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한송이 꽃을..... [B]

추억·2006. 9. 7. 오후 1:15:17

그대에게 한송이 꽃을...(2)

 

그 학생은 박양입니다.
박양은 원래 무남 독녀인데, 묘하게 일이 꼬여 오빠와 언니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결혼 10년이 되었어도 자녀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애육원에서 양자를 들였다는데.
작은 아버지가 결혼 얼마 후에, 갖난 딸 하나를 두고 돌아 가셨다는군요.

부모님은 그 딸을 친 딸로 입적시키고 작은 엄마를 재혼하도록.....

 

그리고 희한하게도 그 후에 자신이 태어 난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의 3남매가 된 것이랍니다.
오빠는 몇년 전에 결혼하여 분가했으며,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까지 공부시켰고 집도 사주었다는데.
하지만 사실상 4촌인 지금의 언니는, 그 사실을 말해 주지 않아 모르고 있답니다.
그래서 박양에게 쏟는 엄마의 숨은 사랑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날밤 박양의 부탁은, 자동차 운전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 학원에선 연령미달이라 입학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집의 택시로 충분히 연습해 두었다가, 내년에 자격이 되면 면허를 내겠다고요....

 

 

그런데 아버지는 절대 안 된다며, 차를 만지는 것 조차 금하신 상태.
운전사들과 정비사에게도, 절대 가르치지 말라고 특별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그러나 박양은 죽어도 꼭 배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이러한 딸의 소원을 들어 주고 싶은 입장.
엄마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박양 소원을 들어 주고 싶은 이유는 분명 있었습니다. 

그건 이 글의 말미에 밝혀집니다만.

 

당시 난 1종 보통면허 5년차로서 소위 베테랑이라 불렸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버스 즉, 대형에다 특수추레라 면허까지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군 수송대 근무시에, 힘 안들이고 1종보통 면허를 취득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운전만이 아니라, 자동차 구조와 법규에도 밝았는데.
그 당시는 구조와 법규를 동시 합격해야 했으므로, 거의 달달 외우다 시피 했었지요.
처음 1종보통은 69년에, 73년에 대형과 추레라를 내느라 또 공부를 많이 했었습니다.

 

 

제대 후에 회사에서 운전을 많이 했는데.
운전사들이 귀하고 월급이 많은 시절이라, 사장이 운전까지 겸직을 시킨 때문입니다.
그래서 몸은 힘들고 바빴지만, 월급은 다른 직원들 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하숙집 주인 아줌마에게, 그런 것을 자세히 들은 박양과 그 엄마.
교습비는 절대 아끼지 않겠으니, 제발 꼭 좀 해달라는 부탁을 그날 밤 해온 것입니다.
아버지 반대 건은 엄마가 책임지겠다 하고.

 

 

예나 지금이나 사적인 운전교습은 당연히 위법.
난 차마 못 한다 말은 할 수 없어, 생각해 보겠다며 그에 대한 대답을 희피했습니다.
그러나 주인 아줌마까지 동원하여 끈질기게 부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운전하는 요령만 가르쳐 주기로 약속을 한 것인데.
그러나 막상 시작을 해 보니, 생각과 달리 그렇게 안 되었습니다.
그럭저럭 친하게 된 상황에서, 불안하여 이젠 난 모르겠다고 오리발 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계속 가다 보니 6개월여가 지났고, 사실상 교습을 완전히 끝낸 것입니다.
그래도 시내운전 할 때는 꼭 동승을 했습니다.
박양도 그것을 바랬지만, 엄마의 걱정 때문에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퇴근후 야간 교습을 하면서, 가끔은 좋은 곳에서 식사도....

또 다방에서 커피는 교습시마다 거의 매일....

하여튼 그동안 속을 얼마나 썩었는지는 말도 못합니다.
아무리 운전적성이 안 맞아도, 그렇게 까지 아둔하고 잊어 먹길 잘 할 줄은 정말..... 

 

 

그래도 어린 학생이라, 짜증 한번 못 부리고 꾹 참으며 가르쳤습니다.
교습료는 일체 사양했는데, 한번은 주인이 몇달치 하숙비 선불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건 말이 안 되는 일, 즉시 돌려 주라고 했음은 물론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제 그만하면 충분하니 혼자서 해 보라고 했습니다.
운전은 독립해야 하며, 항상 의지하면 영영 못하는 법이라 하면서 말입니다.

 

 

박양은 그 말에 놀라지도 않고, 태연히 한잔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 수 없이 많이 동석해 주었지만, 난 일체 술을 마시지 않았음은 물론 입니다.
그래서 그날 밤도 차 키를 내가 맡고 마시는데....

 

 

그날 비로서 난 박양의 진정한 술 실력을 알았습니다.
맥주 큰병으로 6병이나 마시더군요.
그런데도 얼굴이 말짱 했으며, 눈동자만 약간 붉으며 흐려진 정도였습니다.

 

 

걱정이 되어 그만 마시라고 했더니, 정색을 하며 내게 말 했습니다.
좋아 한다구요.....

물론 그동안 느낌으로, 어쩜 그럴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래도 막상 듣고 보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여튼 지금은 여고생이고, 또 앞으로 대학을 가야 할 상황이 아니냐 그것입니다.
게다가 나이 차이도 많은데, 대체 무얼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난 그동안 예쁜 여동생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가끔은 야릇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러나 절대 안 된다며 머리를 흔들었지요.
아무리 남자이고 여자라지만, 상대가 어린 학생인지라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박양 엄마가 걱정이 되는 듯, 내 행동을 탐색한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주인 아줌마가 가끔씩 은근히 내 속내를 떠 보더군요.
물론 아줌마도 호기심이 있겠지만, 그 보다는 박양 엄마 쪽이란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그래서 난 그럴 때마다, 단호하게 말해 주었습니다.
난 원래가 막내라 동생이 없으므로, 그저 예쁜 여동생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그것이 내 솔직한 진심이었습니다.

 

 

아! 박양에 대해서 진짜 중요한 것을 빼 먹었군요.
그 당시 영화 배우와 탈랜트에 비교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 빼어난 미인이었습니다.
본래의 모습이 그랬으니, 만일 화장을 한다면 넋이 나갈 게 분명하다 해야 할까요....

 

 

다만 한가지 아쉽다고 한다면.

몸이 좀 야윈 듯하여, 건강이 썩 좋아 보이지 않다는 점이 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또 청초한 느낌을 주어 매력이기도 했지요.

키도 적당하고 매우 날씬했습니다.

 

 

게다가 부잣집 딸이라, 사복을 매우 고급한 옷만 입었는데.
옷 입는 센스 또한 놀라워서, 깔끔하고 아주 세련된 모습의 멋진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좋은 모습들은, 박양을 더 멀리 해야 한다는 쪽으로 더 큰 기능을 했지요.

 

 

거참, 그냥 오누이 처럼 계속 좋게 지내면 좋은 것을....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 생각했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물론 학생이 아니고 나이만 좀 더...라는 아쉬운 마음은 있었지만요.

 

 

여하튼 박양은 그게 아닌 것 같아, 만남을 끝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서로에게 맞지 않는 이상,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내 마음을 간파하고, 퇴근시 마다 집 대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너무 길어져 다음으로.....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