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어전
하루는 하느님의 아들들이 모여 와 주님 앞에 섰다.
사탄도 그들과 함께 와서 주님 앞에 섰다.
주님께서 사탄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디에서 오는 길이냐?"
사탄이 주님께 "땅을 여기저기 두루 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 욥을 눈여겨보았느냐?
그와 같이 흠 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땅위에 다시 없다.
그는 아직도 자기의 흠 없는 마음을 굳게 지키고 있다.
너는 까닭 없이 그를 파멸시키도록 나를 부추긴 것이다."
이에 사탄이 주님께 대답하였다.
"가죽은 가죽으로!
사람이란 제 목숨을 위하여 자기의 모든 소유를 내놓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당신께서 손을 펴시어 그의 뼈와 그의 살을 쳐 보십시오.
그는 틀림없이 당신을 눈앞에서 저주할 것입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사탄에게 이르셨다.
"좋다, 그를 네 손에 넘긴다. 다만 그의 목숨만은 남겨 두어라."
새로운 시련
이에 사탄은 주님 앞에서 물러 나와,
욥을 발바닥에서 머리 꼭대기까지 고약한 부스럼으로 쳤다.
욥은 질그릇 조각으로 제 몸을 긁으며 잿더미 속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도 당신의 그 흠 없는 마음을 굳게 지키려 하나요?
하느님을 저주하고 죽어버려요."
그러자 욥이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미련한 여자들처럼 말하는구려.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는다면,
나쁜 것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소?"
이 모든 일을 당하고도 욥은 제 입술로 죄를 짓지 않았다.
세 친구의 방문
욥의 세 친구가 그에게 닥친 이 모든 불행에 대하여 듣고,
저마다 제 고장을 떠나왔다.
그들은 테만 사람 엘리파즈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츠바르였다.
그들은 욥에게 가서 그를 위안하고 위로하기로 서로 약속하였다.
그들이 멀리서 눈을 들었을 때 그를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목 놓아 울며,
저마다 겉옷을 찢고 먼지를 위로 날려 머리에 뿌렸다.
그들은 이레 동안 밤낮으로 그와 함께 땅바닥에 앉아 있었지만,
아무도 그에게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의 고통이 너무도 큰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