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16, 1-17, 16

2010. 9. 11. 오후 11:45:54

글자

 

욥의 넷째 담론

 

욥이 말을 받았다.

 

쓸모없는 위로자들

        그런 것들은 내가 이미 많이 들어 왔네.

        자네들은 모두 쓸모없는 위로자들이구려.
 
        그 공허한 말에는 끝도 없는가?
 
        무엇이 자네 마음을 상하게 했기에 그렇게 대답하는가?
 
        자네들이 내 처지에 있다면
 
        나도 자네들처럼 말할 수 있지.
       
        자네들에게 좋은 말을 늘어놓으면서
 
        자네들이 불쌍하다고 머리를 젓고
 
        내 입으로 자네들의 기운을 북돋우며
 
        내 입술의 연민은 슬픔을 줄여 줄 수 있지.
 
 
 
하느님의 과녁이 된 몸
 
        내가 말을 해도 이 아픔이 줄지 않는구려.
 
        그렇다고 말을 멈춘들 내게서 무엇이 덜어지겠는가?
 
        이제 그분께서는 나를 탈진시키셨네.
 
        ㅡ 당신께서는 저의 온 집안을 파멸시키셨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움켜쥐시니 그 사실이 저의 반대 증인이 되고
 
        저의 수척함마저 저를 거슬러 일어나 제 얼굴에 대고 증언합니다. ㅡ
 
        그분의 진노가 나를 짓찢으며 뒤쫓는구려.
 
        그분께서 내게 이를 가시고
 
        내 원수이신 분께서 내게 날카로운 눈길을 보내시네.
 
        사람들은 나에게 입을 마구 놀리고
 
        조롱으로 내 뺨을 치며
 
        나를 거슬러 떼지어 모여드는데
 
        하느님께서는 나를 악당에게 넘기시고
 
        악인들의 손에다 내던지셨네.
 
        편안하게 살던 나를 깨뜨리시고
 
        덜미를 붙잡아 나를 부수시며
 
        당신의 과녁으로 삼으셨네.
 
        그분의 화살들은 나를 에워싸고
 
        그분께서는 무자비하게 내 간장을 꿰뚫으시며
 
        내 쓸개를 땅에다 내동댕이치신다네.
 
        나를 갈기갈기 찢으시며
 
        전사처럼 달려드시니
 
        나는 자루옷을 내 맨살 위에 꿰매고
 
        내 뿔을 먼지 속에다 박고 있네.
 
        내 얼굴은 통곡으로 벌겋게 달아오르고
 
        내 눈꺼풀 위에는 암흑이 자리 잡고 있다네.
 
        내 손에 폭력이란 없고
 
        내 기도는 순수하건만!
 
 
 
 
하늘에 계신 증인
 
        땅이여, 내 피를 덮지 말아 다오.
 
        내 부르짖음이 쉴 곳도 나타나지 말아 다오.
 
        지금도 나의 증인은 하늘에 계시네.
 
        나의 보증인은 저 높은 곳에 계시네.
 
        내 친구들이 나를 빈정거리니
 
        나는 하느님을 향하여 눈물짓는다네.
 
        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시비를 가리시듯
 
        그분께서 한 인생을 위하여 하느님과 논쟁헤 주신다면!
 
        내게 정해진 그 몇 해가 이제 다 되어
 
        나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기 때문이라네.
 
 
 
        제 영은 산산이 부서지고
 
        제 수명은 다해 가니
 
        저에게 남은 것은 무덤뿐.
 
        진정 제 둘레에는 비웃음만 있으니
 
        제 눈은 그들의 적대 행위를 지켜볼 뿐입니다.
 
        제발 저를 위하여 당신 곁에 보증을 세워 주십시오.
 
        저를 위하여 담보가 되어 줄 이 누가 있습니까?
 
        당신께서 저들의 마음을 깨치지 못하게 하셨으니
 
        그들이 우쭐대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 아들들의 눈이 멀어 가는데
 
        몫을 받아 가라고 친구들을 청하는 자' 와 같습니다.
 
 
 
사람들의 웃음거리
 
        나는 백성의 이야깃거리로 내세워져
 
        사람들이 얼굴에 침 뱉는 신세가 되었네.
 
        내 눈은 상심으로 흐려지고
 
        사지는 모두 그림자처럼 되어 버렸네.
 
        올곧은 이들은 이것을 보며 질겁하고
 
        무죄한 이는 불경스러운 자에게 격분하네.
 
        그러나 의인은 제 길을 굳게 지키고
 
        손이 결백한 이는 힘을 더한다네.
 
        그렇지만 자네들 모두 돌아와 보게나.
 
        나는 자네들 가운데에서 현인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네.
 
        
 
        나의 날들은 흘러가 버렸고
 
        나의 계획들도, 내 마음의 소망들도 찢겨졌다네.
 
        저들은 밤을 낮이라 하고
 
        어둠 앞에서 빛이 가까웠다 하건만
 
        나 무엇을 더 바라리오? 저승이 나의 집이요
 
        암흑 속에 잠자리를 펴는데,
 
        구덩이에게 "당신은 나의 아버지!"
 
        구더기에게 "나의 어머니, 나의 누이!" 라 부르는데
 
        도대체 어디에 내 희망이 있으리오?
 
        나의 희망? 누가 그것을 볼 수 있으리오?
 
        그것이 나와 더불어 저승의 빗장을 향하여 내려가겠는가?
 
        아니면 나와 함께 먼지 속에서 안식을 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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