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주보(성베드로바오로) 해설

2023. 2. 4. 오후 4:14:30

글자

.베드로(Petrus)

교회가 베드로 성인하면 떠올리는 단어는 참 많다. 예수 그리스도께 천국의 열쇠를 받은 사람, 열두 사도 중 으뜸 사도, 교회의 반석, 첫 교황. 성인은 예수의 부활과 승천 이후 사도로서, 초대교황으로서 교회를 이끌었고, 이후 모든 교황들은 성인의 후계자로서 교회를 이끌고 있다. 성인은 교회 안에서 빠질 수 없는 리더.

 

그러나 성인의 성격은 세속에서 말하는 리더십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성인의 모습을 보면 그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성인은 단호하기도 했지만(사도 4,10;5,1), 우유부단하고 소신 없이 행동하기도 했으며(갈라 2,11-14), 때때로 무분별하고 경솔하기도 했다.(루카 22,33) 또 성급하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었다.(요한 18,10)

 

출신 역시 대단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성인의 원래 이름은 시몬으로, 갈릴래아 지방 벳사이다에서 유다인 공동체의 일원으로 태어났다. 성인은 아버지와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고기를 낚는 어부였다.

 

그러나 예수는 그런 성인을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라며 사도로 부르고, 사도들의 으뜸으로 세운다. 예수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예수에게 고백하는 성인을 보고 반석이라는 의미의 게파, ‘베드로라는 이름을 줬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라고 했다. 또 예수는 부활 이후에도 성인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며 교회를 부탁한다.

 

성미술에서도 베드로는 열두 사도 가운데서도 가장 중심적인 자리에 표현될 뿐 아니라 열쇠를 든 모습으로 그려진다. 열쇠는 구약시대부터 믿을 수 있는 하인, 책임감을 상징해왔다. 베드로는 하늘나라의 열쇠를 받음으로써 주님의 지상 대리인의 역할과 책임을 받게 된 것이다. 이에 사도 중의 으뜸이자 첫 번째 교황이 됐다.

 

성인은 예수 승천 후 초대교회에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사도행전에서도 사도단이 언급될 때 가장 먼저 등장한다. 마티아를 사도로 선출할 때도 성인이 선출과정을 이끌고, 예루살렘교회에서 처음으로 공개 설교를 한 것도 성인이었다. 또 개종자 문제에 관한 논쟁이나 구약의 율법 논쟁에서도 사도단의 단장으로서 역할을 했다.

 

사도행전 이후 성인의 행적은 전승으로 전해진다. 전승에 따르면 성인은 생애 후반에 로마에서 교회를 세우고 거기서 베드로의 첫째 서간을 썼으며, 65년에 로마에서 순교했다고 한다. 그래서 교회는 성인의 후계자인 로마의 주교가 베드로의 권위와 책임을 계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바오로(Paulus)

바오로 성인은 극적인 회심을 통해 박해자에서 사도로 변화해 복음 선포에 온 삶을 봉헌한 순교자다.

 

우리에게 사도로 익숙한 성인이지만, 사실 성인은 예수의 공생활 중 예수를 만난 적이 없다. 베냐민 지파의 유다인이자 당대의 유명한 랍비 가믈리엘의 문하생으로 예루살렘에서 공부한 성인은 엄격하게 율법을 지키던 바리사이파였다. 사울이라고도 불리던 성인은 그리스도교의 박해에 앞장섰고, 스테파노 성인을 죽이는 자들의 옷을 지켜주기까지 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사도 9,4)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러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 성인은 부활한 예수를 만난다. 성인은 부활한 예수가 모든 사도들에게 나타났으며,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1코린 15,8)고 고백하고 있다. 이 만남 이후 사울은 사흘 동안 볼 수 없었고, 먹지도 마실 수도 없었는데 하나니아스를 만나 다시 볼 수 있게 됐고 세례를 받았다.

 

성경은 예수와 성인의 만남이나 성인의 심경변화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만남을 통해 완전하게 회심한 성인은 박해를 위해 간 다마스쿠스에서 오히려 누구보다도 힘차게 복음을 선포하게 됐다는 것이다.

 

성인은 단순히 그 자리에서 복음을 선포하는데 그치지 않고 로마에서 예루살렘에 이르기까지 선교여행을 떠났다. 3차례에 걸쳐 이뤄진 성인의 선교여행으로 키프로스, 베르게, 비시디아 안티오키아, 리가오니아, 필리피, 테살로니카, 베레아, 에페소, 코린토 등지에서 선교했고 수많은 교회 공동체를 일궜다. 성인의 선교여행은 예루살렘 일대에 머물렀던 초기 그리스도교가 세계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성인은 이방인의 사도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성인은 박해로 투옥되기도 했는데, 자신이 선교한 모든 교회 공동체에 방문할 수 없는 어려움을 편지를 통해 해결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신약성경 27권 중 편지, 즉 서간은 21권이다. 그중 저자가 성인의 이름으로 저술된 성경은 무려 14권에 달한다.

 

성인의 편지, 즉 서간은 단순히 개인적으로 안부를 묻는 편지가 아니다. 교회의 가르침이나 교회의 공적인 선언을 다루고 있어 교회 공동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잘못된 길로 들지 않도록 하는 성경이다. 성인은 스스로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선교했지만, 편지를 통해서도 선교를 했던 것이다. 물론 이중에는 성인이 직접 쓴 것은 아니라고 여겨지는 서간들도 있지만, 성인의 권위로 쓰여 졌다는 점에서 성인의 열정적인 선교를 느낄 수 있다. 성인은 67년경 로마에서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