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톨릭계 중고등학교의 종교교육

2003. 10. 2. 오후 9:11:19

글자

 

가톨릭계 중고등학교의 종교교육

 

 

가톨릭계 학교는 공교육 기관으로서 ’학교’의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교회 기관으로서 ’복음 선포’의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종교교육은 바로 가톨릭계 학교가 복음 선포의 기능을 공식적으로 수행하는 장(場)이다. 또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60개가 넘는 가톨릭계 중고등학교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거의 모든 학교에서 신부와 수도자들이 종교교육을 담당한다. 우리 나라 가톨릭계 중고등학교에서 종교교육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본인의 졸문  "한국 가톨릭계 중등학교 종교교육의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1998년, 석사학위)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간략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종교교육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대부분의 가톨릭계 학교들은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전인적 인격형성’을 종교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 외에 그리스도교적 인간 형성, 인성교육, 양심형성, 올바른 가치관 정립, 종교일반과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해, 이웃을 위한 참다운 봉사자 육성, 종교적 심성 함양 등이 종교교육의 주요 목적이다.

 

종교교육을 학생들에 대한 직접적인 선교의 시각으로 보는 교사들은 거의 없다. 선교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타종교 또는 종교가 없는 대다수 학생들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계 학교라 하더라도 10% 정도의 학생만이 가톨릭 신자이므로 대부분의 종교교사들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가톨릭을 이해시키고 복음을 전한다.

 

종교교육을 위한 환경은 어떠한가

 

모든 가톨릭계 중고등학교에서는 종교교육을 하고 있으며, 또한 정규 수업을 통해 종교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1학년이나 2학년 때 1주일에 1시간 또는 2시간씩 배정하고 있는 학교가 가장 많고, 1, 2학년 때 1시간씩 운영한다는 학교가 3분의 1 정도며, 1, 2, 3학년 때 모두 종교수업을 실시하는 학교는 2개 학교에 불과하다.

 

종교수업 장소로는 대부분 종교교실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시청각실, 토론실, 야외음악당, 뒷동산 등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가톨릭적 분위기에 학생들이 쉽게 동화될 수 있도록 각 교실에 십자고상을 걸고, 성당, 성모동산, 각종 성상, 기도실, 십자가의 길 등을 각 학교 실정에 맞게 마련하고 있다. 특히 우리 동성 중고등학교의 경우는 2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성당과 2개의 종교교실, 상담과 종교부 동아리 모임을 할 수 있는 4개의 사무실 등이 갖춰진 ’종교관’이 건립되어 종교교육을 위한 좋은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종교수업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종교수업의 교육내용은 종교일반, 타종교에 대한 이해, 가톨릭에 대한 이해, 인성교육, 기타 교육 등인데, 종교교사의 특성에 따라 그 내용의 비중은 달라진다. 평균적으로 볼 때 인성교육이 30-35%, 가톨릭에 대한 이해가 20-25%, 그리고 종교일반과 타종교에 대한 이해가 10-15%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종교교사들은 가톨릭 교육재단협의회에서 만든 종교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종교 교과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높지는 않으며, 다른 자료들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쉽고 재미있으며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각종 시청각 자료들, 심성개발 또는 인성교육 프로그램, 종교 서적 또는 철학 서적, 그리고 그룹 토의 자료 등이다.

 

종교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는가

 

종교수업은 딱딱한 강의 중심을 지양하고, 시청각 교육, 그룹 작업, 대화와 토론, 야외수업 등의 방법이 병행하여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종교수업만을 위한 전용 교실을 운용하고 있다. 종교교실은 종교심을 유발할 수 있는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지고, 각종 종교 시청각 자료와 시설이 완비되어 있으며, 그룹 작업이 가능한 책·걸상과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대부분의 종교교사들은 타종교를 믿는 학생들을 배려하면서 종교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톨릭을 강조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각 종교를 볼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있으며, 타종교를 존중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한 몇몇 교사들은 종교일반에 관한 수업을 할 때에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해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

 

종교교육을 위한 종교수업 이외의 활동들

 

학생들의 가톨릭 입교를 권유하는 직접적인 선교는 교리반 운영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경우에는 각 학교별로 차이가 있는데, 동성고의 경우에는 매년 150여 명의 학생이 예비신자 교리반에 등록하여 교리수업을 받고 있으며, 70-80명의 학생이 영세를 하고 있다. 또한 견진반을 운영하여 견진성사도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종교교육과 관련된 많은 종교행사와 종교 동아리 활동들이 각 학교의 특성에 맞게 이루어지고 있다. 종교행사로는 각종 미사, 종교부 주최 수련회, 부활절 행사, 성모의 밤, 성지순례, 피정, 성탄 축제 등을 마련하고 있으며, 종교 동아리로는 레지오 마리애, 성가대, 가톨릭 학생회, 성서 연구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종교교육은 가톨릭계 학교의 근본요소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기에 학교에서도 많은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고, 종교교사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렇지만 종교교육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학생들의 무관심이다. 세속적인 가치에 물들어 ’신(神)’, ’거룩함’, ’진리’에 대해 무관심해져 버린 학생들의 모습은 종교교사들의 힘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러기에 종교교육은 더욱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종교교사들은 매년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한 번씩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거기에서 ’길동무’로서 삶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종교교육을 위한 새로운 구상을 한다. ’길동무’는 가톨릭계 중등학교 종교, 철학 교사 모임의 별칭이다. 또한 인터넷 사이트 ’굿뉴스’ 안에 ’길동무’라는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곳에서 종교교육에 관련된 유용한 자료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영관 에릭 신부, 서울대교구 소속, 동성고등학교 지도신부; 경향잡지, 200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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