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는 까닭..

2005. 10. 18. 오전 11:37:09

글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이 있고

들리지 않아도

소리내는 것이 있다.


땅바닥을 기는 쇠비름나물

매미를 꿈꾸는 땅 속 굼벵이

작은 웅뎅이도 우주로 알고 사는

물벼룩 장구벌레 소금쟁이 같은.


그것들이 떠받치는

이 지구 이 세상을

하늘은 오늘도 용서하신다.

사람 아닌 그들이 살고 있어서.


용서받는 까닭 - 유안진(녹색평론 42호에 실린 시)







그토록 빠르고 은밀하게

나무들을 죽이다니

도대체 나무가 당신들의 적이란 말인가.

새들은 낯설게 변해 버린 터전에서

당황한 듯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

새들에게도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을

당신들은 몰랐단 말인가.

낯익은 보금자리를 아무리 찾아봐도

이제는 소용없게 되었다.

당신들은 여왕벌의 씨를 말렸고

나무의 땅에서 생명을 빼앗았다.

지금부터 당장이라도

한 그루 나무를

사람처럼 받들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쓸쓸한 땅에서

돌처럼 굳어가리라.


나무가 당신들의 적이란 말인가 - 베레나 렌치(스위스 출신의 환경 시인)


  


[옮겨온 글과 이미지입니다]

그림:Terry Gilecki

♬   Southern Dreamer / Michael Hop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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