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피정

2011. 8. 17. 오후 3:05:53

글자
 

처음에는 피정이라는 말에 시쿤둥하던 집사람이

신부님 강론 말씀 때 눈물 흘리는 모습 보면서 참 잘왔다 생각했습니다


피아골 임걸령 노고단  성삼재 등산은 제게 또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허리와 무릎이 안 좋은 집사람 생각은 눈꼽만큼도 하지 않고

제 욕심대로 산행을 강행한 어리석은 놈


억수로 내리는 빗속에서 뒤로 돌아 갈수도 없고,

아파서 빨리 걸을 수도 없는 아내를 빨리 따라오지 않는다고

저 만큼 혼자 앞에 가서 눈 흘기며 뒤 돌아 보고,

따라오면 이내 도망치듯 혼자 내빼고 ...


그러기를 한참 하다 보니 힘들게 힘들게 말없이 따라오는 아내를 보면서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 흔한 파스 한장, 보호대 하나 준비하지 못한 놈이

괜시리 성질은 내는지...


7시간여 산행을 마치고 성삼재 정류장으로 내려오면서

이런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그래 산행이든 인생길이든 

결국 이렇게 나와 집사람 함께 올라가고, 함께 내려 올 것을

왜  그토록 내 고집대로 성질만 부리고 살아왔는가 ? “


앞으로는 삼십년 가까이  켜켜이 쌓여 있는

집사람 가슴속의  그 것도 자주 들어 주고,

또 저주면서 함께 살아가야겠다고

혼자 다짐 해 보았던

잊을 수 없는 피정이었습니다.


하느님 !

신부님 !

감사합니다 !


댓글 4

  • 2011년 8월 17일 오후 5:46

    피아골에 있는 피정의 집에 다녀오셨군요? 그곳엔 강 신부님이 아마 계시는 것 같기도 하고..지리산 참 좋지요?

  • 2011년 8월 18일 오후 8:25

    멋진 이의재님............. 두 분의 사랑이 전달되어 옵니다.... .아름다운 향기로......

  • 2011년 8월 19일 오전 11:31

    부부라는 사이는 나의 반쪽으로서 살아가는 동안 제일로 가까운사인데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지요.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좋은경험담을 쓰셨군요.믾은 참고가 되어서 감사 합니다..

  • 2011년 8월 28일 오후 10:56

    함께 한 이야기는 같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암튼 지속적으로 시행착으를 겪어야 진심어린 마음이 있는가 한 발자국 물러나면 편할 수 있을텐데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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