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인 이 작은 이들
아는 분이 학교로 찾아오셨는데,
“담장 안은 천국 같다.”고 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갑게 달려와
손을 잡고 인사하는 아이들이
담장 밖 세상 속의 사람들과는 너무 달라 보였던가 보다.
안면이 없는 사람에겐
눈인사조차도 나누지 않는 세상 아닌가?
나는 운 좋게 이십 여 년 전 이 천국 같은 곳에서
아이들과 첫 인연을 맺었다.
물론 처음 보는 정신지체 인이 무척 낯설고 어색했지만
내 맘 속의 경계를 지우는 데는 사흘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사귈수록,
알면 알수록 좋은 친구들이 되었다.
참 웃을 일도 많다.
화장실 간다고 살짝 교실을 빠져 나와
선생님들의 도시락을 통째로 비워 버리고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는 친구,
간식을 아껴서 불쑥 꺼내 놓는 친구도 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바지부터 내리고
화장실로 달려가는 친구도 있다.
출근할 땐 어디선가 달려와 인사를 하고
퇴근할 땐 땀에 젖은 손으로 선생님들의 가방을
빼앗다시피 하여 들어 준다.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인사를 하는 방법은 자신의 장애에 따라 다르다.
말을 못하는 아이는 손짓으로,
숫기 없는 아이는 눈빛으로,
자폐 아이는 앵무새처럼
“선생님, 안녕. 선생님, 안녕….” 계속 반복한다.
숫자도 모르면서 시계를 사 달라고 조르는 친구도 있다.
적당한 시기를 봐서 칭찬할 일이 있거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 주기도 한다.
남들은 특수학교에 있으니 참 고생이 많겠다고 한다.
물론 구석구석 씻지 않아서,
신변처리를 잘 못해서
늘 향기롭지 못한 냄새가 나는 건 사실이지만
이 친구들의 내면에서 풍겨 나오는 냄새는
향기롭다 못해 사랑스럽다.
의사소통도 안 되는 아이들이
부족하기만한 나를 오히려 가르친다.
또 내게 그 어느 곳에서도 얻지 못할 소중한 것들을
돈도 들이지 않고 끊임없이 선물한다.
맑고 순수한 마음, 정직한 말, 순박한 몸짓….
나이를 먹어도 아이같이 꾸밈이 없는
우리 친구들로 하여 정말 행복하다.
세상의 변방에서 소외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참사랑을 발견하게 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께
늘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하느님께서 계획하신대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세상에 보내 주신 이들 중 하나인 우리 아이들을 보며
마태오 복음 구절을 떠올려본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40)
전주 자림학교 교사
나혜경(가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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