,1-3 (여자들이 예수님의 활동을 돕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믿음의 벗님들과 함께 하렵니다>
포근한 송산성당 공동체의 가족이 된지 이제 나흘이 지났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본당에 부임할 날을 손꼽았지만, 막상 부임할 날이 다가오자 솔직히 마음 한 구석에서는 불안함의 작은 떨림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13년 만에 본당사목을 하면서 마주해야 할, 그동안 낯설어진 일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정든 이들과의 헤어짐이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 저를 남겨두는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긴장과 설렘으로 새롭게 제 보금자리가 된 이 곳 송산성당에서 저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마치도 오랫동안 저를 기다려왔다는 듯이, 믿음의 벗님들께서 맞아주셨습니다. 아직은 서로의 낯섦을 훌훌 털어버리기에는 이르지만, 여러분 모두 어느덧 스르르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한 벗으로 자리하겠지요.
우리 본당 가족들을 떠올리며, 오늘 복음의 여인들을 자연스레 생각하게 됩니다. 그저 묵묵히 예수님과 함께 했던 예수님의 착한 벗들을 말이지요. 복음 선포를 위해 이곳저곳 분주히 다니셔야했던 예수님께 이 여인들은 참으로 소중한 이들이었습니다. 이 여인들이 있었기에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죽음을 향한 고난의 여정을 주저함 없이 걸으실 수 있으셨습니다. 예수님과 이 여인들은 단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관계가 아니라, 복음 선포라는 거룩하고 고귀한 사명을 이루어 가는데 있어서 ‘갈림 없는 하나’였습니다.
사제로서 저나 믿는 이로서 여러분이 이루어야 할 관계가 바로 이것입니다. ‘갈림 없는 하나’ 말이지요. 믿음의 벗이신 여러분께서 오늘 복음의 여인들처럼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반가운 낯으로 함께 하여주시듯이, 사제로서 저는 예수님처럼 여러분을 모시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이제 몇 걸음 함께 발을 내딛었습니다. 앞으로 아름답고 가슴 벅찬 우리의 여정을 기쁘게 힘차게 함께 보듬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