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금잔디 (1)
외딴집의 仙女!
나의 옛 고향은 가까이에 큰 산이 있다.
그리고 산 밑 기슭에, 이른바 산지기라 하는 이들이 사는 외딴집이 있었는데.
산지기란 특정 산을 관리하면서, 그 산에 있는 나무들을 지키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 산 주인은 돈 많은 읍내 사람이라, 거리가 멀어 산의 나무들을 지킬 수가 없다.
당시는 땔감을 나무로 하던 때라, 산을 지키지 않으면 나무들이 없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산 주인은 적당한 사람을 찾아, 자신의 산 나무들을 지키려고 했다.
그러나 산지기에게 삯을 주지는 않았다.
대신 그 산 어디든 적당한 땅을 개척하여, 논과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을 수 있었고.
그리고 산에 널린 잡나무와 잡초들, 그것을 깎아 말려 땔감으로 팔아 비용으로 쓰면 되었다.
그래서 산지기 부부는 젊고 몸이 튼튼해야 했는데,
억척스레 부지런히 일하지 않으면, 산 주인의 눈에 들지 못함은 물론이다.
그래서 그들 부부는 산 관리의 편의상, 그 산에 외딴집을 짖고 살았던 것이다.
그 시절 동네에서는, 그 산지기를 괄시하며 험하게 막 대했다.
그리고 그들도 자신들의 형편을 인정하여, 동네의 괄시를 당연시하고 감수하며 지냈었는데.
요즘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옛날에는 그렇듯 안 좋은 악습들이 있었다.
여하튼 멀리 떨어진 외딴집이고, 그들이 어찌 지내는지 모두 관심 밖이었다.
그리고 그 산지기에게 망신 당하기 싫어 해, 누구도 그가 관리하는 산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들도 분명 우리 동네에 속했지만, 사실 다른 동네 사람이나 다름 없이 지냈다.
그랬었는데.
그 외딴집에 누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난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날 동네에 괴상한 소문이 돌았다.
그 외딴집은 딸만 4명이며 그 첫째가 소문의 주인공 박양.
소문은 그 박양이 내 애인이라 했지만, 난 만난 일도 본 일도 없었다.
그래서 구태어 힘들여 변명할 것도 없었으며, 그건 친구들이 먼저 아는 사실이기도 했다.
나는 당치도 않은 그 헛소문을 친구 동석이에게 들었다.
그래도 호기심이 생긴 것은, 박양이 굉장히 예쁘다는 것이었다.
아마 이 근처 근동 모두를 통 털어도, 그만큼 예쁜 아가씨는 없다던가?
당시 친척 조카 여중 2년생이 어렸어도 제일 예뻤는데, 그 조카는 비교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니 이상한 소문과 함께 은근한 호기심은 당연한 일.
박양이 산지기 부모님을 따라 이사 왔을 때는 어렸다고.
그런데 몇해가 지나 딸들 모두가 자라면서, 이제는 굉장히 예뻐졌다는 것이었다.
그때 난 17살로 고1, 박양은 16살이고 형편상 학교는 못 다니는 모양....
어쨌거나 내가 왜 박양의 애인인가?
누가 무슨 목적으로, 그런 이상한 헛소문을 내는 것일까?
막상 소문을 전해 준 동석이는, 출처가 애매하다 하여 그 근원을 추적할 수도 없었다.
다만, 소문이 왜 났는지, 어렴프시 짐작되는 일은 있었다.
그래서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어쩌면 얼마전에 있었던 그일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렇더라도 그때 난 그 아가씨를 자세히 보지 못했다.
얼마전 읍내 극장 앞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시내에 가던 길이었다.
도중에 무거운 큰 보따리를 머리에 얹고, 양손에 또 들고 가는 여자를 만났는데.
여자라기 보다 한 눈에도 어려 보이는 아가씨였다.
그래서 손에 든 보퉁이 두개를 들어 주었다.
극장 앞 시장까지 간다고 하여, 나도 그곳에 가는 길이라 수고를 해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누군지 몰랐던 것은, 커다란 보따리가 그녀 얼굴을 푹 눌러 가렸던 때문이었다.
난 그때 그 아가씨가 누구인지 관심도 없었다.
당시 한참을 같이 걸었어도, 그래서 거의 말을 건네지 않았던 것이다.
친구에게 볼일 보려는 생각 뿐이었으며, 그 외의 다른 일은 아예 생각지도 않았었다.
그러니 그 아가씨가 박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 말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을, 누가 어떤 일을 근거로 소문을 냈단 말인가?
동석이는 또 이상한 말을 했는데, 즉 확실치는 않지만 박양이 소문을 내는지 모른다고?
그렇다면 그건 너무도 황당하고 말이 안 되니, 미친 여자인 모양이라며 무시해 버렸다.
하지만 동석이는 소문에 소문을 덧 붙여, 자꾸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었다.
동석이는 소문을 나에게만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소문 근원지가 어쩜 동석이 같은데도, 내가 따지고 들면 어물쩍 하면서 도망갔다.
그리고 또 슬슬 눈치를 보며, 심심할 때마다 소문을 들었다며 계속 괴롭혔다.
난 일요일에 그 외딴집을 가 보기로 했다.
그냥 가는 게 그렇고 해서, 소를 몰고 꼴 망태를 준비하여 박양을 만나러 간 것이다.
그집 근처에 소를 매어 놓고, 무조건 들어가 박양을 찾았는데.
만일 어른들이 나오면, 물 먹으러 왔다고 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지 조용했으며, 큰 소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되 돌아 나오는데, 등 뒤에서 작은 인기척이 나는 것이 아닌가?
고개를 아래로 내리고, 옆 모습으로 머뭇 거리는 아가씨!
박양이 분명하고 틀림 없어 보였다.
그런데 간신히 인사를 하면서도, 마치 구면인 것 처럼 말을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를 아느냐고 물었다.
누구의 삼촌 아니냐고? 또 전번에 물건을 들어주지 않았느냐고?
그렇다면 그때 아는 척을 좀 하지 그랬는가 했더니, 그 대답은 우물거리기만 했다.
역시 그날 그 아가씨였구나!
그리고 자세히 보니, 입은 옷이 허름해도 정말 예뻤다.
박양도 자신의 차림새가 몹씨 신경 쓰이는지, 연신 옷 매무시를 다듬다듬 하는데.
들꽃 같은 청초함이 아니라, 마치 온실에서 막 피어난 장미처럼 화사한 아름다움이었다.
난 이상한 소문이 있다면서, 그 사실을 아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박양은 뜻 밖에도, 소문은 자신이 일부러 낸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면서 몹씨 미안하다는 듯, 얼굴이 빨개져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왜 그런 이상한...?
그런데 저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매혹적인가?
그때의 박양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의 허름한 옷은, 전혀 그 아름다움을 가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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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완죤히 호기심 자극...ㅋㅋㅋ 워쩐대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