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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평협·가톨릭실업인회·군종후원회 회장 역임하며 한국 교회 발전에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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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석 추기경이 이관진 회장 장례미사에서 고별예식을 주례하고 있다, 남정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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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이관진 회장 영정 |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제9∼10대 회장을 지낸 이관진(베드로) 전 한국샤프 회장이 12월 25일 새벽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88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12월 28일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에서 한국평협 주관으로 정진석 추기경(전 서울대교구장) 주례로 봉헌됐으며, 유해는 경기도 안성 천주교 추모공원에 안장됐다.
1927년 충남 성환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기자 생활을 거쳐 1972년 한국샤프를 설립한 뒤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 회장은 한국가톨릭실업인회 4∼7대 회장, 한국평협 9∼10대(1992∼1996) 회장, 군종후원회 제5대(1987∼2006) 회장 등을 지내며 남다른 신앙과 봉사 정신으로 한국 교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또 2007년에는 어려운 이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돕고자 자신의 호를 딴 환주복지재단을 세워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91년 성 그레고리오 교황 대훈장, 1998년 가톨릭대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회장은 결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기부 천사’였다. 이 회장의 나눔 활동은 교회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2001년 가톨릭대 의대에 장학기금으로 30억 원을 기탁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일부분으로 이 회장이 지금까지 남모르게 도와준 사람이나 교회 기관은 일일이 헤아리기 어렵다.
이 회장은 특히 20년 가까이 군종후원회장을 지내면서 군종교구 성전 건립과 지원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이 회장이 군종교구를 비롯해 지금까지 교회와 어려운 이들에게 희사한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는 천문학적일 것이라고 추산만 할 뿐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물론 백화점도 찾지 않을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해왔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이 회장의 자선 활동은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과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에게 맡기는 투철한 믿음이 밑거름이 됐다.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겠다고 다투던 가난은 어려운 이들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했고, 굳건한 하느님 신앙은 자신이 일군 부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모두와 나눠야 할 하느님의 재산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이 회장에게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말이 ‘모든 것은 하느님 사랑 덕분’이다.
정진석 추기경은 장례미사 강론을 통해 “돌아가시기 전날 병실을 찾아갔을 때 이 회장님은 인자하고 편안한 얼굴이셨다”면서 “평소 열심히 정성을 다해 활동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추억했다.
정 추기경은 “고인께서 영광이 아닌 희생의 십자가를 지고 교회를 위해 봉사하신 일은 몇 시간을 이야기해도 모자랄 것”이라며 “고인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느님을 알아가는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알고 자신의 한평생을 하느님께 바쳤다”고 추모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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