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머니의 일기 - 옮긴 글

2007. 2. 9. 오전 1:07:02

글자


*** 어느 어머니의 일기... *** 



미안하구나, 아들아 !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고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 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다...
 


<어느 버려진 어머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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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007년 2월 9일 오전 2:28

    역사이래 이 땅에 모든 분들의 어머니 이셨고,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시고, 앞으로의 어머니 되실 모든 어머님을 사랑하며 존경합니다. 어머니 당신은 진정 위대한 분이시고 사랑합니다.

  • 2007년 2월 17일 오후 12:12

    자식으로서 하지못했던 불효가 이제 늙은 부모가되어 보니 생각이 글과 같네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아름다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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