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6.01.01)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2006. 1. 1. 오후 4:35:44

글자
2006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제1독서
민수기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제2독서
갈라티아 4,4-7
형제 여러분, 4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5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6 진정 여러분이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7 그러므로 그대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그리고 자녀라면 하느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복음 루
카 2,16-21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에 16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2005년이 휙 하고 가버리고 대망의 2006년 새벽이 밝았습니다. 이번 2006년에는 슬픈 사건 없이 늘 기쁨과 행복이 여러분의 가정이 충만하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얼마 전, 이곳에 봉사 나온 신학생들과 영화 관람을 했습니다. 그리고 밤 10시 넘어서 다시 갑곶성지로 돌아왔지요. 저녁 9시면 잠이 드는 저에게 있어서, 10시 넘어서까지 깨어 있다는 것은 하나의 고문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잠을 자려고 씻지도 않고 이불 위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한 가지 있었어요. 그것은 아직 저녁기도와 끝기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순간 제 마음에는 두 가지의 마음이 싸우고 있었습니다.

‘피곤하다고 기도를 안 하면 어떻게 하니? 빨리 일어나서 기도해!’

‘네가 일어나는 시간을 생각해봐. 그 시간이면 남들에게 저녁과 마찬가지야. 따라서 조금 자고 그 시간에 일어나서 기도하면 돼. 그냥 편하게 푹 자라.’

다행히도 전자의 마음이 승리를 해서 벌떡 일어나 기도하고 다시 잠을 잘 수 있었지만, 짧은 시간에 심한 갈등을 했지요. 만약 후자의 마음이 승리를 했다면 어떠했을까요? 상쾌한 아침이 아니라 부담스런 아침을 맞이하지 않았을까요?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생활 안에서는 이러한 갈등이 늘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 우리들은 나의 편함과 유익만을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님을 그 자리에서 밀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분명히 주님을 그 자리에 모셨을 때 더 큰 행복을 간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내 자신만을 그 자리에 두게 함으로써 더 큰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봉헌하면서 성모님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성모님 역시 한 인간이었기 때문에 저희와 같은 갈등의 삶을 사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선택의 순간에서 성모님께서는 자신보다는 주님을 선택하셨지요.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상황, 즉 천사로부터 예수님 잉태 소식을 들었을 때도 순명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었던 것이고, 첫 번째 아기를 동물들이 사는 마구간에서 낳아야 할 때에도 그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었지요. 또한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짓는 그 당시의 관례를 벗어나서 천사가 알려준 대로 ‘예수’라고 이름을 짓는 것 역시 주님의 뜻을 따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성모님께서는 선택의 순간에서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을,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선택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과연 그 선택의 순간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지요?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런데 올 한 해는 나를 선택하기보다는 주님을 선택했으면 합니다. 그때 우리들은 성모님과 같이 주님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체험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기쁘게 새해 인사를 합시다.



새해기도(이효녕)

한 세월은 말없이 보냈지만
다시 둥글게 솟은 대망의 해
모든 이들의 꿈으로 떠오르게 하소서
세상사는 모든 것이
흘러 넘치는 사랑이게 하소서

어려움이 닥치면
강물에 띄어 보내
평탄한 한 해가 되게 하소서
모든 이들이 마음의 풍요를 빚어
넉넉한 한 해가 되게 하소서

마음의 지닌 밝은 소망
가슴에 새길 때마다
아름다운 영혼이 깃들게 하소서

평범한 사람들 가슴마다
하늘에서 별을 따서 담아
어려운 이웃들의 그리움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마음에 안아
언제나 사랑의 빛으로 남게 하소서

아픔보다는 힘찬 건강한 육체를
슬픔보다는 기쁨의 미소가
가슴의 샘으로 철철 넘치게 하소서
하루하루 알뜰한 시간이 되어
마음의 행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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